2001.06.21 13:38
딸내밀 배웅하고... - 1/최초의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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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밀 배웅하고... - 1
아침에 집사람이 휘닉스 파크 세트권을 사야겠다고 했다.
내일이 마감날이라고...
회원 세트권은 좀 싸다며, 어차피 당첨된 날(도합 9일) 가면 그 게 필요하니 사야겠다고 한다.
스무 장 사는데 물경 48만 냥이랜다.
오지게 비싼데, 그냥 가서 회원권을 내고 사면 그보단 더 비싸댄다.
전화로 예약하고, 입금한다더니 전화가 안 된댄다.
내게 사라고 웹 쪽지가 왔다.
휘닉스 파크의 회원 관리부가 삼성동 글라스 타워에 있으니 가깝다고...
회원 카드가 집에 있어서 딸내미가 그 걸 가지고 왔다.
"점심 뭐 먹을래?"하니
전에 포스코 지하의 탄타루스(Tantarus)에서 사다 준 스테이크 호기(hogie)가 맛있었댄다.
하필 어제 그 걸 먹은 지라 별로 안 땅겼지만 할 수 있나?
딸내민 칠리 스테이크 호기를 먹고,
난 미국식 핫덕을 먹고...
글라스 타워로 가는 길에 있는 현대백화점에 들렀다.
근무 시간이나 평일에 딸내미와 백화점에 갈 기회가 있나?
난생 처음 가진 기회이니 활용을 해야했다.
날씨가 추워져 애 옷을 좀 사 주고 싶어서...
두 개의 더플 코트를 샀다.
하난 정장에 가깝고, 하난 캐주얼해서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또 한 개의 바지를 샀다.
더플 코트 값이 만만치 않다.
바지도 생각보단 비쌌고...
"더 살 게 없냐?"고 하니, 있는 듯 한데 말은 않는다.
"스웨터 같은 건 안 사냐?"
"너 운동화가 뒤축이 닳았던데 그 거 살래?"
"너 기초 화장품 세트 있니?"
"귀걸이 살래?"
뚜렷한 답이 없다.
원래 그런 데 대답 않는 애니까.
언제부터인가...
애빌 꽤 어려워하게 된 애다.
글라스 타워로 가는 곳에 지하철 삼성역이 있다.
딸내민 지하철로 왔으니 거기서 타면 된다.
하지만 글라스 타워에 함께 갔다.
가서 세트권을 사고, 다시 삼성역 입구에 왔다.
"그래 그럼 들어가라."하니 입구로 들어가다가 날 돌아보며 뭐라 한다.
많은 사람들로 소음이 커서 잘 안 들린다.
"뭐라고?" 다시 물으니,
"고맙다구요..." 모기 만한 소리, 어색한 얼굴로 말한다.
그 소리에 괜히 눈물이 나려고 한다.
애비가 옷 사줬는데, 그 게 고맙다니...
당연한 건데...
참으며 "고맙기는 무슨..."하다가...
"오늘 기분 좋으냐?" 물으니
그렇다는 듯 끄덕이며 웃는다.
딸내밀 배웅하고, 다시 회사로 왔다.
- Spark's daughter Jane(지연) in November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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