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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6064 좋아요 964 댓글 3
안녕하세요!
전 최근에 내년에 JD과정을 들어가기 위해 LSAT이란 걸 공부하고 있는데요, SAT버블
보단 조금 어렵고 GRE보단 많이 쉬운 논리시험이에요. 대략적으로는 수학적인 객관적
사고로 언어표현을 하는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으로 논쟁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평가
하는 시험인데 어렵게 뉘앙스를 따지는 거지요. 쉬운 예를 들면 영어 수업시간
에 배웠듯이 'not ... until ...'은 우리처럼 꼬아서 부정으로 해석하지 않고 미국
사람은 바로 'did ... only after ...'라고 수학의 명제 조건등에서 우리가 대우
(contrapositive)라고 배우는 논리상 진실개념으로 바로 바꾸어 생각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충분조건은 "If/then"[sufficient], 필요조건은 "Only If/then"[necessary]
이렇게 말이죠. 그래서 미국인은 "Only if A then B"라고 말하면 이걸 "If B then A"
라고 하거나 "If Not A then Not B"라고 바로 해석을 하죠. 우리처럼 꼬아서 해석 않고
수학 조건처럼 딱딱 떨어지는 해석방법을 갖고 있더라구요.(우리는 긍정과 부정으로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하면 얘들은 표면상의 부정은 긍정으로 긍정은 부정으로 이렇게
한가지로 딱 떨어지게 이해를 한다는 것이죠.)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도대체 '왜
"only"가 부정의미일까?'라고 생각했는데 '미국 문화와 우리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하고 느꼈어요.

수업때 배울 때도 문화차이거니 느꼈지만 이렇게 언어를 수학처럼 해석하는 정도의
큰 차이인줄은 미쳐 깨닫지 못했는데, 거의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라 논리학의 논자도
공부하지 못했던 제가 영어논쟁에서 논리의 오류니 하는 걸 배우면서 느끼는 문화의
충격이 크네요.

다음은 읽기 이야기.
최근에 제가 충격받은 것이 속독관련 책을 보다가 제가 우뇌로 책을 읽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탐 크루즈가 난독증을 앓았다는데 이런 건가봐요.)

어쩐지 읽는 속도는 늘지를 않고, 움직이거나 길가면서 외우는 건 한시간이든 두시간
이든 재밌게 하는데 책은 4시간 지나면 금새 지쳐버리 거든요. 책 읽는 속도가 느리니
정독으로 기억은 잘 되는데 진도가 느려 싫증을 빨리 느껴버리는 게 큰 문제가 되더
라구요. 수업내용은 이미지, 즉 우뇌작업으로 기억이 되기가 좋으니 수업때 하지 않은
내용을 별도로 공부해야 하는 수업은 쉽게 싫증을 느껴 힘들게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어릴때 주산을 배웠었는데 제가 암산을 잘하는 이유가 우뇌속에 주산이미지를 잘 활용
하기 때문인가 봐요. 장점도 있는 셈인데 제 전공인 법학은 수학하곤 통 무상관이라
이그.. 그나마 이공계란 관련 있는 지적재산권을 세부전공으로 한게 다행인셈이에요.

좌뇌로 읽는 보통형인지 아니면 우뇌로 읽는 예술형인지는 책을 읽을 때 손가락을 대고
읽으면서 눈을 손가락 끝에 집중했을 때 손가락 왼쪽으로 몇 글자가 읽혀지나로 판명이
된다는데 저 같은 경우는 2단어정도로(오히려 손가락 오른쪽까지 더 보여요), 6단어가
정상 좌뇌형 읽기라고 하더군요. 우뇌형은 이처럼 시선이 현재 읽는 부분이 아닌
그 다음에 읽어야 할 부분에 초점 맞추어지기 때문에 현재분량과 충돌을 일으켜서
다시 되돌아와 현재부분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독서 속도가 극히 느려진다고 해요.

우뇌라 해도 속독훈련을 통해서 최소한 속발음읽기만 고쳐도 보통 좌뇌형 속도는
나오니깐 큰 걱정은 필요없지만 미국에선 모든 시험이 마감시간 보다 더 많은
분량의 글이 주어지기 때문에 시간손해를 많이 봐요. 더 훈련이 필요할 듯 싶네요.
물론 배경지식을 알고 있는 글이나 한글처럼 익숙해서 자연스럽게 속독이 익혀진
경우엔 우뇌형 읽기도 그다지 백업 읽기가 많지가 않으니 자기 취미성향의 공부는
잘 할 수 있으니깐 저처럼 전공공부를 취미로 가지는 경우는 다소 장해를 적게
받게 되는 셈이라 천만 다행이구요. 스크린 영어 수업처럼 영화배경을 중심으로
이미지를 기억하게 되면 문장외우기가 훨씬 잘되는 것이 우뇌형의 장점이기도
하잖아요.

다음은 듣기에 대해서...

듣기를 잘하기 위해서 미국에 가면 뉴스 받아쓰기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 수업 예습도 따라가기 힘든 유학생활에선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은 이상 좀처럼
실천하기가 쉽지가 않더라구요.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요. 그나마 한국 영상을 안본
다고 다짐하고 처음엔 미국 방송 자막꼈다 껐다 하면서 여러시도를 해 보았지만
어쩌다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게도 되고, 오죽 내용아는 것이 그리우면 언론사
짜투리 방송까지 듣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캡션있는 미국 시트콤 프렌즈, 레이몬,
심슨 이렇게 익숙한 것만 보다가(실은 케이블이 기본사양이라서 섹스 앤 시티같은 건
안나와요. 이번 가을부터 한다는데 자료실 자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역
뉴스나(CNN은 워낙 뜬금없어서 잘 안보게 되구요) 토크쇼 같은 걸 들으면서 가끔
이래서 웃기는 거구나 하면서 경험과 문화차이란걸 알게 되기도 했네요. 재밌는
표현이 나오면 아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는 거네 하면서 나름의 엘로페이퍼도 만들어
보구요.

1년이 지나니깐(거짓말 보태어서 1년 하루전까지도 몇글자 밖에 기억이 안되요. 훗.)
선생님 말씀하신데로 한번에 들어 기억하는 단어숫자가 쭈욱 늘어나더라구요. 그러면서
가끔 진짜 미국 사람들이 연음 등의 발음이나 기타 관용표현을 실생활에 쓸까하는
의문도 확실히 풀어지는데, 선생님 말씀데로 예외없이 똑같이 하더라구요. 심지어
미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하는 발음까지도..

그러다가 최근에 어떤 드라마를 보다가 'L' 사운드가 대부분 입을 오므린 상태로
받침이 없는 발음이 나도록 발음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제 머리속에 '아하'라고 하는
것이 이제껏 저는 한국인이 'r,''l' 발음을 잘 구분 못한다고 하면 의례 'r'발음에서
혀를 잘 구부리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l'발음의 받침을
너무 강하게 하는 바람에, 즉, 'l'발음을 더 못해서 'r'처럼 발음하기 때문에 구분을
못하다고 하는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물론 'r'발음도 우리 리을처럼 해서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건 자음이지만 단음처리 하지 않고 장음처럼 충분히 'r'발음
을 내주고 시작하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되는 단점이라 오히려 'l'발음에 초점을 맞추어
연습을 해야 겠더라구요. 영어수업중 들은 것중에 하나인데 really 를 리얼리가 아니라
최소한 릴리 정도로만 해도 외국인에겐 리오(우)이정도로 들려서 괜찮거든요.

영어 수업들으면서 정말 외국인이 이렇게 발음을 할까라는 의심은 전혀 안가지셔도
된다는 걸 제가 보장할 수 있어요. 저도 참 궁금했는데 미국 거지도 그렇게 발음하고,
아프리칸 어메리칸도 수업때처럼 그렇게 발음하더라구요. 발음기호하곤 무관하게
지방마다 특색있게 발음하는 지명이 있기 마련인데 여기 보스턴엔 copley를 콥리라고
하더라구요.

최재원 올림
Comment '3'
  • ?
    김용빈 2005.08.09 15:19
    LSAT 를 공부하신다니 정말 여러모로 힘드시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도 이곳에 살면서 몇가지 발음때문에 항상 문제가 되곤 했는데 L 과 R 의 발음의 경우는 L 의 경우에는 앞에 '으' 사운드를 약하게, R 은 최대한 혀를 말면서 'ㄹ' 사운드를 첨가하는데 도움이 되더군요. 예를 들어 Lice 와 rice 의 차이를 '(으)라이스' 와 '롸이스' 정도로 하니 아쉬우나마 통하더군요. 조화유 선생님에게 배운 것입니다. ^^
  • ?
    박순백 2005.08.09 15:47
    본토에 가서 그 쪽 말을 하시려니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_-
    고생하십니다. 하지만 다 의미있는 고생.
  • ?
    나원규 2005.08.15 15:03
    정말로 발음기호와 무관하게 제멋대로 부르는 특히 지명에 그런것이 있는 모양이더라구요.
    제가 댈러스(폳워스)에 몇달 갔었을 때, Montgomery street을 현지인들은 '막꼬머리 스트릿' 이라고
    불러서 엄청 헤멘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발음이 되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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