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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06.07.21 20:13

흑단 야그(낚시 가기 전에...)

조회 수 4472 좋아요 507 댓글 4
흑단이라는 나무가 고급나무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흑단이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우리 나라도 서구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서양 가구 위주로
집안 배치가 이뤄지는 통에 나무 하나에도 수입목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원인은  
먼저 수입 나무 수입 가구에 익숙해진 것이고
하나는 우리 전통 나무가 고갈 및 보호되어 시중 유통이 안되고 있다는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그럴 겁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쓰는 가구는 그게 무늬목인든 비닐이든
다 수입나무로 이뤄져 있습니다.

보통 월넛, 메이플, 체리, 부빙가
티크, 마호가니, 구스, 장미목, 흑단, 자단 등등 대부분이 다 수입목입니다.

물론 고급 나무로 만든 가구는 그 기품이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아트 퍼니쳐라고 해서 원목 가구는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10만불 20만불 짜리 장식장이 흔하죠.

하지만 흑단으로 만든 가구는 가격은 비싸지만 눈에는 안 찹니다.

우리 꺼로는 먹감나무라고 있습니다.

황색이나 유백색을 띈 나무에 검정색 얼룩 무늬가 있는 나무이지요.
이 검정색만 오려서 장식장을 장식하기도 하고
그 무늬와 색깔 그대로 좌우 대칭으로 나눠 장을 짜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렸을때 먹은 단감은 한입 베어 물면 그 속이 검정색으로
얼룩져 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그 검정색이 진할 수록 감이 달았죠.

요즘은 이 감이 안 보입니다. 왜냐면 그 먹감은 꼭지 부분으로 갈수록
떫은 맛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서 좀 사는 집 애들은 그 부분은 안 먹고 버렸습니다. 박사님같은..^^)
그것 때문에 전체가 다 단맛이 나는 요즘 최신 개량감으로 나무가 다 바껴서 그렇습니다.

이 검정색 감이 바로 먹감이였고 이 오랜된 감나무를 베어 내면
속이 검은 얼룩무늬가 있는 먹감나무는 가구재로 최상급 가구재입니다.

70년대 젓가락 수출로 엄청 베어지기도 했고
요즘은 골프채 우드 헤드 최고급재로 팔리기도 합니다.

돈 주고도 못 구하는 나무가 바로 이 먹감나무입니다.

먹감에 비하면 흑단은 흔한 나무입니다.
돈만 주면 무늬 색상 다 골라서 얼마든지 살수가 있습니다.

요즘 우리 전통 나무가 진짜 구하기 힘듭니다.
느티나무 즉 규목도 색상 무늬 따지면 돈 주고도 못 구합니다.

우리가 가끔 스테이크, 피자, 스파게티, 월남국수 먹으면 맛있지만
날마다 먹고 살으라 하면 힘들겁니다.

마찬가지로 가구도 우리 나무로 만든 가구는 눈에 매우 익숙하면서
친근감이 흐릅니다, 오랬동안 보고 있어도 질리지가 않쵸.
하지만 서구 가구는 물론 싸구려 가구인 탓도 있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지겨워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어집니다.

전에 우리 조선 가구가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팔려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해서 이태원 장안평 등지에 이런 고가구 상점이 호황을 누린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날카로운 세계적인 안목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싼 가격 때문에 팔려 나갔습니다.

물론 대부분 복제품 즉 짝퉁들이였지요.

요즘 우리 나라에도 중국가구들이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짝퉁입니다. 차라리 억지로 안틱 흉내를 안내면
더 높은 가격을 쳐 줄수도 있지만 굳이 고가구처럼 보일려고
화학약품으로 색을 바래고 일부러 흠집을 내서 가구의 가치를
더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우리 나라 고재 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헌 한옥 초가집을 띁을 때 나오는 나무로 만들었다고
선전하며 테이블 등이 팔리고 있으나 순 구라입니다.

지하철이나 대형건물 만들때 박는 나무 파일을 양잿물이나
화공약품 처리하여 오랜된 고재같이 보이게끔 한 담 파는 것들입니다
이런 일부러 하는 짝퉁들은 그 가치가 더 현저히 떨어집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싸고 좋은 것은 없습니다.
파는 사람들이 전문가이지 사는 사람이 전문가가 아닙니다.

진짜 골동품이나
작품성이 인정되는 작품이나 좋은 나무로 만들어진 가구는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싸고 좋은 물건은 없습니다.

중국의 인건비가 싸서 이런 복제가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겁니다.

중국은 예전부터 나무가 부족한 나라로
나무로 만든 가구는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우리나라가 집을 지을때 통나무 기둥을 쓸때 중국은 나무가 부족하여
판대기를 붙여서 기둥을 만들어 집을 지었습니다.
해서 벽돌이 발달했고 도자기가 발달한 겁니다.

한중일 삼국 중 나무가 발달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대부분 그릇도 나무로 만들어 썼고 오랬동안 보존하기 위해
표면에 옺칠을 했습니다.

이 옺칠이 서구에 유명해져 지금 JAPAN이라는 국호는 옷칠이라는
단어에서 나온 겁니다.

여튼 중국은 쪽수관계로 항상 자원이 부족했습니다.

흉로가 게르만을 치자 게르만이 이동하여 로마가 멸망했듯이
중국의 삼대 원류족인 화족이 서쪽에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나무가 없어져
사막화되자 동진하고 그 여파로 동쪽에 사는 동이족이 한반도로 넘어와
우리 나라 민족 근원이 형성되기도 할 정도로
중국은 예전부터 나무로 만든 건 아주 귀했습니다.

이런 가구들이 그렇게 싼 가격에 우리 나라로 올 수가 없지요.

그리고 이런 중국 가구나 일본 가구는 자꾸 보고 있으면 눈이 생경합니다.
이상하게 정감이 안 가는, 색깔이나 디자인이 따로 노는 듯한 그런
거리감을 줍니다.

물론 이런거라도 있으면 다 좋다는 수준을 넘으면 말이죠^^

흑단 그렇게 비싼 나무가 아닙니다.

겨우 도마 정도 만들 때 쓰는 나무이지요.

  
Comment '4'
  • ?
    신우식 2006.07.21 22:24
    [ allianz61@dreamwiz.com ]

    저는 흑단은 모릅니다
    아는거는 청단, 초단, 홍단 밖에.... ㅠ.ㅠ
  • ?
    이순재 2006.07.22 04:11
    [ babahi@hanmail.넷 ]

    매번 느끼지만, 조무형 선생님은 참 재주가 좋으십니다.
    별로 흥미 있지도 않은 내용을 과장되지 않게 잼있게 풀어 놓으시는 재주가 대단하십니다.
    같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요. ^^
  • ?
    봉진식 2006.07.22 08:50
    [ bukak98@hotmail.com ]

    항상 나무와 벗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조무형 선생님의 목재에 대한 강의는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물론 학문적 용어인 <임산공학>과 <산림경영>은 엄연히 다른 의미입니다만...
    매일 산에 가서 나이를 확인하기 위한 생장추 목편을 채취하다 보면
    같은 수종이라도 그 나무 특유의 향기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입종인 리기다소나무, 낙엽송, 조림종인 편백의 향기보다
    그리도 토착종이라 하더라도 그곳에서 나고 자란 나무들이 향기가 훨씬 더 강하더군요.
    또한 작업하기 정말 고생스러운 참나무류 수종들과 박달들...아주 고생스럽습니다..ㅡ_ㅡ;;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나무들의 향기가 더 진하고 은은합니다.
    물론 편백은 향 자체는 나무랄 데 없이 좋지만 인위적인 냄새가 난다고 할까요...
    쌩뚱맞게 향기 얘기를 해서 죄송합니다만....
    아무리 사람들이 솔향이니, 편백이니 좋다고 얘기해도 그 나무들 아래서 힘든 삶을 유지하고 있는
    생강나무의 향을 사랑합니다.
  • ?
    박용호 2006.07.22 11:18
    [ hl4gmd@dreamwiz.com ]

    무식한 박용호는 선생님의 글을 읽을 때 마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팍 팍 쌓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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