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키(판)
2007.01.29 21:57

노르디카 도베르만 SL PRO 리뷰

조회 수 15251 댓글 11
Dobermann SL PRO 165

먼저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저번에 쓴 노르디카 스피드머신 14 리뷰에 보내주신 많은 성원 감사드립니다.  리플이 많이 달려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역시 사람은 리플을 먹고 사나 봅니다 ㅋㅋ

이전의 부츠 리뷰와는 달리 이번 리뷰는 쓰기가 좀 망설여졌습니다. 부츠는 자기가, 아니 발이 느낀 점 그대로 표현하고 편안함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면 되다 보니 스키 실력의 여하에 관계없이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미천한 스키 실력을 고려하자면 최상급자(레이서)를 위한 스키인 도베르만 회전 스키를 소개하기엔 무리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고로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읽는 분들이 염두에 두셔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저는 중급 스키어입니다.(제 생각이지만, 뭐 얼마전까지 인터스키스쿨에서 중급반이었으니 중급이라고 하겠습니다. ㅋ)  일년에 두세 번 렌탈스키로 관광스킹하다가 불과 지난 시즌인 05-06 시즌부터 자기 장비로 스키를 시작했으며, 현재 2시즌째 주말스키어입니다.  보겐이니, 카빙이니, 심지어는 데몬이니 하는 용어는 모두 05년 9월에 이 사이트를 접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요즘이야 스키에 빠져서 주말 시즌 강습도 받고 그럽니다만, 그전 실력이야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2.  제가 전에 다루던 스키는 로시뇰 10DMO 158이었습니다.  지금 스키의 비교대상이 될 스키가 하나밖에 없습니다.  비록 회전반경 22미터의 대회전 스키를 한 번 시승해 본 적이 있으나, 잠시였을 뿐 제가 이 리뷰에서 서술하는 거의 모든 느낌은 10DMO와 비교한 것입니다.

구입기

제가 가르침을 받고 있는 사부님이 던진 한 마디가 이 모든 리뷰를 시작했습니다. "스키가 경훈씨한테 좀 짧아~". 그럼 한 대로 시즌을 나려면 어떤 게 제일 낫겠냐고 여쭤보니 회전계열 165cm가 제일 무난하다고 해서 곧바로 물색에 들어갔습니다. 길이 165cm에 회전반경 12-13m. 세개의 스키로 압축이 되었는데 로시뇰 얼터멋 165, 아토믹 SL12, 그리고 도베르만 SL PRO입니다.

로시뇰은 일단 그래픽이 좀 어정쩡한 느낌이 나고(개인적으로 흰색 많이 들어간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쓰던 스키가 로시뇰이라 다른 브랜드를 타자는 생각에 제끼고, 결국 아토믹과 도베르만으로 압축을 시켰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열이면 열 모두 아토믹을 추천했습니다. 뭐 이유야 현대차 vs 대우차 아니겠습니까? 아토믹은 수많은 월드컵에서의 검증된 성능, 최근들어 한국에서도 가장 부상하는 브랜드, 그리고 추후에 중고로 팔기 용이함까지... 그에 비해 도베르만은 아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노르디카 브랜드인지 모르는 분들도 계시고...-_-;; 솔직히 이번 시즌에 06-07 도베르만 스키를 타는 분 제가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하트(Hart)도 보고, 볼란트(Volant)도 보고, 거의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스키, 심지어는 케이스키(K-Ski)보다 희귀합니다.-_-ㅋㅋ

이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많은 갈등이 일었지만 결국 도베르만 스키를 선택한 이유는 아토믹 회전은 반경이 12m인데 도베르만은 13m로 조금이라도 올라운드 스키로 활용해보고자 함, 스피드머신 부츠에서의 만족감이 전체 노르디카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됨.  그리고 무엇보다 도베르만 스키의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듬(단순합니다.;;)입니다.  아토믹은 인터넷 쇼핑몰의 사진은 멋지게 나왔는데 막상 실물을 봤을 때 실망했습니다.  힘이 넘치는 그래픽이라기 보단 왠지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 들더군요.  "에이 모르겠다."하고 도베르만 질렀습니다. 
 


이틀만에 이렇게 포장 잘 돼서 왔습니다.^^

노르디카 스키 라인업


도베르만.  해외 리뷰에서는 도베르만 스키를 "The Dog"라고 흔히 칭합니다.

노르디카 스키는 여러 라인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도베르만은 레이싱, 스피드머신은 회전반경 14-15m의 올라운드, 핫 로드는 올마운틴, 그란 스포츠는 중급자 올라운드, 올림피아는 여성 라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 한국에선 도베르만이 가장 익숙한 브랜드입니다.  06-07 도베르만에는 회전 경기용 SL, 대회전 경기용 GS, 회전 데모 SC, 대회전 데모 RC가 있습니다.  각각의 모델을 살펴보면...



SC PRO
회전 데모 스키입니다.  아토믹의 st라인과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SL PRO
제가 이번에 산 스키입니다.  로시뇰의 얼터멋 숏(Ultimate Short)과 비슷한 사이드컷을 갖고 있습니다.

RC PRO
대회전 데모 스키로, 역시 아토믹의 lt라인과 같은 성향입니다.

GS PRO
대회전 경기용 스키로, 오스트리아 스키 잡지 05/06 시즌 '스키 테스트'에서 대회전 스키 테스트 1위를 한 모델입니다.

도베르만 라인은 모두 이탈리아 수제 스키입니다

회전 계열과 대회전 계열이 얼핏보면 다 똑같이 생겼습니다.  그래픽의 차이는 각각 붉은 색과 검은 색이 반대로 있습니다.

SC와 RC는 다음 시즌 07-08부터 도베르만 스핏파이어라는 모델로 통합됩니다.  올라운드 데모 모델로 길이에 따라 회전반경이 변경될 듯 싶습니다.  노르디카 스키 시승회에선 가장 인기있는 모델로, 로시뇰 얼터멋, 살로몬 데모 3V 등 요새 제일 잘나가는 기술계 스키들을 겨냥해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이즈 154(12m), 162(13m), 170(14m), 178(15.5m)로 출시되며, 사이드컷은 120-70-103(154~166)과 122-70-105(170~178)입니다.  재미있는 건, 회전 계열의 올라운드임에도 불구하고 도베르만 계열의 회전스키 디자인을 따르지 않고 대회전 스키 색을 따르고 있습니다.  튀는 녀석입니다.

여기서 살짝 다음 시즌 모델들과 비교하자면...


(노르디카의 정소영님이 올리신 시승회 관련 글에서 퍼왔습니다)

흰색의 비중이 높아지고 색이 한가지 톤으로 이루어져 좀더 날카로워진 모습입니다.  

외관


Nordica Dobermann SL PRO XBS 165


스키 팁입니다.  프로텍터는 두 가지 소재로 되어있는데 전체적으로 플라스틱이 팁을 감싸고 있고 양 옆으로 가장 잦은 충돌이 있는 부분이 금속 소재로 보강되어 있습니다.  뵐클이나 살로몬과 팁이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상판입니다.  오돌도돌하게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사각형의 피라밋 구조로 되어 있어 평평한 곳이 없는 게 마치 깔깔이의 방상처리 같습니다.-_-;;  이 처리는 스키 구석구석 바인딩 옆에 남는 자리에도 모조리 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조가 뭐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해 스피드에 도움을 준다는데 그건 솔직히 모르겠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장점은 1. 기스에 강하다 2. 스키를 끝내고 눈 털기가 용이하다입니다.  전에 쓰던 로시뇰 오버사이즈에는 엠보싱이 아니라 물결무늬 같은게 있었고, 아토믹도 이런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는 걸로 압니다.  참고로 도베르만 월드컵 라인에도 이런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바인딩 앞쪽 전면부 사진입니다.  노르디카 로고가 크게 강조되어 있습니다.



앞뒤로 H-beam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요즘 스키의 추세인 듯 합니다.  제가 쓰던 로시뇰 오버사이즈도 이렇게 양쪽으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고 있고, 뮤틱스는 암이 이 beam을 이루고 있으며, 아토믹의 파워채널과 동일한, 혹은 비슷한 역할을 하겠습니다.  노르디카에선 이 구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의 3D 샌드위치가 한층 더 진화.  탑부와 테일부에 디자인된 V자형 rib에 의해 두께를 갖게 해 엣지에의 파워 전달을 강화.  rib 내부에도 우드 소재가 사용되어 최상의 토션/플렉스 컨트롤을 제공.  스키센터에게 가해진 파워가 인 엣지를 따라 탑부터 테일까지 최적의 밸런스로 재빠르게 배분됩니다."

참, 이 스키는 샌드위치 스키입니다.  샌드위치면서도 이렇게 근육이 있습니다.


바인딩은 마커의 전용 바인딩을 사용합니다.  딘(DIN) 게이지는 4-12로 되어 있는데, 전 6으로 맞춰놓고 탑니다.  

이 바인딩은 레일식 바인딩이며, 원터치로 누구나 쉽게 바인딩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원터치 레버입니다.  고정이 되어 있는 상태에선 초록색으로 SKI라고 되어 있습니다.



레버를 열면 붉은 색으로 No Ski라고 되고, 바인딩이 자유롭게 앞뒤로 움직입니다.  No Ski라...  이탈리아 사람들도 콩글리쉬 쓰는군요. ㅋㅋ

No Ski 안에 보면 8mm 단위로 아웃셸 크기가 표기되어 있고, 뽀족한 부분이 현재 위치를 가르켜 줍니다.  제 부츠 아웃셸은 305mm인데, 앞 바인딩은 308, 뒤는 312에 맞춰져야 부츠가 딱 맞습니다.  좀 이상한 부분이라 노르디카 측과 판매처인 스키플러스에 문의를 해봤는데, 스키플러스는 이 문제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키의 전반적인 인터페이스 길이가 작다보니 앞뒤 바인딩에 위치한 레일의 수치가 서로 다른 수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바인딩의 뒷뭉치를 308에 고정시킬 때 부츠가 들어가지 않으면 바인딩의 뒷뭉치를 뒤로 움직여 부츠를 물릴 수 있으나, 312에 고정시켰을 때와 뒷바인딩은 꼭같은 위치라고 생각됩니다.  타 브랜드의 인터페이스 뒷뭉치 고정위치가 305~326(Head 스키)를 하나의 구멍으로 혼용하여 장착하는 것과 똑같이 보시면 됩니다."


부츠를 채운 모습입니다.  부츠를 채웠을 땐 원터치 레버가 압력에 의해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안전상의 문제는 전혀 없어보입니다.  바인딩 사이의 플레이트가 얇아서 부츠가 엄청 떠 있어 보입니다.


크로스 밸런스 시스템, XBS 플레이트가 교차되는 이 지점이 스키 센터인 듯 합니다.  따로 스키 센터가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XBS의 개념에서 플레이트가 센터에서 교차한다는 설명이 있으므로 이곳이 맞을 껍니다.

XBS 플레이트

노르디카의 신개념 플레이트로 대부분의 노르디카 스키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는 스키어를 항상 중경의 포지션을 유지하게 하며 스키의 휨을 방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노르디카에서 홍보하는 소개글 올립니다.



"바인딩의 토우피스와 힐피스가 장착된 플레이트가 센터에서 교차해 반대위치에서 고정되는 플레이트 시스템.  스키 본래의 플렉스를 최대한으로 끌어내고 부츠 센터가 항상 스키 센터와 일치하므로, 보다 정확한 스키 조작을 가능하게 합니다.
활주 중에 후경이 되었을 때고 힐피스를 고정하는 플레이트가 탑 방향으로 파워를 전해주므로 탑을 다시 밟아 곧바로 포지션을 보정해 줍니다.  과도한 전경의 경우에도 이와 같이 중경으로의 수정을 용이하게 할 수 있으므로 항상 안정된 밸런스를 스키어에게 제공해 줍니다."

좀더 단순히 개념화한 그림을 제가 그려봤습니다.


(네, 발로 그렸습니다.-_-)

결국 스키어가 지나치게 앞이나 뒤로 쏠리면 다른 방향을 밟아줘 쉽게 리커버리가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제 생각엔 전에 타던 로시뇰 오버사이즈에 액티베이터(Activator)라고 엘라스토머가 삽입된 것과 비슷한 기능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원리는 다르지만 스키어를 항상 제자리에 놓아준다는 목표는 같은 듯 합니다.

SLR 이나 GSR 같은 선수 지급용 모델에는 변형된 XBS 플레이트로, 바인딩은 레일식이 아니라 나사로 평평한 플레이트에 박으며, 앞뒤 바인딩 사이에 XBS가 있는 식입니다.


다음 시즌 모델부터는 양판용과 데모 모델들은 XBi라는 좀더 경량화된 발전된 시스템으로 바뀝니다.  이건 크로스 밸런스 시스템 integrated로, 아예 XBS가 스키 판의 근육질들과 직접 연결되어 플레이트만이 아닌 보다 안정된 스키 전체의 밸런스와 힘 전달, 그리고 엣지 그립을 목표로 한 듯 합니다.


(스키플러스에서 카달로그를 스캔해주셨습니다.)

이 플레이트,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확실히 효과가 있는 듯 합니다.  전에 타던 스키와는 발에 오는 느낌, 그리고 몸이 후경이나 전경으로 빠졌을 때 오는 느낌이 확실히 다릅니다.


뒷 바인딩입니다.  여기도 역시 딘게이지 6....


한쪽 스토퍼가 자세히 보시면 살짝 휘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 스키의 스토퍼를 보시면 어느쪽이든 좀 휘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잠시 후에...

스토퍼는 보통 한쪽이 넓게, 한쪽은 상대적으로 좁게 나옵니다.  전 처음에 넓은 쪽 스토퍼만 보고 바인딩을 뉴스쿨용으로 잘못 박은 줄 알았습니다.-_-ㅋㅋ  스토퍼가 넓다고 해도 부츠를 장착시키면 알아서 좁아집니다.

스토퍼의 넓이가 다른 이유는, 스키를 들고 이동 시에 스토퍼가 잘 맞물리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입니다.  스키를 포갤 때, 스토퍼가 좁은 쪽을 바닥에 놓고, 넓은 쪽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 끼우는 게 정석입니다.

스토퍼가 휘는 경우는, 위에서 설명드린 방법의 반대의 경우로 스키를 포갰거나, 꼬여서 끼인 경우, 스토퍼가 잘 맞물리지 않을 뿐더러 나중에 스키를 풀 때 꼬이면서 휩니다.  제 스키 정도로 휜 건 크게 상관 없으나, 이런 일이 반복되서 심하게 휠 경우엔 부츠를 장착해도 스토퍼가 바인딩에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 설면에 끌려 바인딩이 이탈되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제 경우엔, 스키장 내 위치한 스키 수리소에서 공짜로 다시 바로 잡아 주었습니다.  실비를 받을 만한 작업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안전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꼭 점검하시기 바랍니다.(사실 이 얘기도 거기 계신 엔지니어분이 해주신 겁니다.)


스키 테일 부분입니다.  도베르만 프로, SL입니다.  114-64-100mm, 길이 165cm, 회전반경 13m, 티타늄 보강판, 홈페이지 주소 등등 필요한 거 다 써있습니다.  2V라고 써있는 건 앞뒤로 나있는 근육질의 V-rib를 나타내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이탈리아 국기도 작게 있습니다.


사이드월입니다.  메이드 인 이태뤼~

엣지 각도는 사이드 88도, 베이스 1도입니다.


베이스입니다.  대각선으로 물결무늬 스트럭쳐링이 되어 있습니다.


스키 활주 사진에서 가장 노출 빈도가 놓은 부분으로, 흰색바탕에 붉은 색으로 노르디카라고 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흰색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그닥 끌리진 않습니다 ㅋㅋ


뽀나스입니다.  스키플러스에서 도베르만 구입시 낑겨주는 카본 폴입니다.  지름이 10mm라고 되어 있는데, 엄청 가볍습니다.  지금 쓰는 폴 부러지면 써야겠습니다.


그립...


샤프트...


폴 팁...

시승기

스키를 처음 슬로프로 몰고 간 느낌은 정말 엄청난 속도감이었습니다.  전에 몰던 로시뇰 10DMO도 결코 쉬운 스키는 아니었는데, 이 스키는 길이가 길어져서인지, 몸이 뒤로 확 빠지면서 스키가 내달리는 느낌입니다.  마치 예전에 회전반경 22m의 괴물같은 월드컵 대회전을 시승해봤을 때랑 처음 느낌이 비슷합니다.  스키 나름의 특성일 수도 있으나, '회전반경이 11m에서 13m로 커진 게 이렇게 느낌의 차이가 큰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샌드위치 스키여서 그런지 엣지 그립력이 작살입니다.  설면을 한번 물면 체중이동이 제대로 되기 전까지는 절대 놔주지 않습니다.  

에전에 타던 오버사이즈 158은 턴을 길게 가져가거나 고속으로 달리면 탑 부분이 후덜덜거리면 푸득거리던 게 있었는데, 이 스키는 그런 현상이 이상하리만치 없습니다.  제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롱턴할 때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는 느낌입니다.

스키는 다루기가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실제 무게는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신고있을 때의 무게감은 좀 더합니다.  게다가 스키가 아주 딱딱합니다.  스키를 누르기가 많이 힘들어지고 리바운드도 강력해서 예전보다 훨씬 빨리 지칩니다.  

XBS에 대한 느낌은, 딱히 "이거다!"라고 집어낼 만한 건 없지만, 그래도 있고 없고의 느낌 차이가 있습니다.  후경이나 전경으로 빠지면, 스키가 저절로 스키어를 중경으로 되돌려주는 건 아닙니다만, 스키에 미세한 반동 같은 걸 주면서 스키어에게 도로 중경으로 돌아가라고 알려주는 느낌이 납니다.  이 시스템은 고속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제 버릇은 후경으로 자주 빠지는 건데(버릇이라기보단 일상입니다만...;;), 고속으로 달릴 때 후경으로 빠지면 바로 '앗'하는 느낌이 옵니다.  때문에 더욱 더 상체를 앞으로 보내게 되고, 예전보단 조금 교정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노르디카가 이번 시즌부터 더욱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신상품 시승회도 헤드(Head)와 함께 가장 일찍 합니다.(사실 헤드와 노르디카는 같은 회사인 코스모레포츠에서 수입한다고 합니다.)  비록 월드컵에서 다른 브랜드만큼의 성적을 올리진 못 하더라도, 상급 스키는 어느 회사 스키던지 다 성능이 좋다는 말에 모험을 하게 됐습니다.  

하긴 월드컵 성적으로만 따지자면, 오가사카는 아예 명함도 못 내밀지만, 스키 자체의 성능은 최고 아닙니까?  사실 제가 노르디카 스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브랜드 네임과 스키 성능을 동일시하는 분위기가 싫었고, "이런 스키도 성능, 디자인 좋다!"라는 생각에 리뷰를 쓰게 됐습니다.  한 예로 미국에선 우리나라에 수입조차 거의 안되는 K2 스키가 인기랭킹 상위에 있지만, 만약 K2의 경기용 스키가 중고장터에 나온다면 다른 스키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에 거래될 겁니다.  모두들 '대세'에 휘말려 선택의 폭을 좁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전 노르디카와 아무런 관계 없는 사람입니다.  흑심을 품고 있는 제게 선물이라도 하나 주셨으면 좋으련만, 아직까지 뭐 제 글에 달린 리플 빼곤 별다른 왕래 하나 없구요.(사실 노르디카에 질문관련 이메일을 보냈는데 좀 늦게 와서 투덜대고 있습니다. ㅋㅋ 인터스키와 시승회 때문에 바쁘신 거라 믿습니다.)  다만 이 스키에 대한 정보도 너무 없고, 제가 이 스키를 구입할 때도 아는 게 전혀없이 구매해 혹시나 다음 타자분들을 위해 정보공유 차원에서 리뷰를 씁니다.  다들 스키 DB 구축에 일조합시다~~!

여기까지 스크롤 압박의 장문을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들 안전스킹하세요.^^

* 박순백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1-30 10:39)
  • ?
    이용원 2007.01.30 02:28
    [ iocard@kangwon.ac.kr ]

    좋은 글 잘을 읽었습니다...
    회전스키는 회전으로 대회전스키는 대회전으로 타시길 권장합니다..^^
  • ?
    박순백 2007.01.30 10:33
    [ spark@dreamwiz.com ]

    지난 번 글에 이어 또다시 좋을 글을...

    훌륭한 리뷰어의 탄생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리뷰를 많이 써 주시기를...
  • ?
    김영진 2007.01.30 13:40
    [ yjkim96@hitel.net ]

    지금은 국내에 안들어오는 듯한 노르디카 월드컵 대회전 GSR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넘은 근육 불룩나온거 없이 상판이 그냥 판판합니다. 냥 스키 예술입니다. 모든 브랜드의 월드컵 경기용 모델은 다 좋겠지요?
  • ?
    이용석 2007.02.01 00:43
    [ soma01@nate.com ]

    우연이긴 한데 저랑 같은 부츠와 스키판이네요....저도 우연히 발에 잘 맞는 부츠를 찾다가 노르디카를 만났는데 예전부터 편하다는 말은 들었는데 올해 스피드머신 땡기더군요 바로 부츠 모두 처분하고 부츠만 바꿨는데...이런 3일만에 스키까지 모두 바꾸고 말았다는....
  • ?
    이경훈 2007.02.01 10:42
    [ -piggybank-@hanmail.net ]

    노르디카가 05-06시즌에는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지 않아 많이 타시는 분이 없으시던데, 김영진 선생님은 어찌해서 구하셨나 봅니다. 월드컵 모델이야 선수 지급용이니 당연히 좋겠죠^^ 전 실력이 부족해서 아직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이용석 선생님, 저도 스피드머신 질렀다가 그 호감이 스키에까지 이어진 경우입니다^^
  • ?
    김영진 2007.02.01 11:24
    [ yjkim96@hitel.net ]

    제가 타는 GSR은 04-05 시즌것입니다. ^^ 동호회 형님이 잠깐 타던것을 냥 하사 받았습니다. 대회전 스키 선택으로 고민하던중에 전혀 뜻밖에 물건을 얻은 셈이지요.

    176cm에 21미터 반경인데, 저는 신체 조건 (173cm, 68kg)이 좋은 편이 아니라 이정도 길이에 만족합니다. 무척 겁먹고 야간에 사람 없이 뚫린 성우 챌리지에서 하단까지 쏴보았는데.... 정말 만족스럽고 좋았습니다. 저속에서 딱딱하고 좀 하드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속도가 붙으니 매우 부드럽고 안정감이 발군이었습니다.

    몰론, 대부분의 탑 모델들과 월드컵 모델들도 각자의 장점으로 다 좋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키가 문제가 있겠습니까? 스키어가 문제겠지요. ^^
  • ?
    이광현 2007.02.02 14:30
    [ andy909@hanmail.net ]

    중급자라고 하셨습니다만, 정말 열정적이 스키어 이신것 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저도 이번에 보광 휘닉스에서 07-08 신스키 시승회에서 All Round 계열인 Spitfire Dobemann 을 타보고 혀를 내두르게 되었습다. 올해가 5년차이고 최근 3년동안은 매시즌 30회정도 스키 출격했으니, 미천하지만 시승스키를 타보고 느끼는 느낌의 차이를 느낄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되는데, 중경 포지션 복원력, 환상적인 그립감, 부드럽지만, 강하게 몸을 옮겨주는 리바운드감은 정말 놀랄만한 수준이었습니다. Brand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약한게 흠일까 내년 시즌에 분명 많으사람 입에서 회자될 스키임에 한표 걸겠습니다. 이미 마음은 내년 Spitfire를 구매하고자 하는 기대감에 빠져있습니다.....지금 타고 있는 스키는 뵐클 P50 SC Racing 인데 Racing 용이다 보니 바인딩과 후미 테일이 무지 짧아 후경이 주를 이루는 스키이고, 타타늄 상단으로 인해 정말 다루기 어려운스키인데.......Spitfire 정말 환상적이더군요....노르디가 스키에 저도 한표 던죠 봅니다.
  • ?
    박종하 2007.02.03 18:45
    [ hany007@naver.com ]

    저도 도베르만을 3시즌째 신고 있는데 그립력이나 안정감이 정말 제게는 딱입니다...
    다음 시즌에도 도베르만을 slr 165를 신어야지요...
    강추 입니다...
  • ?
    정민양 2007.02.04 21:12
    [ boogie98@dreamwiz.com ]

    아.. 도베르만 SL PRO XBi (회전 데모 계열) 를 용평 시승회에서 시승을 해보았는데..
    정말, 위의 이광현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제 마음에도 완전 쏙~~!! 드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스키인 것 같습니다.
    07-08 시즌에 그 분이 오시면 안되는데, 이거 벌써부터 큰일입니다. ㅡ,.ㅡa
  • ?
    이경훈 2007.02.05 22:39
    [ -piggybank-@hanmail.net ]

    긴 글 읽으신 분들을 위한 A/S 시승기 올립니다^^

    일단 스키가 굉장히 딱딱합니다. 전에 타던 10DMO는 누르면 바로바로 돌아가서 숏턴이 매우 수월했는데 이 스키는 제대로 딛어서 누르지 않으면 그냥 직진해버리려고 해 다루기가 꽤나 까다롭습니다. 이것 때문에 첨에 억지로 돌리려고 해 발목을 돌린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은 애써 꾹꾹 누르려고 하지만, 아직 근력이 받쳐주지 못하는지 금방 지치곤 합니다. 좀더 잘 딛는 연습을 한다면 곧 정복할 수 있을꺼라 믿습니다 ㅠㅠ

    딱딱함 때문인지, 카빙에선 발군입니다. 꾹 딛으면 스키가 마치 레일을 타고 가는 것처럼 설면을 꽉 잡고 안정되게 눈을 치고 달립니다. 롱턴 시에는 습설에서 쏴서 그런지 탑 부분의 떨림이 있지만, 그닥 두렵거나 불안한 마음이 전혀 없이 울퉁불퉁한 눈을 그냥 뚫고 가는 느낌입니다. 미들턴에서는 이 스키의 성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립력이 좋아 슬립이 전혀 없이 적당한 리바운드로 일정한 원호를 만들기가 수월한 느낌입니다. 대회전 기문을 탔을 때는 (아직 회전 기문을 탈만한 실력은 안됩니다ㅠ) 전에 타던 스키보다 월등히 속도가 났지만, 전혀 불안함 없이 더욱 더 공격적으로 탈 수 있는 느낌입니다. (길이 탓이 크겠습니다만.) 기문을 놓쳤다라고 생각이 되도 쎄게 밟아주면 다시 기문 진입이 가능해졌습니다(전에는 그냥 탑이 덜덜덜 떨리면서 튕겨나와 다음 기문을 포기했어야 했습니다).

    XBS, 이거 물건입니다. 예전에는 아주 후경으로 탄다는게 생활이었는데 스키를 바꾸고 나서는 후경으로 빠진다는 지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예전보다 좀더 의식하면서 타는게 물론 있겠지만, 조금만 포지션이 벗어나면 스키가 반응하면서 바로 중경으로 돌아가라고 신호를 보내는 느낌이 아주 편합니다. 고속으로 쏠 때 후경으로 빠져도 바로 탑을 밟아주는 느낌이 나면서 다시 중경으로의 회복이 용이했습니다. 정말 노르디카에서 홍보하는 문구랑 일치되는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스키가 딱딱해서 'SC로 살걸 그랬나' '아토믹 ST살껄 그랬나'라는 생각도 좀 들었지만, 고속으로 달릴때 정말 안정적이라 이제 만족하고 있습니다. 좀더 근력을 키워 숏턴에서까지 컨트롤 능력을 늘리면 최고일 듯 합니다.

    사실, 비슷한 성향에서 조금 더 부드럽다는 다음 시즌 모델 스핏파이어에도 눈이 가지만, 시즌마다 스키를 바꿈질 한다는게 제겐 전혀 감당할 수 없어서 ㅠㅠ 하체 힘을 키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ㅋㅋ
  • ?
    정민양 2007.02.05 23:06
    [ boogie98@dreamwiz.com ]

    상세한 리뷰에 요약본까지 올려주시다니, 저처럼 정말 맘에 쏙~ 드셨나 봅니다. ^^;;

    숏턴의 경우에는 이경훈님께서 말씀해 주신대로 제대로 밟지 않으면 스키가 말을 듣지 않더군요 ㅋㅋ
    턴 시작 시에 스키 탑부터 스키를 넣어주어도 프레스를 해주지 않으면 그냥 사이드컷대로 흘러 내린다고 할까요?
    후경으로 처지는 매우 안좋은 느낌과 더불어 실려 다니는 느낌이 많이 나더군요. (뭐, 다른 스키도 다 그렇겠지만요~ㅋ)
    그렇지만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강조하신 <중경으로의 회복>에 의한 포지션 되찾기가 정말 몸으로 느껴지더군요.

    반대로 (제가 잘 스키를 누르면서 타지를 못합니다만;;) 스키를 눌러주면서 타게 되면 '팡팡팡팡' 튀는 느낌의 회전이 아닌, 점잖으면서도 공격적인? 회전을 그려내는 스키인 것 같습니다. 안정감?? 물론 빼놓을 수 없지요~ ㅋㅎㅎ
    숏턴 시승을 충분히 해보지 못해 + 처음 경험한 느낌이어서 이것이 어떤 느낌이었지?? 라고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이경훈님께서 명쾌하게 설명을 해주셨네요.

    자자, 이제 고고싱만 하시면 되시겠네요~^^ ㅋ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1414 기타 환상을 실현해 줄 것인가? - 부스터스트랩(Boosterstrap) 20 박순백 2006.10.18 25102 545
1413 스키복/이너/장갑/양말 06/07 데쌍트(Descente) 데몬복 - 흰색 CMP-6110/6510 25 박순백 2006.11.15 19305 560
1412 스키화/부츠/깔창 노르디카 스피드머신 부츠 8 이경훈 2007.01.04 17984 950
1411 스키(판) 06/07 로시뇰 스키의 3총사 - D Ultimate, D11 Mutix, D10 Demo Style 7 박순백 2006.11.13 17918 812
1410 스키복/이너/장갑/양말 10/11 피닉스(Phenix) 프리스타일 웨어(모글복) 4 박순백 2010.02.26 16906 390
1409 헬멧/모자 [고글] 럭셔리의 극치, 인디고(Indigo) 헬멧과 고글 14 박순백 2007.03.13 16690 803
1408 기타 05/06 데쌍트 데몬복(DESCENTE TEAM DEMO WEAR) 11 조민 2005.12.07 16329 976
1407 스키(판) 피셔 RC4 월드컵 SC 사용기 8 file 이석우 2007.01.15 16079 770
1406 헬멧/모자 기가 막힌 헬멧^^ 9 구익봉 2007.03.18 15549 839
1405 스키복/이너/장갑/양말 06/07 온요네 로얄 모노그램(Onyone Royal Monogram) OLP 스키복 11 고성애 2006.12.28 15392 817
1404 헬멧/모자 POC SKULL COMP 헬멧 + IRIS X 고글 2 박우정 2009.02.10 15344 598
» 스키(판) 노르디카 도베르만 SL PRO 리뷰 11 이경훈 2007.01.29 15251 804
1402 기타 미즈노 사의 발열 내의(inner wear) Interrismo/Breath Thermo 11 박순백 2005.12.21 15087 849
1401 스키(판) [SALOMON] 다재다능함. X-KART, 24 HOURS. 10 file 반호석 2013.11.24 14968 0
1400 가방/백팩 헬멧도 함께 수납할 수 있는 커다란 부츠 가방 16 박순백 2006.11.29 14910 852
1399 스키(판) 중급자에게 고마운 살로몬 DEMO X3 잠깐 시승기 18 신명근 2007.12.10 14678 686
1398 스키(판) 엘란(Elan) Race SLX 회전 경기용 스키 13 박순백 2009.01.07 14400 417
1397 스키복/이너/장갑/양말 [사진] 가격 대비 품질 우수 스키장갑 17 이보원 2006.11.11 14212 674
1396 튜닝(정비) 장비 용평/알펜시아의 REBELS HOUSE - 5억짜리 스키수리기계 MERCURY. 25 file 조민 2019.01.03 13955 11
1395 스키복/이너/장갑/양말 [프리뷰] 아크테릭스 스키웨어 (스팅거 자켓+스팅레이 팬츠) 11 이준성 2009.11.13 13918 3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71 Next
/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