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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최고, 극강의 스키어들 (2)

 

에베레스트 전 코스를 스키 하강한 최초의 스키어, 다보 카르니카 (1962 ~ 2019 )

 

● 도전, 생존, 활강.... 그리고 '다보 카르니카'

1970년 미우라의 에베레스트 활강은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정확하게 30년 후 에베레스트에서 또 한 번의 큰 역사가 만들어진다. 1970년, 미우라의 에베레스트 도전이 사우스콜에서의 활강만을 위한 시도였다면 ‘다보 카르나카’의 에베레스트 도전은 생존이라는 무거운 테마를 내포한 본질적인 산악스키어로서의 접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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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살레와 사(社)가 제작한 '살레와 연대기 ( SALEWA CHRONICLE ) : 스키가 등반과 만나다 ( Freeriding meets Mounteering )'편에서 '다보 카르니카'는 오스트리아 프리라이더 '비욘 헤레거'와 프리라이딩을 하며 도전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피력한다. 그리고 아직도 살아있음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감사의 유효기간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았을까?....   

 

 

그는 2000년 10월 7일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스키를 가지고 오른 뒤 약 다섯 시간에 걸쳐 베이스캠프까지 스키활강을 하였다. 이미 안나푸르나에서의 최초활강이라는 기록을 세웠었지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서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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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서의 대부분의 끔직한 사고가 대개 등정 후 체력을 소진한 뒤 며칠씩 고소라는 엄청난 적과 싸우며 하산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다섯 시간에 정상으로부터 베이스캠프까지 표고 차 3,000미터를 스키활강으로 하산하였다는 것은 21세기를 여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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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미우라가 시도한 같은 산이었지만, 그 때처럼 대규모의 원정대도, 화려한 촬영팀도 없었다. 정상까지의 동행은 그저 스키 한 대면 충분했다. 그것이 21세기를 맞이하는 탐험가로서의 자세인 동시에 극강의 마운틴 스키어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기도 했다. 또 단독으로 전 세계의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엄청난 도전만을 해온 슬로베니아 출신 탐험가들에게 걸맞는 목숨을 건 홀가분함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희박한 공기와 싸우며 지구상의 가장 높은 곳으로부터의 활강을 시작한다.

세상에서 가장 고독했지만 가장 자유로운 활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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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멋들어진 익스트림 스키활강을 하는 장면들을 우리는 가끔 접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대개 경사도는 세지만 이미 활강가능성을 계산해 볼 수 있는 지역에서의 시도이다. 헬기 등을 이용한 접근도 가능하며 대개는 큰 무리가 없는 고도에서 시도를 한다. 물론 그렇다고 그런 활강이 쉽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적어도 누구도 도울 길이 없는 생존이라는 엄청난 무거운 굴레와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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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처럼 고도가 높은 산에서는 그 어떤 스키어도 결코 편안한 하산 길을 상상할 수 없다. 바위투성이 인데다 때론 깎아지른 절벽도 나타나며, 눈보다는 대개 얼음으로 덮여 있다. 심할 때는 평지보다 삼분의 일밖에 안 되는 산소량만 존재하는 이 죽음의 지대에서 발생하는 악마 같은 고소증세는 목숨을 담보로 스멀스멀 스며들어 인간의 정신력을 무너뜨린다. 극한이라는 단어로도 모자르는 그런 환경에서, 더군다나 정상에 가기위해 모든 동력을 소진한 상태에서 스키로 하강을 하는 '다보 카르니카'같은 부류의 스키어들을 일반적인 감성과 동일선상에 놓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들을 우리는 극강의 스키어로 부르는데에는 별로 주저함이 없는 것이다. 

 

 

● 에베레스트를 넘어 7대륙의 최고봉으로

슬로베니아 태생인 그는 유고연방 시절 국가대표 스키 팀 소속(1975 ~ 1982 )으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산악인으로서 1989년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낭가파르밧 ( 8,126m ), 1993년 K2 ( 8,614m )을 등반하기도 했다. 1995년에는 안나푸르나 ( 8,091m )에서 최초로 스키하강을 하였고 드디어 2000년 에베레스트에서도 스키하강을 한 최초의 탐험가가 되었다.

  그는 이후, 더 나아가 전 세계 7대륙 최고봉의 스키활강을 시도하였고 이 도전을 최초로 성공한 스키어로 남게 되었다. 또 그뿐 아니라, 아이거봉 북동 벽, 마테호른 동쪽 벽, 몽블랑에서도 스키활강을 하였다.

 

- 7대륙 최고봉 스키활강

에베레스트 (8,848m) 아시아대륙. 2000년 10월

킬리만자로 (5,895m) 아프리카 대륙. 2001 11월

엘부르즈 (5,642m) 유럽 대륙. 2002년 5월

        아쿵카구아 (6,960m) 남미대륙. 2003년 1월

        코지어스코 (2,228m) 호주대륙. 2003 8월

         디날리 (6,194 m) 북미대륙. 2004년 6월

         빈슨 매시프(4,897 m) 남극대륙 2006년 11월


 

Elan SKI 사(社)의 대표모델이었던 '다보 카르니카'

 

Elan SKI 사(社)에서 개발한 접는 스키, IBEX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는 '다보 카르니카'

 

스키를 편하게 싣기위해 승용차를 큰 차로 바꾸는것이 나을 것인가? 아닌가 접는 스키로 스키를 바꾸는 것이 경제적일것인가를 고민하며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스키. 갑자기 닥친 돌발상황때문에 행사가 취소되지 않았더라면, 북경 ISPO를 한번 방문해 살펴보고 싶었던 모델이라 재미삼아 ELAN IBEX SKI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같이 올려본다. 

 

 

● 수많은 탐험가들의 나라, 슬로베니아 ( Sloven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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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산맥의 끝자락 쥴리앙 알프스에 자리잡은 나라, 슬로베니아는 국기에 트리글라브 산이 새겨져있을 정도로 산의 정서가 가득한 곳이다. 스키어들이 잘 아는 바, 엘란(Elan)이라는 스키는 국민기업으로서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며 스키, 스노보드, 스케이팅 등에서도 세계적인 선수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더불어 도전적인 산악인, 스키어들 역시 전 세계에서 꼽힐 만큼 독보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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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하다고 결론 난 곳만을 찾아다니며 등반을 하였던 천재 등반가 토마스 휴마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슈퍼맨이 아니면 탈 수 없는 전 세계 산악계 최고권위인 황금피켈상(매년 오직 단 한명만 수상하며 아직 한국에서는 수상자가 없다. )을 수상한 마르코 프레제와 보리스 로렌직, 또 아쉽게도 1995년 가셔브럼 4봉에서 유명을 달리했지만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1,000미터를 추락하며 온몸이 부서지고도 다시 살아나 그랑드 조라스등 수많은 곳에서 최초의 단독등반을 성공하였던 슈퍼클라이머 ‘슬라브코 스베티취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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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휴마르 ( 2009년 11월 ‘랑탕 리퉁’에서 사망 )              ‘슬라브코 스베티취치’ ( 1995년 가셔브럼 4봉에서 사망 )

 

그 중에서도 ‘슬라브코 스베티취치’는 1995년 가셔브럼4봉 등반 중 한국원정대와 만나 등반 중 실종된 뒤, 2년 뒤 그가 사라진 코스를 다시 등반하였던 한국친구들에 의해 해발 7,200미터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시신으로 나타나 그가 남긴 로프 덕분에 유학재 등반대장은 로프가 유실되었음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고 수호신이 된 그와의 인연이 전설처럼 회자되었다.

또한 이 이야기는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감독 박준기 )’라는 제목으로 2013년 영화와 책이 개봉되고 출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슬로베니아 산악인 '슬라브코'와의 한국산악인들과의 기적적인 인연의 고리때문에 화제가 되었던 산악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예고편

 

 

● 도전만큼은 길지 않았던 삶의 유효기간

그런데 2019년 가을, 너무나 어이없는 이 엄청난 스키어의 충격적인 소식이 전 세계로 전해진다. 9월 24일, 슬로베니아 북부의 산림지역에서 나무에서 떨어진 채,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었다.우리는 극한을 추구하는 탐험가들이 그들이 추구하는 영역이 아닌 곳에서 상처를 입거나, 운명을 달리하는 일을 종종 본다. 인생의 아이러니일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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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자연을 상대로 도전의 한획을 그었던 '다보 카르니카'

작지만 큰 나라, 그리고 너무도 아름다운 나라 슬로베니아에는 이렇게 많은 탐험가들이 배출되었고 이들은 수도 없이 대자연에 대한 도전을 해왔다. 또 앞으로도 새로운 탐험가들이 배출되어 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것이다. 그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획을 그었던 산악인이자 스키어였던 ‘다보 카르니카’. 마치 세상을 호령하다 어이없이 세상을 뜬 삼국지의 장비처럼 그의 사망 소식은 2019년 가을을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었다. 그리고 생존해있다면 지금쯤 또 새롭고도 흥미로운 소식을 전해주었을 그이기에, 지금은 가고 없는 ‘다보 카르니카’를 추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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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3'
  • profile
    신현균 2020.02.11 16:56

    산악이의 소망이 7 서미트인데 그걸 스키로 한다는건 대단하지요

     

    이젠 키리만자로 같은 경우에는 스키를 타려해도 눈이없어서 않될겁니다

     

    제가 91년에 갓을때에도 이미 사진에서보던 키리만자로의 눈은 많이 사라젖더군요

     

    지구의 온난화로 이제 전설이 되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지요

     

    91년에 ㄱ케냐의 케냐마운틴에있는 약 400메터의 다이야몬드 윈도우라고 하는 빙폭이

     

    중단부가 녹아서 빙벽등반을못하고 수많은 장비만 끌고다니느라 고생했었담니다

  • ?
    김복중 2020.02.11 17:32
    위에 등장한 분 들에게
    뭐라 어울릴 만한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그져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말 밖에는....
    꾸벅 꾸벅.
  • profile
    황성욱 2020.02.12 16:13

    가슴이 떨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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