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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키장 정보란: [1], [2], 해외 스키장 정보: [1], [2], 김도형의 미국 스킹 후기, 클럽메드 야불리 원정 후기들

해외
2020.01.11 12:39

Keystone, Colorad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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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335 추천 수 4 댓글 2

사진을 골고루 많이 찍지 못해서 기행문처럼 쓰려고 했는데, 글이 잘 안 써지네요.  원래 하던대로, 두서없이, 그냥 죽 써 봅니다.  마티니 한 잔 말아 먹었는데, 약빨이 좀 받으려나....음주 운전만큼 위험한 음주 포스팅지만, 이런 주제는 상관 없겠죠.  

 

크리스마스 전전날, 월요일 오전 6시 30분 출발 편이라 새벽 두시에 깨서 부산하게 움직여 볼티모어 공항에 네시에 도착했는데도 사람들이 벌써 바글바글했습니다.  다행히 30분 대기라고 겁주던 보안심사줄이 10분만에 썰물처럼 빠지더니 게이트에 시간 여유 넉넉히 자리잡았습니다.  토요일 반나절을 스키 다섯 대 정비하느라 힘 빼고, 일요일 반나절은 몇 개인지 모를 짐을 싸고 나니 이걸 다음에 또 할 수 있을까 아득했었는데, 잠깐 게이트에서 느끼는 여유가 그 긴장을 어느 정도 풀어줬습니다.  다른 짐 다 빼고 장비만 세더라도 스키 가방 세 개, 부츠 가방 네 개, 그리고 스노우보드 가방 하나.  (아이들 스키는 두 개씩 한 가방에, 밑에 두 아이들 부츠와 헬멧은 큰 부츠 가방 하나에 들어가는데, 위에 아이들 둘 장비는 각각 한 가방씩 차지. 함께 가는 와이프 사촌 스노우보드 부츠는 다행히 부츠가방 일체형)

 

덴버까지 비행 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  기내 wifi로 서비스해주는 영화 몇 개 뒤적이다 보니 비행기 창 밖으로 산맥이 지평선처럼 가득해집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저 산 속으로 운전해 들어갈 생각을 하니 벌써 들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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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의 시차가 있어서 도착 시간은 오전 9시경.  내려서 짐을 찾다보니 희한한 conveyor belt가 보입니다.  불친절하게도 설명서(?)가 따로 없었는데, 딱 보면 용도가 짐작가긴 합니다.  다른 짐들을 보통의 baggage claim에서 찾고 조금 기다리니 우리 장비들이 제일 먼저 돌아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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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도 많고 짐도 많아서 우리 가족 차 말고 사촌도 차 하나 더 렌트했습니다.  우리 차는 8월에 7인용으로 예약했는데 가져다 놓은 차는 6인용이라 바꿔달라고 했더니 매니저가 자기가 닦고 있던 차를 쓰랍니다.  Dodge Durango.  미국 브랜드 차는 15년 만에 운전하는 거라 좀 불편했습니다.  유럽/일본 차랑은 여러가지 편의 장치의 위치부터 다르더군요.  그래도 상시 4륜 구동이어서 눈길 운전에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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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코스트코에 들러서 일주일치 식량을 조달하고 숙소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3시가 다돼 갑니다.  방 7개 짜리 캐빈에 우리가 선발대로 도착해서 먼저 마음에 드는 방을 잡았고, 다른 처갓집 식구들은 밤늦게 올 예정입니다.  방 찾아 짐 풀고 이거저거 정리하고 나니 어느 새 밤입니다.  Keystone은 이 근처 드문 야간 스키를 연다고 하니 사촌이 나가자고 합니다.  10분 거리에 있는 Kestone Resort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무료에 텅 비어 있고, 곤돌라도 널럴했습니다.  지도 확인도 없이 일단 곤돌라에 타서 한참 올라가다가 문이 열리길래 내렸는데, 알고 봤더니 중간 하차장이었습니다.  일단 내린 거 그냥 내려왔는데, 중간 지점인데도 한참 걸렸습니다.  용평 레드정도 되는 슬로프가 더 길게, 더 넓게 펼쳐져 있어서 맘놓고 쏘아봤는데, 조명의 밝기가 충분치 않아서 중간 중간 범프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기에 도중에 미디엄턴으로 바꿔어 내려갔습니다.  슬로프가 큰게 야간에는 단점이 되기도 하네요.  다 내려온 다음에는 다시 곤돌라를 타고 이번엔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나중에 찾아봤더니 정상은 11,640 ft / 3,548 m 높이었습니다.  스키를 알기 전에 잠깐 방문한 Jungfrau-Grindelwald 가 지금까지 가 본 제일 높은 곳이었는데, 여긴 거의 1,000m가 더 높습니다. 원래는 블루 코스로 내려갈 계획이었는데 길을 잘못 들어 제일 긴 그린 코스 - Schoolmarm - 로 내려왔습니다.  이름에서 대충 눈치가 보이지만 family run 코스로 길이가 3.5 마일, 거의 6키로미터입니다.  다 내려와서 사촌을 기다려서 이번엔 고속 리프트를 타려고 했더니 운행시간이 끝나버렸습니다.  내려간 베이스가 올라간 베이스와는 다른 지역이어서 난감했는데, 다행히 바로 셔틀 버스가 도착해서 주차장까지 편히 이동했습니다. 캐빈에 돌아오니 다른 가족들도 모두 도착해 있고, 마침 장모님이 쇠고기무우국을 끓여 놓으셔서 든든한 저녁 식사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워낙 대가족이라 - 애들만 14명 - 다음날 아침부터 북새통이었습니다.  아침 식사 챙겨먹이고, 스키복 찾아 입히고, 장비 차에 싣고, 게다가 어디다 둔지 모르는 패스 찾기 등등.  막내와 조카 둘 레슨 시작이 9시 30분인데, 주차장 도착 시간이 9시 10분, 아이들 부츠 신겨주고 나니 9시 20분, 그런데 막내 스키가 차에 안 실려 있더군요. 아직 출발 안 한 사촌에게 스키 가져오게 해서 들여 보내니 진이 다 빠져 쉬고 싶은데, 10시에 내 스키 레슨 시간이라  서둘러야 했습니다.  온라인 등록을 했어도 원래 스키스쿨 카운터에 가서 출석 체크 먼저 해햐 하는데, 워낙 경황이 없어서 그냥 베이스에 강사들 모인 곳에 갔습니다.  간단히 스킹 수준과 원하는 레슨을 물어보더니 모든 참석자들을 초보자 슬로프에서 한 번 내려오게 해서 레벨별로 일차 나누고, 다음 중급자 슬로프에서 한 번 더  세밀하게 구분했습니다. 제일 시니어 인스트럭터 (PSIA Level III)가 가장 상위라고 판정한 나 포함 3명을 자기가 가르친다고 하고, 나머지 11명은 다른 두 명의 강사에게 인계했습니다.  모글 들어갈 예정이니 원치 않으면 다른 그룹으로 바꾸라고 했는데, 모글은 두려웠지만 이왕 상위그룹으로 쳐준거 끝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도 있고 그룹 사이즈가 작은 잇점을 보고 머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레슨 시작 한 시간 만에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되더군요.  같은 그룹에 속한 다른 두 명은 뉴질랜드에서 온 중년 아버지와 고등학생 딸이었는데, 레슨을 꽤 많이 받았다더군요.  이번 시즌에는 미리 온가족 레슨 20회분을 한꺼번에 사 놓았다고. Keystone에는 23일 머물 예정이고.  아뭏든 이 사람들은 레슨 루틴에 익숙해서인지 잘 따라 다니는데, 나는 altitude sickness (고산병 증세)로 버벅대는 와중에 제대로 집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슬로프간 정식 길 아닌 트리런으로 이동하다가 파우더에 스키가 빠져 버벅댄 이후 정신이 몽롱해질 지경까지 갔구요.  점심 휴식 시간에 결국 강사가 내려가기 원하냐고 물어보더군요. 좀 쉬고 물 많이 마시면 나아지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점심 식사 후에는 괜찮아졌습니다.  심기일전해서 강사가 지적해주는 포인트에 집중하니 금새 스킹이 쉬워지는 걸 체험했습니다.  이 강사의 포인트는 쉽게 말해서 상체와 하체의 분리 및 발목 움직임이었습니다.  턴할 때 뉴트럴 구간을 자연스럽게 가져가면서 발목을 살짝 꺾어 턴하기.  내 스킹을 보더니 상하 업다운이 너무 크고 양  스키가 너무 가까이 붙는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내 스킹은 다른 - 특히 한국 스키어 - 스키어들에 비해 스키 사이를 많이 벌여 탄다고 생각했었는데, 강사 지적은 정 반대였습니다. 아뭏든 이를 염두에 두고 연습을 했더니 신기하게도 그 전에는 한 번 내려오고 나면 허벅지가 뻐근했던 경사도의 슬로프를 보다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모글을 타 보니 두세 번만에 튕겨 나가던 모글도 끝까지 내려가고, 이제 최소한 두려움은 없어졌습니다.  종일 스키장 이곳 저곳 다양한 슬로프에서 강사 따라다니며 타다 보니 많이 지치긴 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있다 보니 기분 좋은 피로였습니다.  레슨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니 아이들도 마침 하루 스킹/레슨 마치고 돌아와 있는데, 다행히 모두 많이 즐기고 많이 배웠답니다. 결국 망설이던 처남네도 위에 두 아이들을 다음날 레슨 보내기로 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첫째와 셋째, 그리고 동서와 조카와 함께 야간 스킹은 아니고 야간 곤돌라 탑승을 했습니다.  정상에 크게 지어 놓은  얼음집 Snow Fort 구경이 목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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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초급 슬로프에서 빈둥 대다가 조카와 둘째가 원해서 곤돌라 타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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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family run 코스인 schoolmarm으로 내려오는 도중에 둘째가 너무 지쳐서 도저히 내려갈 수가 없다고 SOS를 치기에 패트롤 불러야 하나 고민하다가 중간 지점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라는 mountain safety 조언을 들었습니다.  조카는 스키 타고 내려가겠다고 해서 보내고, 아들은 조금만 더 힘내라고 격려하면서 겨우겨우 중간 고속 리프트까지 갔습니다.  아들 덕에 난생 처음 내려가는 리프트를 타 봤는데, 나름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중간 중간 인사도 해 주고, 거의 다 내려가서는 급경사라 롤러코스터같기도 하고.  아뭏든 무사히 잘 내려와서 숙소에 돌아오니 얼마 쉬지도 않고 바로 에너지를 회복하더군요.  괜히 높은데 데려가서 아들 초죽음 만들었다고 애들 엄마한테 혼날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다음 날 Vail 방문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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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2'
  • ?
    김지석 2020.01.11 20:23

    저희는 아직 애들이 어려서 멀리는 못가고 버몬트 정도 까지 겨우 다녀 왔는데 콜로라도는 언제 가볼려나 모르겠네요..

    다음 베일 후기도 기대하겠습니다~

  • profile
    MarkLee 2020.01.11 22:40
    저도 언감생심 그저 버킷리스트 아이템이었는데, 마침 연례행사인 처가 식구들 합동 휴가를 콜로라도 가게 돼서 따라간 겁니다. 다른 아내 형제자매들은 어릴 적 스키 타 보긴 했지만 스키어가 아니라서 그저 스키장 옆에 있는 별장에 겨울 휴가 가는 개념이었죠. 아이들 스키 레슨도 시키고, 아스펜 구경, 개썰매 타는 등 그래도 각자 원하는대로 좋은 휴가 보냈습니다.

    콜로라도 가게 되면 키스톤 지역 추천할 만 합니다. 저희처럼 Silverthone/Dillon에 숙소를 잡으면 Keystone 뿐 아니라 Breackenridge, Vail, Copper Mountain을 다 가 볼 수 있습니다. Vail은 50분 운전해 갔는데, 중간에 10분 정도 가니까 다른 두 스키장 나오더군요. 게다가 Breackenridge, Vail, Keystone은 같은 Vail Resort 산하라 동일 패스 적용됩니다. 그리고 Keystone이 family friendly라 아이들 있는 가족들에게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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