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타운 사계절슬로프 / 피스랩 스킹 후기 - by 한상률
* Dr. Spark: 한상률 선생이 아래와 같은 카톡 메시지를 보내왔다. 메일 주소를 보내니 관련 글과 사진들이 왔다. 그것들을 재편집하여 정보란에 싣는다.
[한상률] 피스랩 스킹 후기
7월 28일 일요일, The H2에서 베어스타운 슬로프에 설치해 운영하는 PISLAB 슬로프(이하 피스랩)에 다녀왔다. 개장 기념으로 50% 할인을 한다고 했고, 비가 와서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낚시 어느 것도 못 하게 되어서이다. 사실 전날 저녁에 비 오면 피스랩, 안 오면 낚시를 가려고 장비는 다 챙겨 놓았었다.
먼저 페이스북 피스랩 페이지에 올라온 안내문을 보자.
[PISLAB - 피스랩 오픈]
"국내 최초 사계절 스키, 스노우보드 슬로프"
야간 슬로프 운영시간
화/수/목/금/토 :18:00~22:00
화/수/목/금 : 주간+야간(09:00~22:00)
토 : 새벽+주간+야간(07:00~22:00)
일 : 새벽+주간(07:00~17:00)
▶이용 안내: http://bit.ly/2VQlTHW
▶요금 안내: http://bit.ly/2YBs9jF
▶월요일 휴무
✔렌탈 장비 공지
- 렌탈 장비는 조기 소진될 수 있습니다.
- 헬멧, 장갑, 부츠, 폴, 알파인보드 바인딩은 대여 불가
- 스키 렌탈: 전용스키, 튜닝스키
- 보드 렌탈: 알파인 데크만, 프리스타일 데크+바인딩
- 보호대: 팔꿈치, 무릎
기상 악화 시 운영 방안
기상상황은 수시 확인, 점검 중이며
안전에 중대한 문제로 판단될 시 비상 공지하겠습니다.
* 오늘(8월 5일) 자로 새로운 공지가 올라왔다. 주중 야간에는 리프트권 50% 할인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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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과 렌탈 장비에 대한 것은 아래 링크한 게시물을 참조하기 바란다.
7월 초에 개장하는 베어스타운의 4계절 스키장 - 피스랩 슬로프(https://bit.ly/2OFc2By) - by 박순백
12시 좀 전에 도착해서 오후권을 끊어 4시쯤까지 타고 왔다.
먼저 결론부터 얘기하면, 겨울 스키에 도움이 된다. 그것도 많이.
기온은 25도, 비가 오는 날이다. 내리는 양은 차를 운전할 때 윈도우 브러시(와이퍼)를 인터벌이 아닌 1단으로 틀 정도?
혹시 넘어졌을 때를 대비해 안면 보호가 되는 싸이클로 크로스/모터 크로스용 100% 단면 렌즈 고글을 가져갔는데, 탈 때는 빗물 때문에 앞이 안 보여 쓰지 못 하고 거의 헬멧에 올리고 탔다. 복장은 크래시 패즈(Crash pads)인라인용 보호대를 통 넓은 수영/비치웨어 바지 안에 받쳐 입고, 엑스빌(Xvil) 인라인용 무릎 보호대를 차고, 긴 익스트림게릴라 스키 양밀을 신어 피부 노출을 최소로 하였다. 상의는 싸이클로 크로스용 긴 팔 쿨맥스 상의에 로체스 인라인 팔꿈치 보호대를 끼었다. 장갑은 자전거용, 부츠는 이제 연식이 오래 되어 거의 바꿀 때가 된 로시뇰 센서 110을 썼다.
스키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리프트권과 렌탈권을 끊었다. 리프트권은 50,000원에서 50% 특별 할인해 25,000원, 렌탈은 데모 스키 165cm 30,000원. 집에서 옷을 아예 입고 갔기에 무릎 팔꿈치 보호대 차고 부츠 신고 헬멧에 장갑 끼고, 가져간 시나노 길이 조절 알루미늄 폴을 들고 슬로프로 향하였다. 베어스타운은 남양주 천마산 스타힐 스키장처럼 하우스 바로 앞이 슬로프이다. 고작 열댓 걸음 걸어가는데 스키가 참 무겁게 느껴진다.
푸른 산과 잔디가 없다면 겨울과 다름 없는 모습이다. 오른편 상급자 리프트는 안 돌린다.
중상급자 리프트 하나만 돌리고 있다. 내려오다가 사진 오른편 초급자 슬로프로 들어갈수 있게 해 놓았다. 초급 슬로프에는 무빙워크가 있다.
리프트는 가운데 하나만 돌리고 있기에 스키를 신고 거기까지 미끄러져 가려고 했는데, 겨울이었으면 가고도 남았을 스키가 경사가 다하니 멈추어 버린다. 하릴없이 스케이팅으로 리프트 앞까지 가느라 타기도 전에 다리 힘이 빠진다. 하여간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 같이 탄 분이 말하기를 천마산 R라인과 길이는 비슷하다는데 ‘이 리프트가 이리 길었던가?’하는 생각이 든다.
녹음 짙은 산등성이를 오르는 리프트를 타는 기분은 묘하다.
리프트에서 내리니, 왁스 존이라고 표기한 왁스 발라주는 판이 있다. 스키로 지나가란다. 그리고 출발점까지 또 완경사이다. 겨울에는 그냥 서 있으면 내려가는 길이지만 피스랩 판은 그보다 마찰이 심해 가만히 있어서는 안 가고, 폴질을 하거나 스케이팅을 해야 한다. 힘들다. 심박 130.
리프트 내려 첫 번째 왁스 존 지나 정상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여긴 스케이팅을 하거나 폴로 밀고 가야 한다.
정상이다.
정상에도 왁스판이 있고 긴 의자가 두 개 있다. 잠시 앉아 팔다리 근육에 힘이 돌아오고 심박이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내려가기로 하였다.
리프트 같이 타고 올라온 분이 “중간 부분 경사가 약해지는 데가 있는데, 거길 속도 줄이고 가면 멈추어 버리니까 그 전에 가속하고 속도 줄이지 말고 가라.”고 했는데, 그런 거 잘 모르겠고 스키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잘 나간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내려오면서 찍은 동영상을 보자.
(큰 소리 주의) https://youtu.be/ACWU2lrb6T4 스마트폰을 왼손에 들고 팔 뻗어 찍은 건데, 왼쪽을 비추는 걸 보니 공기저항으로 많이 밀렸나 보다.
슬로프 절반쯤 되는 곳에 왁스 판이 두 개 설치되어 있다, 이곳 좀 전이 스키가 멈추는 곳이란다. 여기를 지나 조금 가면 경사가 갑자기 툭 떨어지면서 급해진다.
확대 사진. 의자가 있다. 쉬어 가란 얘기다.
바닥을 보면 이렇고 (철도 레일처럼 열 팽창으로 우그러질 것을 대비해 간격을 두었다.)
아래를 보면 이렇다.
예전에 지산에 워터점프가 있을 때 물 뿌리고 타는 플라스틱 점프대를 타 봐서 그 미끄러지는 느낌을 조금 아는데, 이 피스랩 깔린 중급자 슬로프가 점프대보다 경사가 훨씬 덜한데도 아주 빠르게 느껴진다. 가랑비가 오는 중이라 고글에 빗방울이 맺혀 시야가 안 좋고 처음 타는 거라 속도를 내지 않았는데, 아래까지 눈에서 탈 때보다 더 빠르게 금방 내려왔다.
더 빨리 닿은 이유는 숏턴이 아닌 미디엄-롱턴으로 탔기 때문인데,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로 바닥 적응이 안 되어서이고, 두 번째는 날 먹임이 눈보다 안 되기 때문이었다. 이전 다른 분들 글에서는 눈에서 타는 느낌의 70-80%라고 하는데, 그건 속도감 얘기 같고 날 먹임은 분명 눈만 못 하다. 이미 타 본분들이 데몬급 고수라서 실력과 체력에 큰 차이가 있는 것, 바닥 적응력도 나의 느낌과 다른 이유이겠고, 스키가 올림판(lifter)이 없고 비교적 약한 스키라서 그립력이 약한 것도 이유 같다. 하여간 바닥과 장비에 대한 믿음이 없으니 날을 먹여 카빙을 하지는 못 하고 뒤를 흘려 타는 식으로 타다 보니 그냥 슬로프를 흘러 내려온 꼴이라, 결과적으로 빠르게 내려오게 된 것이다.
두 번을 타니 벌써 힘들다. 콘도 건물 1층 편의점에 가서 점심 대신 햄버거와 음료를 사 먹고 쉬다가 슬로프로 다시 갔다. 이번에는 리프트 앞까지 스키를 들고 갔다. - 타고 가 봐야 잘 안 미끄러지니 경사가 약한 데서는 프리스키로 파크 이용할 때처럼 스키를 들고 다니기를 권한다.
이번엔 날을 좀 먹여 볼까 하고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바깥 어깨도 눌러 주며 미티엄 턴으로 앞에 대회전 기문이 있다고 상상하며 가 봤다.
그러니 좀 낫다. 다음 번에는 턴을 더 줄여 보았다. 숏턴은 힘들다. 날이 잘 안 먹으니 속도 제어가 힘들고, . 폴이 길어서 자세가 높다보니 더 그렇다.
겨울에 맞추어 쓰던 폴인데 길다고 한 건 피스랩 바닥이 폴 팁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단단한 바닥이라 그만큼 길어진 효과 때문이었다. 길이 조절 되는 폴이었는데, 비 오는 날이라 손이 미끄러워 힘들기에 그냥 탔다. 되도록 조절되는 폴을 쓰시기 바란다.
이후 네 시까지 타다 체력이 소진되어 슬로프 아래에서 쉬었다. 아래에는 천막과 앉을 데, 음료 판매장이 있다.
날이 더웠으면 빙수를 사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은 타는 내내 비가 왔다,
매장의 가격표. 카드 당연히 된다.
일부 스키어는 집에서 아이스박스에 먹고 마실 것을 담아 와서 쉬면서 먹는가 보다. 스키하우스의 라커는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스키를 렌탈하지 않고, 피스랩 시즌권을 쓴다면 바로 아래 쉼터에서 장비를 챙기면 될 것 같다.
옆엔 맥주와 여러 가지 먹을 것을 파는 매장이 또 있다. 여긴 피스랩 이용자를 위한 시설이 아니고, 스키장 콘도와 수영장 이용객을 위한 시설이다. 밤 10시까지 여는데, 바비큐는 예약을 해야 한단다.
여기도 치킨세트나 바비큐 이용객을 위한 자리다. 콘도 1박을 한다면 스키 타다 맛난 것도 먹고, 좋을 것 같다. 음주 스키는 안 되겠지만.
시간은 좀 남아 있어서 쉬다가 다시 올라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빗발이 더 굵어질 조짐이 보이고, 몸도 생각보다 더 피곤해서 과감히 접기로 하고 스키하우스로 갔다. 힘든데 억지로 타다가는 다치기 쉽다는 걸 알고 있기에. 오다 보니 비가 거세게 퍼붓는다. 어차피 앞이 안 보여서 못 타고 와야 했을 거, 운이 좋았다.
피스랩 슬로프를 짧은 시간이나마 타 본 소감은 이렇다.
1. 재미 있나?
-재미 있다. 생각보다 무섭다. 보호 장비를 철저하게 하고 긴 옷을 입어야 마음 놓고 탈 수 있을 것이다.
2. 눈 위와 가장 다른 점은?
- 그립력. 다만 내가 탄 날을 비가 오는 날이라서 평소보다 훨씬 잘 미끄러지는 환경이라 가다 저절로 선다는 맑은 날이라면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속도감은 상기했듯 꽤 난다. 평소 올림판이 있고 강한 대회전 경기용(로시뇰 래디컬 X WC 182)을 주로 타기 때문에 전용 스키가 더비가 없는 것이 그립력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스키화 느낌이 다르다. 겨울에 신으라는 거라, 여름에 타니 부드러워서 플렉스가 20은 떨어지는 것 같다. 110짜리로 겨울에 편하게 탈 때에 불편이 없었으나 피스랩에서는 너무 물렀다. 중급자 이상이라면 플렉스 120은 넘는 것을 쓰기를 권한다.
3. 겨울에 도움이 되겠는가?
- 그렇다. 그립력이 약하다 보니 후경이 되면 스키가 제 갈 길을 못 잡고, 전경이 되면 뒤가 너무 흘러 제어가 어렵다.(이는 내가 탄 날이 비가 오는 날이라 미끄러짐이 심해 겁을 먹어 날을 더 세우고 강하게 누르지 못 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다른 스키어들은 나보다 깊은 각으로 타고 있었다.)
즉 중심을 정확히 스키 앞뒤 한 가운데에 두고, 바깥발에 힘을 실어 타지 않으면 제대로 턴이 안 될 것이다. 그러려면 다리와 허리, 하체를 눌러줄 상체 모두 단련이 되어 있어야 할 것이므로, 비시즌에 저절로 운동을 하게 되겠다.
4. 비용은 적절한가?
- 일 년에 한두 번 타러 가는 사람은 별 차이를 모르겠지만 시즌권으로 스키를 타 오던 사람에게는 비싸게 느껴질 부분이다, 리프트도 비싸지만, 렌탈이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일반 스키를 쓰면 바닥이 다 망가진다니 문제고... 헌 스키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다.
나는 금속제 판으로 된 스키보드의 일종인 스키에이트(SKIATE)를 가지고 있다. 이건 아무런 걱정이 없으니, 가져 가 타 보아야겠다.
5. 비 오는 데 타기는 어떤가? 다른 보호 장비는?
- 가랑비 오는 날 강력 추천한다. 비 오는 주말, 자전거나 인라인 못 타게 되면 타러 가시라. 비가 오면 잘 미끄러져서 중간에 멈추는 일 없고, 하나도 안 덥다. 오전에 탄 사람들도 아주 좋았다고 했다. 옷은 어차피 젖는 거, 웨이크보드용 옷이나 래시 가드 입고 타면 된다. 흡습성 발산 좋은 기능성 옷에 통기 되는 고어텍스 우의를 입어도 될 것 같은데, 선택은 자유, 하우스에서 비옷 판단다. 고글이든 스포츠글래스든 비 오면 소용 없다. 안 보인다. 넘어져 얼굴을 바닥에 갈리면 크게 다치므로 스포츠글래스보다는 고글을 쓰거나 턱 보호대가 있는 헬멧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넘어지면 많이 아프단다. 익숙해지기 전까진 엉덩이 보호대 쓰기를 추천한다. 장갑은 자전거용 긴 장갑이면 된다. 나는 손가락 등부분에 프로텍터가 있는 MTB용 긴 장갑을 썼다.
체력 소모는 심한 편이다. 전일권 반일권이 있는데, 전일권 끊어 거의 쉬지 않고 종일 탈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본다.
아래에 야외 매점이 있긴 하지만 먹을 게 종류가 적다. 콘도에 편의점이 있으니 자주 물과 에너지 보충을 하면서 타기 권한다.
맑은 날에 다시 타 보기 전까지는 완전한 후기는 아니다. 나중에 또 가 보고 보강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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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년에 시즌권오로 한 시즌을 탔고, 올해 21년 시즌권도 사 놓았다.
19년 시즌 말에, 피스랩 매장에서 할인을 하기에 내 전용 장비를 샀다. 브랜드는 하트, 길이 170에 반경 16미터쯤 되는 올라운드 모델이다.
길이가 긴 만큼 안정감과 그립력도 좋아 잘 탔는데, 피스랩은 플라스틱 재질이니 날이 눈에 비해 훨씬 빠르게 닳기 때문에 반나절 타면 날을 다이아몬드 파일이나 오일 스톤으로 다듬어 주고 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비 오는 날엔 타기는 좋은데 물방울이 맺혀 앞이 안 보이므로 고글을 쓸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안 쓰면 혹시 넘어졌을 때 얼굴을 보호하지 못 하므로, 렌즈를 쉽게 뗄 수 있는 네베 마그네틱 같은 고글을 렌즈 없이 쓰거나 렌즈가 망가져 못 쓰는 고글을 렌즈 빼고 쓰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스키하우스에 있는 피스랩 매표/장비대여점에 작은 매장이 있어서 전용 장비와 보호 장비를 살 수 있는데, 가끔 스키샵/우벡스 H2의 지원으로 폭탄세일을 하니 이번 시즌 이용할 분은 공지 게시판을 주시하시기 바란다. 나는 작년 여름 바겐세일 때에 가죽 스키장갑을 좋은 값에 득템하였다.
지난 시즌엔 19시즌에 입던 웨이크보드 수영복이 낡아서 하나 더 사서 입고 탔다. 인라인용 힙 보호대는 벗고 입었다. 익숙해지니 넘어질 일은 생각보다 적은 것 같아서. 힙 보호대는 처음 서너 번만 써도 될 것 같다. 다만 면적이 좁은 무릎/팔꿈치는 넘어지면 크게 다치기 때문에 보호대를 계속 쓰는 것을 권한다. 타는 이들을 보면 주로 긴 옷만 입고 팔꿈치 무릎 엉덩이 보호대는 안 하는 듯 하다. 장갑과 헬멧은 필수이므로 모두가 쓰고 있다. 스포츠글래스나 선글라스 쓰는 사람이 많고, 레이서들은 헬멧에 맞는 스키 고글을 많이 쓴다. 매표소 매장서 파는 피스랩용 비옷(브랜드는 파블리스)도 살짝 비싼 편이지만 많이들 입는다.
피스랩에 가면 데몬스트레이터가 육군본부에서 스타 보듯 흔하다. 온통 데몬을 비롯한 네임드 스키 고수들과 그들에게 배우는 강습생들이라 같이 타면 스키가 절로 늘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