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기울어지는 오후 네 시가 넘어서면서부터 뚝방길에 먼지가 인다.
머리에 보퉁이를 이거나, 인생의 등짐을 진 이들의 귀가 행렬이 시작되는 것이다.
무거운 짐은 자식들에게 나누어 줄 옷가지와 함께 나눌 한 끼 끼니거리일지도 모른다.
마다가스카르는 수도를 제외하면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해가 떨어지기 전 귀가를 서두른다. 달빛이 어둠을 은은하게 밝히고,
어둠이 달빛을 그윽하게 밝히는 저녁자리에 둘러앉기 위해서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신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사방이 신화적 공간이다.
과거는 빠르게 현재에 당도해 있고, 현재는 느리게 미래를 향해 가다가 어느 사이 과거와 동행한다.
이 뚝방길을 그들은 조상과 후손과 함께 걷는다. 가난해도 외롭지 않은 이유다.
-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