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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7일 째, 마다가스카르의 모론다바에 다시 오다니 감개무량하다. 모론다바 바오밥 애비뉴로 가는 도중에 트리니티초등학교에 들렀다. 맞은편 들판에서 소들이 풀을 뜯고 아낙네들은 수확한 벼들의 쭉쟁이를 날리고 있는 모습이 평화로웠다.

 

아이들은 알곡을 고르고 있는 어머니 곁에서 놀이에 여념이 없다. 새들을 쫓아다니며 들판을 내달리기도 하고, 바오밥나무에 앉아 있는 새들을 날려보내기도 했다. 논둑에 앉아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며, 천진스런 마음 속으로 풍덩 빠져 한참을 놀았다. 순수한 아이들 표정은 오색 무지개 꿈을 꾸는 어린왕자들 같았다. 마다가스카르의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편안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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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마치 소년이 논둑에서 일하는 엄마에게 달려가며 “학교에 다녀왔어요.”하고 인사하는 것만 같다. 숙소로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했던 감동의 시간이 궁금했다. 새벽이라 인터넷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인터넷에 쉽게 접속되었다. 사진을 선별해서 글을 쓰는 마음이 설렜다. 잠이 오지 않아 추운 로비에 혼자 앉아 글을 올렸다.

 

마다가스카르는 전기와 물이 동시에 끊기기도 한다. 그 날은 새벽 3시부터 전기가 나갔고 물은 끊기지 않았다. 문명은 습관을 쉽게 바꿔 놓는다. 우리 일행은 물만 나와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다가스카르의 대지에 어느덧 가을빛이 내려앉고 있었다. 가을 알곡들이 누렇게 익어가기 전에 나는 다시 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 마다가스카르 트리니티 초등학교 앞 바오밥나무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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