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76 좋아요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마다가스카르에서 10시간 정도 길고 긴 이동 중 남쪽으로 달리다가 피아란초아에서 어린 소녀를 만났다. 나이는 10살이고, 이름이 샨디라고 했다. 소녀에게서는 희미한 미소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노출된 땡볕에 무심한 얼굴에는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소녀는 가족들과 함께 광솔을 팔고 있었다. 표정으로 보아 오랜 시간 좌판을 벌이고 앉아 있었지만 광솔이 전혀 팔리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일행 중 한 사람이 광솔 상태가 매우 좋다며 사기로 해서 차를 멈췄다.

 

 

0H1A0624보정원본-1200.jpg

 

소녀가 광솔 다발을 들고 우리 곁으로 달려왔다. “네 것을 사고, 동생 것도 살 테니 더 가져와라.”고 하니까 소녀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웃을까 말까 묘한 표정이었다. 어서 가서 광솔을 다 가져오라는 내 손짓에 그제서야 소녀는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옆에 있던 동생 역시 웃는 누나를 바라보며 천진스레 함께 웃었다.

 

 

0H1A0641보정원본-1200.jpg

 

 

누구나 행복은 얼굴에 먼저 나타난다. 소녀가 웃을 줄 모르는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소녀의 표정에서 천사의 모습을 보았다. 사실 그 때 산 광솔은 1년을 쓰고도 남을만큼 너무 많은 양이었다. 그 때 광솔을 다 사 버린 사람은 소녀의 안쓰러운 모습을 보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 가족들에게 그 날 하루라도 행복한 저녁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단다. 여행은 마음으로 길을 낸다.

 

마다가스카르 샨디를 위해 기도한다. 늘 그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배달해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 마다가스카르 피아란초아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 [ 글 20 ] 자전거 탄 풍경 - 마다가스카르 file 고성애 2019.07.25 146
31 [ 글 21 ] 이 망할 놈의 개망초 2 file 고성애 2019.07.26 115
30 [ 글 22 ] 마다가스카르의 안타나나리보에 머물다 file 고성애 2019.07.26 76
29 [ 글 23 ] 바나나잎 우산 file 고성애 2019.07.26 76
28 [ 글 24 ] 구름 위의 땅에서 생명이 자라다 file 고성애 2019.07.26 95
27 [ 글 25 ] 계림 노적암 동굴의 '백조의 호수' file 고성애 2019.07.26 97
» [ 글 26 ] 피아란초아의 광솔 파는 오누이 file 고성애 2019.07.26 176
25 [ 글 27 ] 학교에 다녀왔어요. file 고성애 2019.07.28 127
24 [ 글 28 ] 아, 이 눈망울 file 고성애 2019.07.29 142
23 [ 글 29 ] 명품 패션 감각 file 고성애 2019.08.01 77
22 [ 글 30 ] 눈부신 빛 속의 바오밥나무 file 고성애 2019.08.01 89
21 [ 글 31 ] 뚝방길 위의 사람들 2 file 고성애 2019.08.01 75
20 [ 글 32 ] 바오밥 놀이터의 악동들 file 고성애 2019.08.02 157
19 [ 글 33 ] 앗, 누구세요 file 고성애 2019.08.03 157
18 [ 글 34 ] 절규 file 고성애 2019.08.03 192
17 포토에세이집을 냅니다 9 file 고성애 2019.08.10 415
16 34개의 작품 신소연 시인 2019.08.19 101
15 [ 글 35 ] 익숙함은 그리움이다 file 고성애 2019.08.19 124
14 [ 글 36 ] 계림 흥평의 가마우지 낚시 file 고성애 2019.08.19 193
13 포토에세이집 - Since 2019 / 인쇄 최종 감수를 위해 출판단지를 방문하다. file Dr.Spark 2019.09.27 13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