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26 ] 피아란초아의 광솔 파는 오누이
마다가스카르에서 10시간 정도 길고 긴 이동 중 남쪽으로 달리다가 피아란초아에서 어린 소녀를 만났다. 나이는 10살이고, 이름이 샨디라고 했다. 소녀에게서는 희미한 미소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노출된 땡볕에 무심한 얼굴에는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소녀는 가족들과 함께 광솔을 팔고 있었다. 표정으로 보아 오랜 시간 좌판을 벌이고 앉아 있었지만 광솔이 전혀 팔리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일행 중 한 사람이 광솔 상태가 매우 좋다며 사기로 해서 차를 멈췄다.
소녀가 광솔 다발을 들고 우리 곁으로 달려왔다. “네 것을 사고, 동생 것도 살 테니 더 가져와라.”고 하니까 소녀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웃을까 말까 묘한 표정이었다. 어서 가서 광솔을 다 가져오라는 내 손짓에 그제서야 소녀는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옆에 있던 동생 역시 웃는 누나를 바라보며 천진스레 함께 웃었다.
누구나 행복은 얼굴에 먼저 나타난다. 소녀가 웃을 줄 모르는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소녀의 표정에서 천사의 모습을 보았다. 사실 그 때 산 광솔은 1년을 쓰고도 남을만큼 너무 많은 양이었다. 그 때 광솔을 다 사 버린 사람은 소녀의 안쓰러운 모습을 보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 가족들에게 그 날 하루라도 행복한 저녁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단다. 여행은 마음으로 길을 낸다.
마다가스카르 샨디를 위해 기도한다. 늘 그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배달해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 마다가스카르 피아란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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