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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나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 Sony RX100 Mark 4(IV)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s)들은 아주 미련한 사람들이다. 남들보다 좀 더 일찍 신제품을 써보기 위해서 기능도 부실한 제품을 가장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전 애플이나 소니, 혹은 DJI의 제품은 버전 투(II)부터 구입하는 걸 생활화하고 있습니다.”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그 세 회사의 제품들마저도 첫 번째 제품은 시원찮다는 것. 그들은 그걸 통해 자신이 현명한 사용자임을 뻐기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얼리 어답터들의 숭고한 생각과 행동을 미련함으로 치부하는 건 옳지 않다. 결국 버전 II를 기다리는 현명한 분들과 그 외의 대중 사용자들을 위해 그들이 희생하는 것이므로... 이런 얘긴 내가 그 미련한 얼리 어답터에 속한다고 생각하기에 하는 것이다.^^; 그게 자부심이기도 하여...

 

새롭고도 신기한 제품이 출시되면 그걸 사지 못 해 안달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정말 비싸고도 기능이 덜 완성된 제품을 질러놓고 그 제품을 잘 활용하기보다는 그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해 내는 게 더 즐거운 적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또래에 비해서는 아주 많이 앞서 가는 얼리 어답터이긴 하지만 젊은 그들에 비해서는 내 열정이 많이 죽어있다. 이젠 어쩔 수 없이 현명함을 빙자한(?) 2선 주자 중의 하나가 되어 가는 느낌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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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ny RX100 Mark IV(4) / 지금 이 기종은 Mark VI(6)까지 출시되어 있다.

 

전에도 이 소니 RX100 하이엔드 디카(디지털 카메라)에 관한 글을 두 번 쓴 적이 있었다. 5,472x3,648 픽셀(2천만 화소)의 좋은 똑딱이 디카. 본격적인 DSLR을 제외하고는 화질과 기능, 그리고 휴대성을 따질 때 아직도 유일한 선택이 될 수 있는 디카이다. 난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기 위하여, 그리고 스키, 인라인 스케이팅, 혹은 자전거 운동을 즐기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남기기 위하여 이 카메라를 사용한다. 내가 말하는 휴대성이란 이들 스포츠를 하면서 스키복 재킷이나 인라인 및 자전거 져지(jersey) 뒷주머니에 넣고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나 무게를 의미한다. 물론 이보다 더 작아서 휴대성이 극대화된 디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용인할 수 있는, DSLR과 동일하지는 않아도 최대한 그에 근접한 화질을 가진 디카로 선택을 좁히면 그 때 선택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이 소니의 RX100 기종이란 것이다.(사실 자전거나 인라인 져지에 휴대하기엔 부피나 무게가 좀 크지만 화질과 휴대성이라는 두 변인을 두고 생각할 때 더 나은 제품은 - 아직도 -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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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디카는 몇 년 사용을 하다보니 닳고 닳았다. 렌즈 덮개가 긁혀서 상처가 나 있고, 모서리가 긁혀있고, SONY란 로고 위엔 뭔가 덕지덕지 발라져 있다.(Eye level 전자식 뷰파인더가 있는 곳인데...)

 

RX100의 버전 1을 선택한 이후 지금까지 버전 6까지 나왔는데 난 그 중에서 RX100 Version I, III, 그리고 IV(4)의 세 개를 구입했다.(이 놈의 디카가 요즘 싼 DSLR 중급기 정도에 필적할 만큼 비싼데도...) 이런 사실에 대해 듣는 분들은 두 가지 의문을 가질 것이다. 하난 “왜 같은 제품을 세 개나 구입했는가?”이고, 두 번째는 “지금 가진 IV 이후에 V(5)와 VI(6) 두 가지가 더 나왔는데 왜 IV에 머물러 있는가?”일 것이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같은 걸 또 구입할 수밖에 없을 만큼 제품이 만족스럽고 다른 선택을 할 제품이 없어서...”라고... 그리고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세 가지의 답이 가능할 듯하다. “RX100은 내구성이 강하다 보니 고장도 없고, V는 업그레이드가 되었지만 그 혁신의 정도가 약하고, VI는 망원 계열이 200mm로 대폭 강화되었지만 대신에 RX100의 특징인 Zeiss 렌즈의 F1.8 조리개가 사라졌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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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편 상단의 전자식 뷰 파인더는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고정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한 번 수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에 자주 안 쓰는 것이라 뷰 파인더의 헤드 부분을 떼어 내고 거길 에폭시로 본딩을 해버렸다.

 

내가 사용하던 RX100 v. I은 자전거 져지 뒷주머니에서 여름철 장마비를 맞아 익사하셨고, v. III는 자전거에서 낙차했을 때 그리고 사진 찍다 실수로 떨어뜨렸을 때 경통과 바디가 긁히기도 했으나 기능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V가 나왔을 때 그걸 구입한 것은 성능이 약간 개선되었기에 그 기능을 활용한다는 것과 v. III가 몇 번 떨어뜨려 언제 고장날 지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통한 합리화 때문이었다.(너무 고장이 안 나서 그것만 쓰게 되니 질리는 면도 있었고...ㅋ) 어쨌거나 v. III를 v. IV와 함께 두고 쓰려니 후자만 쓰게 되지 전자는 전혀 쓸 일이 없게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그 당시에 멀쩡하게 작동하는 v. III를 보면 죄의식 같은 게 생겨서 그걸 누굴 줘버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우리집 꼬마 예린이 엄마가 하이엔드 디카가 필요하다기에 주었다.(그건 지금껏 아무 문제 없이 사용되고 있음.) v. V(5)는 기존제품처럼 조리개가 F1.8이나 획기적인 발전적 변화가 없고, v. VI는 망원계열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이나 F1.8이 아니란 점에서 망설인다는 것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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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즈 덮개 날개에 난 스크래치도 있지만 그 아래 날개가 접혀 들어가는 곳의 플라스틱은 깊이 긁혀있다.(날개가 잘 안 접혀 들어가는 문제가 생겨서 상하의 그 부위를 칼로 깎아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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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가만 보면 이 두 가지 이유를 통해서 내 자신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젠 내가 더 이상 얼리 어답터로서의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 이젠 기존 것에 만족하여 그게 망가지기 전까지는 더 이상 새로운 제품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v. V가 구입 욕망을 불러일으킬 만한 발전이 없는 모델이라고 등한시 했다면 v. VI는 기존의 특징을 희생하긴 했지만 획기적인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게 F1.8의 조리개 때문이라면 현재 v. IV를 가지고 있으니 그 문제는 그걸로 해결하고, v. VI에서 망원 계열의 장점을 누려볼 수 있는데 말이다.

 

하여간... 이 놈의 RX100은 화질 좋고, 기능 좋고, 내구성도 좋다. 내가 상기한 조건들을 만족하는 디카로 이보다 더 나은 것이 나와주면 좋겠는데 왜 당사 소니건 다른 회사들이건 그런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 하고 있을까? 그런 제품이 나오면 당장 갈아타겠는데...

 

다행히 요즘 내가 사용하고 있는 v. IV가 가끔 속을 썩이고 있다.^^ "제발 고장 좀 나달라!" 그간의 간절한 기도가 응답을 받은 것인지...^^; 어떨 때는 Review 버튼을 비롯한 모든 기능 키들이 작동을 않고 단지 셔터와 On/Off 스위치만 작동을 한다.(물론 이 경우에도 디카를 켜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 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다 왠지 모르게 또 그 버튼들이 살아난다.-_- 이 문제 때문에 예린 엄마에게 주었던(평소에 휴대폰 위주로 쓰다보니 그걸 자주 안 쓴다고 하기에...) v. III를 회수해 왔다. 그리고 오늘 갑자기 ‘혹 RX100 v. IV의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그간 업데이트 된 게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소니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2년전에 업데이트된 version 2 업그레이드 파일이 있다. 내 카메라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버전을 보니 v. 1.3이다. 그래서 그걸 업그레이드했다. 그랬더니 그간의 이상한 button freezing 현상이 싹 사라져 버렸다.-_- 시원섭섭이었다. 속썩이던 게 사라지니 시원했지만, 그 고장을 빌미로 새 RX100 v. VI를 사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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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해서 디카의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봤다. 이게 파일 출시일인 2017년 3월 30일이었는데 업데이트를 안 하다가 버튼 freezing 등의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해 본 것인데, 결국 문제는 해결되었다.^^ 고장나라고 기도한 보람도 없이...ㅜ.ㅜ 참고: https://www.sony.co.kr/electronics/support/compact-cameras-dsc-rx-series/dsc-rx100m4/downloads/Y1001278

 

어쨌건 이제 내가 얼리 어답터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은 틀린 걸로 치부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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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왕지사 업그레이드하는 길에 Mark III의 시스템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했다. 뭐가 좋아져도 좋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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