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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2970 댓글 2

오랜만에 스키화를 샀다.  살로몬 스키 테스트 이벤트에 당첨되어 아머 스포츠로 스키를 받으러 갔다 오는 길에 거기서 멀지 않은 몬타나스포츠에 간 것이다. 스키를 산 이유는 신던 부츠 중 프리스키용인 로시뇰 플렉스90 짜리가 수명이 다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갈라지거나 어디 망가진 데는 없지만, 제조일로부터 이제 십 년쯤 되었기 때문에 더 쓸 수가 없어서다 . 그리고 다른 이유도 하나 더 있는데...

 

새로 산 스키화는 로시뇰 트랙(Track) 플렉스 인덱스 130 이다.  이 스키 부츠의 원래 용도는 하이크 (hike) 겸용, 즉 스키를 타고 평지나 오르막길을 걸어서(hike-up)  다니는 것이다. 

이런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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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https://goo.gl/images/1jqRGg

 

 

 사진마다 아래에 설명을 붙이고, 짧은 사용 후기는 끝에 붙이겠다. 

사진은 전부 LG G6 스마트폰, 자체 내장 어플로 HDR모드로 찍은 것이다.  조명은 몇 장 빼곤 가정용 천장 LED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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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앞에서 보기에는 평범하다. 테크니카 부츠의 상징인 강렬한 오렌지색을 연상하게 하는 오렌지 색인데, 그에 비하면 좀 더 순한(?)색이다. 한라봉 귤 같은 색이라고 할까.  

 

20190118_225649_HDR.jpg

스트랩이 좀 넓지만 특이한 건 아니다. 버클도 보통 부츠와 다름이 없고, 장딴지 굵기에 따라 육각 렌치를 써서 버클 걸쇠 위치를 쉽게 옮길수 있다. 나는 인라인 스케이팅을 해서 장딴지 둘레가 45cm로 매우 굵은 편인데, 이 부츠는 통이 넓게 나와서 버클을 옮기지 않고도 맨 끝에 버클을 걸수 있었다. 위 사진은 버클을 옮긴 후에 찍은 것이다. 맨 위 사진에는 빈 구망이 하나 보이고, 이 사진에서는 맨 끝에 걸쇠를 붙여서 빈 구멍이 두 개 보인다.  - 참고로 육각 렌치는  안 들어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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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 내피 소재를 얘기하는 문구인가 보다. 가게에 물어보니 전체 열 성형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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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면도 평범하다. 바깥쪽에 축에만 캔팅 조정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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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뒷면은 다른 것이 붙어 있다. 노란 색 "강화 지지"라고 쓴 스트랩을 끼우는 금속판은 다른 스키회ㅏ에도 비슷한 게 붙은것이 있어 별로 특이한 것이 아니지만, HIKE 라고 쓴 금속 지렛대가 있고, 하얀 띠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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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렇게 들어가 있어서 뒤꿈치에 힘을 주면 부츠 윗부분이 아래쪽에 힘을 전달하고 스키까지 힘이 이어지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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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를 당기면 지렛대 관절 아래쪽 부위기 잠김에서 풀리고, 부츠 혀에  힘을 주어 누르면 지렛대 축 아래부분이 튀어나온다. 이 상태에서는 부츠가 뒤로 더 꺾일수 있기 때문에 발을 앞으로 내밀 수가 있다. 그러면 바닥에 씰(seal)을 붙여서 앞으로는 가지만 뒤로는 안 미끄러지게 만든 하이크용 스키를 쓰는 데 편하다. 예전에 초중급자용 스키에서 흔히 보던 ski-walk 전환 스위치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 "비슷한"이라고 한 이유는, 스위치 모양은 달라도 대부분 같은 원리지만 구조가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다. 초중급자용 스키에 붙은 스키 워크 스위치는 세게 타다 보면 풀려서 워킹 상태로 되는 일도 있었는데, 이건 구조상 지렛대를 젖히지 않으면 저절로 하이크 모드가 될 수가 없고, 하이크 상태로 놓아도 아래에 튀어나온 부분을 손으로 누르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다만 이 기능은 그런 스키를 신고 평지나 오르막길을 다니는 환경이 없는 (정확히 얘기하자면 그런 오프 피스테 스킹을 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탈 데나 타는 사람이 매우 적은)우리 나라에서는 필요가 없다. 그래서 스키화를 신고 걸어다녀야 할 때에 써 봤는데, 부츠가 더 바로 설수 있으니 걷기는  한결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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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걸다니는 스키잉에서는 때로 스키를 벗어 들고 걸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눈이나 얼음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바닥에 등산화처럼 미끄럼 방지 패턴을 넣어 놓았나 보다. 전에 쓰던 프리스키용 스키화도 앞뒷굽에는 이런 패턴이 들어가 있긴 했는데, 이건 그 두 배는 많고 깊다. 

- 19년 10월에 파우더/산악 스키 전문가 정우찬 프로에게 왜 바닥이 이렇냐고 물어 보니 걸어다닐 때 미끄러지지 말라고 해 놓은 거 맞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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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가운데 부분까지 다른 재질을 붙이고, 패턴을 넣어 놓았다. 검은 징 네 개는 금속제이고, 이중 사출로 되어 있는 구부러진 검은 띠는 연두색 바닥재보다 단단한데, 기능이 뭐냐고 물으니 가게에서도 모른단다. 뭐 험한 데 걸어다닐 일은 없으니 알 필요도 없겠어서 더 안 물어 봤다. 

잘 보면 루마니아산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그래서 조금 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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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이 쓰여 있고, 플렉스 130임을 표시하고 있다. 모델명 참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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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 뒤축에 사양이 적혀 있다. 첫 줄은 플렉스, 다음은 라스트(족형) 폭, 다음 두 줄은 내피(라이너)의 기능과 재질 이야기다. 맨 아래 줄은 발 끝부분에 보온 소재를 썼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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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 면 전체 모습. hike 지렛대를 올려 놓은 상태다. 다시 내릴 때는 정강이로 부츠 혀를 눌러 주고, 튀어 나온 아래 검은 부분을 눌러  접어 넣어야 지렛대를 내릴 수 있다. 내피 커프 바깥쪽 검은 부분이 얼룩져 보이는 건 조명 난반사나 닳은 게 아니고, 원래 그런 무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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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매트릭스 - 다른 라인의 부츠에도 쓰인 문구다. 로시뇰에서 센서 문구가 들어간 부츠  시리즈가 나온지도 꽤 되었다. 새롭거나 특별한 기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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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팅 조절 부위 확대. 아직은 별 문제가 없어서 그냥 조정 안 하고 쓰고 있다.  버클도 평범한데, 끝 귀퉁이가 조금 들려 있어서 장갑 끼고 풀기 편하다. 그래도 그 라인에서는 상위 모델이라 그런지 미세 조정은 버클 네 개 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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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라스트가 104mm 라는 것이 이 부츠를 고른 이유이다. 내 발은 실측이 247-250mm(양 발이 다르다) 폭 110mm라서 맞는 부츠 찾기가 어려웠다. 특히 플렉스 120 이상으로 높은 부츠 중 라스트 폭이 좁은 경기용 라인은 그대로 신을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이거 사면서 폐기하는 부츠 말고 내가 쓰는 다른 부츠는 센서2 앨리아스인데, 그건 플렉스가 110이고 경기용이 아니다.(데모급 스키에 맞는 부츠)  사실 이 부츠 실 때, 가게에서 플렉스 130 짜리 경기용 라인를 포함한 네 회사 네 모델을 먼저 신어 보았고, 모두 신고 있어 보니 맞지 않아서 포기했다. 플렉스 130에 라스트 100으로 나와서 발 넓은 이에게 희소식이라는 로시뇰 경기용 히어로 130도 신고 있으니 발이 저려서 포기한 모델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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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앞부분에 들어간다는 신소재에 대한 설명이다, 신어 보니 어제 용평에서 영하 12-7도에서 탈 때도 발 안 시리고 좋았다. 원리는 알수 없는데, 하여간 보온 효과가 있다. 잠깐 타는 경기용보다는 장시간 걸어야 하는 스킹에 맞는 기능일 것이다. 

 

 

20190118_230629_HDR.jpg

그림도 있는데, 이걸 봐도 무슨 원리인지 알수는 없었다.  아래 로고를 보면 다른 회사 기술을 사 온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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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스키화 사던 날(19년 1월 18일) 바로 천마산 스타힐로 가서 야간 2시간쯤 타고 벗어 놓고 찍은 사진이다. 안감도 복실복실하게 털이 있고, 텅도 두터운 편이다. 그 덕분인지 보온이 잘 되었다. 다만 두터운 안감은 그만큼 힘을 먹기 때문에 감각이 둔해진다는 단점이 있어 예민한 스킹, 즉각적 반응을 원하는 스키어에겐 문제가 된다. 가끔 레이싱이나 기술 대회에 나가기도 하지만 나는 원래 스키보더이던 펀스키어, 레저 스키어이니 감각이 조금 둔해져도 별 상관 없고, 두터운 안감도 점차 길이 들면서 나아질 것이며 열 성형을 하여 길이 드는 걸 좀 더 앞당길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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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발바닥을 안정시켜주는 맞춤 깔창을 안 할수는 없어서 해 넣었다. 기존 스키화에 쓰던 것이 있지만 그것도 오래 된 거라 같이 버리기로 하고, 가게에서 마침 들여놓은지 얼마 안 되었다는 LENZ의 맞춤 기계를 이용해  그 중 단단하다는 FM 100.01로 했다. (반선생 님의 게시물 참조 바람. 실은 그 게시물 보고 지름신 부름 받아 구입한 거다. ^^)

 

구입 당일 야간에 두 시간, 이후 그 주말과 주니어 레이싱 대회 있던 날 오전 스타힐 천마산, 이번 주 용평에서 이것으로 스키를 탔다. 용평에서는 9시부터 3시 반까지 점심 한 시간 빼고는 거의 쉬지 않고 버클 한 번도 안 풀고 스키를 탔다. 천마산에서는 스키 자세가 좋아졌다는 얘길 들었다.  레이싱용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전에 신던 90, 110 짜리보다는 훨씬 단단하기 때문에 스키를 누르는 데 도움이 많이 된 모양이다. (사용하는 스키는 10년 쯤 된 로시뇰 Radical  X FIS 181cm -21m, 바인딩은 로시뇰 턴테이블 DIN 8-18에 금속제 플레이트가 붙은 대회전용 양판 월드컵 스키이다.)   

  오렌지 색상도 작년부터 입고 있는 WATTS 스키복과 깔맞춤이 잘 되어 좋고, 무엇보다 발이 편해서  좋다. 부츠 자체도 가벼운 편이고, 보온이 잘 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 하겠다.  

 

구글로 찾아 보니 Track라인은 플렉스 70부터 130까지, 남자용 여자용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건 스키장 바깥에서 흔히 타는 북미나 유럽 얘기고 국내에는 어떤 모델이 들어와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협찬을 받거나 특정 브랜드 홍보를 하는 입장도 아니고, 구입한 가게와는 어떤 이해 관계도 없이 제 돈 주고 사고, 그저 가게가 믿을만해서 오래 찾고 있는 소비자니 그런 건 몰라도 그만이다.) 오랜만에 신상으로 부츠를 샀고, 신어 보니 좋아서 그냥 정보 공유하기 위해 쓴 글이다. 참, 가격은 상급자용 부츠라서 결코 싸지는 않은데, 그래도 타사의 플렉스 130짜리 레이싱 라인 부츠보다는 조금 싼 편이다. 참고로 곧 올릴 살로몬 S/Race SLShot 회전용 스키 시승기도 전부 이 부츠를 신고 탔다.

 

 

------------------------------------------- 19940/일월여신 . 

♥ 이 글을 추천한 회원 ♥
  냉동왕자     강호선     베리큐  
  • ?
    강호선 2019.02.11 18:33

    글 잘 봤습니다. 자세히 써주셔서 아주 도움이 됐습니다.제가 좋아하는 컬러라 그런지 더 예뻐보이네요 ㅎ

  • ?
    냉동왕자 2019.11.25 22:29
    지난 주말에 부츠가 사망해서 급하게 구입한(사실 발모양이 남들과 다르다는것도 부츠사러기서 알았음.) 모델과 유사하네요.. 저는 플렉스가 더 있는 Track110 샀습니다.
    이해하지 못했던 기능이나 문구들을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다시 보니 이해가 잘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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