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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자전거를 타고 섬진강에 다녀왔습니다.
섬진강길이 처음은 아니고, 전에도 자동차와 모터싸이클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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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는 벚꽃과 진달래가 피기 시작한 3월 말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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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는 신록이 짙어져가고 있는 5월 말이었죠. 하동에서 화개장터까지 비 쫄딱 맞았던 기억.ㅋ



자전거로도 한 번 가보려고 마음먹고 있다가 드디어 실행에 옮겼습니다. 10월 말이 여행 최적기이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제서야 가게 됐는데 나뭇잎이 많이 떨어진, 조금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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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5시 41분에 집에서 동서울터미널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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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나 이른 시간에도 자전거와 보행자들이 보입니다. 참 부지런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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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0 차표를 삽니다. 동서울에서 전주까지 2시간 50분이 걸린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3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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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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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는 줄 알았는데 경부고속도로로 가더군요. 양재까지 많이 막힙니다. 사진은 한남대교 위에서.


버스 안에서 1시간 정도 자고 나니 정안휴게소에 정차합니다. 호두과자 1봉다리(8알)와 음료수를 하나 샀는데 이게 오늘 저녁 전까지의 메인 디쉬가 될지는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ㅋ



섬진강 자전거길의 북쪽 출발점인 섬진강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전북 임실군 강진면입니다.

전주에서 강진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갈아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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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외터미널의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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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 10분 정도 걸렸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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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적인 시골버스입니다. 임실, 강진, 순창으로 가는 명색이 시외버스인데 아는 얼굴들이 많은가 봅니다. 다들 안부인사하며 화기애애합니다.  버스 화물칸은 사이즈가 작아서 자전거 앞바퀴를 빼야 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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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 10분이 걸려 강진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정이 넘치는 고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아담한 모습입니다.


어느쪽으로 가야 섬진강자전거길인지 몰라 몇 번 길을 물어 봅니다. 그런데 시골답지 않게 전혀 정이 넘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다들 무지 퉁명스럽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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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km 정도 떨어진 섬진강댐 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행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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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길 여러 곳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고 또 잔차길을 알리는 파란 라인이 그려져 있어 편안히 라이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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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에 김용택 시인의 사저가 보입니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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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면에 보이는 기와집은 복원된 생가이고 양옆의 멋진 양옥이 시인이 거주하는 살림집인가 봅니다. 골목엔 렉서스도 한 대 서있고.ㅋ


저는 시인이 돌아가신 분인 줄 알았는데 생존해있는 분인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살아있는 분의 생가를 복원하고 탐방하는 게 본인으로서는 대단히 큰 영광이리라고 생각됩니다. 흔치 않은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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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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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문과 안내문의 사진에는 서재의 편액이 관란헌(觀瀾軒)으로 되어있으나 지금은 "회문재" 바뀌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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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글로 돌아간다는 다짐인지...?


시인은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해지셨다고 합니다. 시인의 작품을 찾아보다가 "가을입니다."라는 시가 가슴에 들어와 소개합니다.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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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길가의 안내판.


강의 굽이굽이에 여러 개의 이름을 붙여놨습니다.

시인의 강, 노을의 강, 별의 강, 소리의 강 등등...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이 취약한 건 관광자원보다는 스토리 텔링이 약하다는 말을 합니다.  이런 컨텐츠가 많이 만들어져야겠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별거겠습니까? 다 이야기 만들기 나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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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자 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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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 있는 오리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얘들이 꽁지가 빠지게 도망갑니다. 나쁜사람 아닌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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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점에서 30km 정도까지는 이렇게 좁고 아담한 강줄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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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현수교를 건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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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군목이란 곳을 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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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가장 마음에 드는 풍경입니다.


지난 주말이 내장산 단풍의 절정이었답니다. 이곳이 위도는 같지만 고도가 더 낮으니 단풍이 좀 남아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잎사귀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나름의 맛과 멋이 있습니다. 어쩌면 더욱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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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군목 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15km 오는데 거의 2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오늘 90km를 가려고 하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해떨어지기 전에 숙소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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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페달질해 가는 중에 길가에 커더란 배롱나무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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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 너머로는 구암정이라는 현판이 보입니다. 가 봐야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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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에 서원으로 지어졌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서원이 헐리고 호가 구암이라는 선비의 후손과 제자들이 그자리에 구암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사진은 못 찍었으나 정자에서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 풍경이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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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롱나무 꽃이 필 무렵이면 참 좋겠습니다. 좀 덥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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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줄어드는 남은 거리가 힘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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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감성돋는 글과 그림입니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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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km 쯤 오면 섬진강길과 영산강자전거길의 갈림길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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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측으로 ㄱ가감가며면면 ㅇ여영영ㅅ사산산ㄱ가강강ㄱ기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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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으로 가면 섬진강길. 저는 좌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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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가터널을 지나면 인증센터와 휴게소 그리고 식당이 나옵니다.


바뜨...


휴게소 문을 닫았습니다.

점심을 먹으려고 했던, 참게매운탕이 맛있다는 향가산장은 점심 영업이 끝났답니다.


휴게소에서 사서 먹다남은 호두과자 4알을 꺼내 먹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가져온 초코바도 1개 먹고.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도 안 먹고 나왔는데 저녁 전까지 먹은 유일한 식사대용식입니다.

그런데도 그리 배가 고프지는 않았습니다. 대단한 연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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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메타세콰이어길이 보입니다. 영산강길에도 멋진 길이 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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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탄정에 도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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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그랬듯, 정자 앞에는 멋진 풍경이 평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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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점점 기울어집니다. 시간이 촉박해서 페달을 좀 밟을라치면 또 멋진 풍경이 펼쳐져 페달질을 멈추곤 합니다.

골프 금언에 "샷은 신중히, 이동은 신속히."라는 말이 있습니다. 멋진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매번 서기는 하지만 이동은 좀 서두릅니다. 거의 빛의 속도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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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길 참 좋아합니다.


집사람이 전에 문화센터에서 사주오행 강좌를 듣는데 저는 물(水)에 해당한답니다. 물을 한 곳에 가둬두면 썩듯이, 이런 사람은 가두어두면 몸에 병이 생기므로 여러 곳으로 떠돌아 다니게 하는 게 본인에게 좋다고 합니다. 저의 유랑벽은 타고났나 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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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바닥에 동물발자국이 보입니다. 양생 중인 콘크리트길에 잘못 들어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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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자국은 한참을 이어집니다. 얼마나 당황스럽고 끈적거렸을지... 이 친구 조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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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이정표도 보입니다.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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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에 파란 싹이 돋았습니다. 보리는 아니고 잡초같지도 않은데 신기합니다. 남들은 다들 잎사귀를 거두고 겨울 준비를 하는데 얘는 이제서야 싹을 틔우다니요. 참으로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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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런 작물도 있더군요. 알싸한 냄새가 나서 뚱딴지인가 했지만 뚱딴지가 이렇게 곧게 자라지는 않는데... 약 2미터 정도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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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아시는 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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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70km 달려오니 두가헌이 보입니다. 섬진강길에서 전통차로 유명한 곳이고, 여기서 차 한 잔을 마시고 갈 예정이었으나 이미 5시가 되어가고 있어서 그냥 지나칩니다. 참 아쉬웠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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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찻집 바로 앞의 개천이 두가천인 걸로 봐서 상호를 여기서 차용했나 봅니다.


거의 빛의 속도로 달려 다행히 해지기 전에 구례군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90km를 달렸습니다.


길가에 아주머니 3명이 서있길래 괜찮은 모텔을 여쭤보니 "또또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하십니다.

이왕이면 음식점도 알려달라고 하니 "강변 맛집"을 추천하십니다.


먼저 식당에 가서 1인분 주문 가능여부를 확인합니다.

식당 사장님이 숙소 정했냐길래 아직 안 정했다고 하니 역시 "또또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합니다.


가까운 곳이라서 가봤습니다.

여사장님이 반겨주십니다. 오늘 손님이 없으니 혼자 방 하나를 쓰랍니다. 1박에 2만 원.


사실 게스트하우스는 처음입니다.

낯을 가리는 편이 아니라서 같이 얘기하는 게 불편하지는 않겠지만 한 방에서 여러 명이 자는 건 좀 꺼려졌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여행도 좀 다니려고 하면 게스트하우스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이리로 온 건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넓은 방에서 혼자 자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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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인용입니다. 앞의 문은 샤워 부쓰가 완비된 공용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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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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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커가 제공되고, 수건 2장과 헤어 드라이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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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워 부쓰에는 비누, 샴푸, 바디 클렌저가 구비되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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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면대에는 치약도 있습니다. 즉, 있을 건 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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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용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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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식사용 컵라면, 씨리얼, 토스트가 무료 제공됩니다. 커피도 있고. 대단한 써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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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리대도 사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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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간 분들은 칭찬일색입니다.


샤워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갑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강변 맛집"을 추천합니다.

아까 강변맛집에서는 여기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했는데...

두 분이 협업하나 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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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코다리조림을 시켜먹는데 무지 맛있나 봅니다. 근데 혼자 먹기엔 너무 많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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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하 사장님이 추천한 짜글이입니다.

김치와 돼지고기, 버섯류가 주재료이고 국물이 자작자작한, 두루치기와 찌개의 중간 정도입니다. 오늘 첫 식사니 맛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폭풍흡입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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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또 게스트하우스.


숫소에 돌아와 간단히 짐정리 후, 아침 6:30 알람 맞춰놓고 10시 경에 잠듭니다.


To be continued...^^


 Comment '8'
  • profile
    조영길 2018.11.22 13:20

    최구연 선생님. 

     

    요즘은 게스트하우스의 주력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그 성향(?)이 많이 달라지나 봅니다. (파티위주, 트래킹분들 위주, 액티비티 위주, 연령별 위주, 술 위주등)

     

    다 같은 게스트하우스겠거니 생각했다가 파티위주인 곳에 갔다가... 봉변을 당하고 왕따가 된 적이 있어서...

     

    뭐가 주력인지에 따라서,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이 주최하는 행사들도 많으니 참고하세요~

     

  • profile
    최구연 2018.11.22 14:27
    그렇군요.
    요즘은 게스트하우스도 이벤트를 잘 해야한다던데 그런 거였군요.
    파티나 술판이 메인이면 저도 왕따될 듯...ㅋ
  • profile
    한상률 2018.11.22 16:24

    홀로 자전거 여행, 부럽습니다.

    물이 있는 사진을 보니 낚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취미가 더해지니 보는 게 달라졌네요.  ^^;

  • profile
    최구연 2018.11.23 22:45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낚시인들이 쏘가리 잡으러 구례에 많이 온다더군요.
    하동(광양) 부근엔 은어 낚시하는 사람들도 보이고요.
  • profile
    문종현 2018.11.23 23:05
    남도 섬진강변을 구름에달가듯이 늦가을볕아래 유유자적 다녀오셨네요..
    늦가을 솔로 라이딩 이 무척 외로워 보이지만 한편으론 자유로운 라이딩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다음편 기대 하겠습니다... ^^
  • profile
    최구연 2018.11.24 23:08
    시인같으셔요.^^
  • profile

    위에서 이름이 궁금했던 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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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이름찾기 앱, 모야모에 질문. 한 분이 아로니아 같다고 합니다.
    네이버에서 아로니아농장 검색하여 물어보니, 맞답니다.

     

    이런 열매가 열리는.

     

    2269991.jpg

     

  • profile

    나도 이 글 읽고 모야모에 질문을 했었는데...ㅋ

    KakaoTalk_20181202_185128949.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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