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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애의 Naver 블로그 "디카로 그리다", 캐시미어 코리아 블로그, 캐시미어 코리아 쇼핑몰

이것은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올리는 사진입니다. 처음 마다가스카르에 가서 놀라웠던 것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그것도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맨발로 걸어 다니는 모습이었어요. 그것이 잔디밭이 아닌 일반 길거리와 소똥과 개똥들이 즐비하고, 오물들이 흐르는 오염된 길거리에서도 맨발인 채 였습니다.

 

이 사진 상에서는 어른들은 거의 신발을 신었는데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은 맨발입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파상풍으로 귀한 목숨을 잃는 것이 비일비재하다고 들었어요. 선교사 님들이 신발 수천켤레를 배로 실어와 나누어 주었지만, 2천만 인구의 절반 가량이 맨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수치이지요.

 

그에 비하면 우리는 넘치도록 풍요롭게 살아가는 셈이에요. 마다가스카르에 다녀오면 사람이 되어서 돌아오곤 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지요. 마다가스카르에 갈 때는 내 트렁크 하나 외에 다른 트렁크 하나에 여러 가지 옷가지며 물품들을 한 가득 실어 갑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발견해 적시에 나누어주는 것, 그것은 가슴 뭉클한 일이었어요.

 

2017. 11. 9.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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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에 대해 어떤 분이 글 하나를 올려 주셨어요.

 

"저는 가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해요.

그들에게 신발을 신기고 문명을 전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그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우리가 매스컴 상에서 자주 보는 현금(달러) 및 현물 제공 등의 긴급구호 원조활동은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고, 근본적 해결책이 되어줄 수는 없다는 데 동의합니다. 우물 파주기 운동이나 매트리스 보내기, 신발 신기기 프로젝트 같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프리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60년간 2조 원 이상의 원조 기금이 투입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대부분의 아프리카인들이 여전히 몇 달러에도 미치지 못 하는 돈으로 하루를 살아야 하는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여기에는 셀 수도 없는 많은 이유들이 존재하겠지만, 한둘을 들어보면 그 나라의 사회 구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올바른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가난한 나라 위정자들의 부패가 생각보다 심각하여, 원조 기금 등이 공직에 있는 관리나 정치가들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 나라 지도층에서 원조를 받아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학교를 세우는 것인데, 그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도로포장,·전기,·수도시설 등 기본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고,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공장 등의 일터가 없으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뭔가 일의 순서가 뒤바뀌어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또 하나를 예로 들자면 마을에 우물을 하나 파준다고 할 때도 어느 날 국제자원봉사 단체 같은데서 갑자기 방문해서 우물 하나를 파주고 철수해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지요. 마을 사람들 스스로가 그 우물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려면 거기에 자기들의 의견을 내고, 돌멩이 하나라도 보태게 해 줘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생색만 내는 것인데요. 그러니 하나의 우물이 절실하던 때와는 달리 수 많은 우물들이 마을 사람들의 관심 밖의 일이 되어버리고 쓸모없는 우물터가 하나 더 생긴 셈이 되어버리고, 실제로 그 우물들은 쓸 모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고 합니다.

지난해 4월 한국을 방문해 우리와 시간을 함께 했던 에티오피아 한별학교 직원이신 제게예 씨는 이렇게 말했어요. "에티오피아인들이 구호품을 얻어 먹고 살다 보니 일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아요. 사실 공장도 장사를 할 수 없어요. 공짜로 나눠주는 구호품이 있는데 누가 돈을 주고 물건을 사겠어요. 공장도 다 망하는 거지요. 그래서 더 가난해지는 것 같아요. 이제는 구호품을 주지 말고 일자리를 주면 좋겠어요. 우리 힘으로 살 수 있도록 산업을 일으켜주면 좋겠어요."

우리가 할 일은 그들에게 가난을 이겨 낼 방법을 알려주고, 그 나라가 자급자족 경제를 스스로 이루어나가도록 돕는 것일 겁니다. 굶어 죽을 만큼 가난한 사람들에겐 먹을 걸 우선적으로 쥐어줘야 하고, 그 위기에서 조금 넘어 선 사람들에겐 정부에서 일할 기회와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마땅하겠지요. 그들에게 신발을 주는 일은 어차피 글로벌화한 이 세계에서 국제적인 접촉은 불가피한 일이고, 이런 문명화된 세상에서 신발을 못 신어 파상풍으로 죽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니 그 비극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라도 신발은 안 신킬 수가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미 발아된 비극에 대한 책임을 우리들이 져야하는 것이지요. 역사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에티오피아 한 지역에서 한별학교 교장 선생님이 시범 실시를 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들었어요. 노동력이 있고 성실한 사람들에게 염소나 양,·혹은 송아지를 사주고 그것을 키워 팔아오도록 하는 것이었답니다. 그런 캠페인의 결과로 결국 송아지를 큰 소로 키워서 송아지 두 마리로 늘여 놓았다고 해요. 아주 바람직한 예이지요. 이런 사례들이 하나 둘 늘어나다 보면 에티오피아나 마다가스카르도 달라지겠지요. 언제나 변화의 바람은 이런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되니까요. 이것은 인도의 마이크로 은행이 이룩한 성과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노력들, 그런 풀뿌리운동(grassroot movement)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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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 2018.08.21 15:46

    20 년 넘게 아프리카 케냐에서 미국인 남편과 선교사로 살고 있는 제 오랜 친구가

    있는데 지금은 잠시 한국에서 대학교수로 재직 하고 있는 중 입니다. 그러나 집은 여전히 케냐인데

    스스럼없이 찾아와 생활비 요구하고 자녀 학비 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언젠가 부터 스스로 자립을 할 수 있게 양계장을 세우고 양돈장을 만들었는데 단순한

    도움보다는 그것이 그들에게 보다나은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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