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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05/13)은 스키어이자 골퍼인 이 사이트 회원들의 골프 모임인 스파크골프클럽(SGC)에서 2018년 봄 정기 모임을 가진 날입니다. 저와 집사람은 골프를 안 치기 때문에 오후 한 시부터 시작되는 오찬 및 시상식에만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에 그 시각에 맞춰서 경부고속도로를 가는 건 무지 힘든 일이지요. 길이 꽤 막힐 테니까요.^^ 제가 길 막히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그건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가는 걸 귀찮아할 집사람이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다른 핑계 거리를 마련해야 했지요. 그건 요즘 "신미식 사진 공방"의 집중 촬영 과제 중 하나를 위해 집사람에게 안성에 좋은 사진 촬영 꺼리가 있다고 둘러대는 것.^^ 최근 촬영 과제가 "한옥"입니다. 그래서 집사람은 몇 번 한옥 고택을 촬영하러 가기도 했고, 저도 한 번 동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찾아낸 것이 멋진 한옥이 있는 세 곳입니다. 바로 안성의 유명한 정무공 오정방 고택, 덕봉서원, 그리고 안성 향교입니다.

 

아래는 그 세 군데 장소에서 촬영을 한 후에 참가했던 스파크골프클럽 관련 게시물입니다. 

스파크골프 2018 봄 정모 빈돌오픈 - 오찬 및 시상

오정방 고택과 덕봉서원은 다행히 둘 다 안성군 양성면 덕봉리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덕봉서원이 보였지만, 우린 먼저 오정방 고택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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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은 덕봉리 표석인데, 그 왼편에 "안성정무공오정방고택" 표지판이 보입니다.

 

덕봉리는 우리 말로 "덕뫼"라 불렸던 모양입니다. 그 둘이 함께 쓰여있네요. 덕뫼라면 "덕산"이란 의미이니 "덕봉"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뫼는 산이고, 봉은 산의 봉우리를 의미하니까요. 

 

동네로 들어가다 보니 얼마 안 가서 오른편 언덕 위에 멋진 한옥이 보입니다. 앞에 조경도 잘 되어 있고, 한옥도 멋져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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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게 오정방 고택인가?'하는 생각으로 차를 세웠습니다. 아래쪽엔 축사인 듯한 건물이 보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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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한옥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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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을 향해 걸어가려니 왼편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꽃, 붓꽃이 저를 반깁니다.^^ 그리고 저 앞 오른편에 이 한옥을 관리하는 것 같은 분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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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를 나누니 이 댁의 주인장이셨습니다. 오세국 선생님입니다. 오늘 저 팻말을 세우려한다고 하십니다. 

 

알고보니 이 집은 해주 이 씨 집성촌인 이 덕봉리에서 태어나신 오 선생님께서 13년 전에 지으신 한옥이라 합니다. 새로 지었으나 자재는 허문 고택에서 나온 것입니다. 한옥은 허물 때 각 자재에 일련번호를 매기고 그걸 토대로 나중에 재조립하면 전과 동일한 형태의 한옥이 지어지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그 집은 새 집이면서도 고택의 풍모를 지니게 됩니다. 역사를 간직한 채로 재건축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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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에 "어머님의 숨결"이란 팻말도 오늘 세우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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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곁으로 가니 한옥이 세워진 기반이 언덕이 아니라 현대식 시멘트 건물입니다.^^; 왠지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 약간 실망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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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 다듬이돌이 저렇게 많이 쌓여있는지요? 조경할 때 사용키 위하여 구해 놓으신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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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에 사용된 소나무들은 새 봄을 맞아 순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곧 송화가 돋아날 것이고, 송홧가루가 바람에 날리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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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만 봐서는 언덕 위에 세워진 한옥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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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 쪽에서 본 한옥의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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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각도에서 이 한옥을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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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도 여기저기 다니며 한옥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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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한옥은 운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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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국 선생님의 사모님이신 유인해 여사의 친절한 안내로 집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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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량문이 천장에 적혀있습니다. 2005년에 지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엔 "용"이라 쓰여있고, 아래엔 "구"(거북)라 쓰여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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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분이 이곳에서만 사시는 것이 아니고 현재 경영하는 건재상이 있는 곳의 주택과 이곳을 번갈아 사용하며 관리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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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겨운 흑백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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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 조명은 신구가 조화된 멋진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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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해 여사께서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이 해주 오씨 집성촌의 상징인 종중 건물들이라 합니다. 그곳에 오정방 고택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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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팻말은 입구 쪽으로 옮겨져 있더군요. 아주 친절한 부부이셨습니다.

 

안성정무공오정방고택(安城貞武公吳定邦古宅)

 

가다 보니 "백련정"이란 정자가 보입니다. 흰 연꽃을 의미하는 정자입니다. 정자 뒤로는 백련이 피었음직한 연못도 살짝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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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련정에서 조금 올라간 곳에 다른 연지(연꽃이 있는 연못)가 하나 더 보입니다. 그 뒤로 나무에 가린 집이 보이는데, 그게 오정방 고택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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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세우고 걸어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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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 끝까지 가면 넓은 마당이 나옵니다. 그리고 크지만 그 크기가 압도적이지는 않은 고택이 하나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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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방 고택을 알리는 표석과 안내판이 오른편에 서 있군요. /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덕봉길 66(덕봉리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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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경기문화재연구원의 홈페이지(출처는 "경기문화재총람") 자료입니다.

 

"안성정무공오정방고택(安城貞武公吳定邦古宅)은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75호로 소재지는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덕봉길 66(덕봉리 246번지)이다.

이 고택은 해주 오씨 충정공 등 명현을 배출한 유서깊은 곳으로 사랑과 안채를 한 몸으로 지으면서도 내외를 구별하는 방식이 독특하고 세부 치목 수법 등이 우수한 조선 중기의 가옥이다.
1510년(조선 중종 5년)에 덕봉리 252번지에 세워졌다가 1650년(조선 효종 원년)에 현재 위치로 이건되었다고 전하는데, 현존하는 건물은 문간채, 안채 겸 사랑채, 사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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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판 아래에 그려진 집 모양에서 빨간색 글씨가 안내판의 현위치를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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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호(집이름)는 퇴전당(退全堂)이군요. 근데 이 퇴전당은 조선 중기에 병조판서까지 지낸 오정방(1552-1625)의 호입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사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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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508년(1510년 지음)이 된 집이다. 아쉽게도 문이 잠겨있어서 담 너머로 내부를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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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채에서 왼편 위쪽으로 올라가 담 너머의 집 내부를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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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랑채가 없고, 사랑방을 감싸는 외곽 담이 없는 건 5세기가 넘는 동안에 소실된 것이라 합니다.(원래는 덕봉리 252번지에 세워졌으나 1650년에 현재의 자리로 이전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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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 역시 사랑채에서 오른편으로 계속 돌아 담 위로 내부를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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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와의 이끼가 고택의 풍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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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도 낮은 담장 위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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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 앞의 저 길쭉한 나무가 뭘까?' 잠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정방 고택의 오른편엔 양철 지붕의 집 하나가 있었습니다. 담도 없는 시골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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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저 집에 살고 계신 90세의 이유분 할머니입니다. 이 분이 제가 뭘 좀 알 것처럼 보였는지 질문을 하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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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질문은 저도 궁금했던 그 나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 나무 이름이 뭔지 아시우?"하는 질문. 근데 제가 그걸 모릅니다. 일단 모른다고 답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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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무의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어 꽃이름을 알려주는 "모야모"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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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 지 3분만에 그게 벽오동이라고 답이 달립니다.^^ 그래서 그걸 알려드리니 아주 고마워하십니다. 벽오동을 잊지 마시라고 유튜브에서 김도향의 노래 "벽오동"( https://www.youtube.com/watch?v=YA2aGd5yf7Q )을 찾아 들려드렸습니다.^^ 아주 즐거워 하십니다. 그리고 집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하셔서 따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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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이 집도 한옥인데 오래 전에 지붕 개량을 한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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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에 들어가 보니 이런 정겨운 한옥이더군요.^^

 

오정방 고택 바로 앞의 해주 오씨 정무공파 재실(종중회관 같은 것)로 갔습니다. 그 규모가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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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실이 있는 곳은 내가 흐르고 있었고, 그 위에 석재의 운치있는 아치형 다리가 놓여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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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실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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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주오씨정무공파종중의 재실로 들어가는 "봉선문"입니다. 오른편엔 경모재건립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2010년에 세워졌다고 뒤에 쓰여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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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실은 문이 잠겨있어서 들어가 보지 못 했고, 역시 담장 위로 안쪽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규모가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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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문각이라 쓰여있습니다. 문을 숭상하는 오씨 집안에서 세운 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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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성벽을 쌓은 것 같은 축대. 그 아래 꽃양귀비가 피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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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실 말고도 여러 채의 한옥들이 있었는데, 다 잠겨 있어서 밖에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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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 너머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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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실 쪽에서 바라다본 오정방 고택입니다. 

 

이제 오정방 고택과 해주오씨 종중(정무공파)의 재실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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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에 보니 "큰 우물"이라 쓴 정말 큰 우물이 보이더군요.^^

 

안성 덕봉리의 해주 오씨 집성촌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고택이 잘 보존되어 있고, 엄청난 규모의 종중 재실이 있고, 아직도 해주 오씨들이 그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전통을 고수해 나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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