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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키장 정보란: [1], [2], 해외 스키장 정보: [1], [2], 김도형의 미국 스킹 후기, 클럽메드 야불리 원정 후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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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든든히 배를 채우고 스키장으로 향했다. 어제보단 많이 흐린 날씨. 오늘부터 밤까지 눈이 온다고 한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중에 리프트 옆자리에 앉은 여성 스키어 둘이 오늘은 Greely bowl로 가자고 한다.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눈이 온 지 3,4일이 되어서 파우더가 많이 무너졌기에 좀 더 깊은 Greely bowl 같은 곳으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슬로프 맵만 봐서는 어떻게 가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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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스키어들을 따라가니 lemming line으로 하이크업을 한다. 아내가 스키를 타면서 정말정말 하기 싫다고 하는 것이 스키를 짊어지고 걸어올라가는 것인데, 이곳의 슬로프가 너무 좋아서인지 자기도 가고 싶다고 한다. 불쌍한 것......푹푹꺼지는 눈을 밟고 경사가 심한 슬로프를 스키를 맨 채로 걸어올라가는 것은 상상외로 체력소모가 크다. 배낭이 스키를 묶을 수 있게 되어있다면 조금 나을테지만 우리는 허리가 부실한 부부라서 작은 러닝용 배낭에 간단한 물품만 넣어서 다닌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끈으로 스키를 묶는 스키캐리어를 가지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에 스키를 묶어서 크로스로 매는 방법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스키를 짊어지는 것 보다는 훨씬 나았으나 움직일수록 조금씩 흘러내리는 통에 번거로움이 있었다. 다행히 Lemming line 은 많이 걸어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다. 잠깐의 고생 끝에 긴 횡단코스가 나온다. 점점 안개가 짙어져 시야가 좋지 않은 곳에서 제한된 횡활강은 체력을 좀 소모했지만 이내 North bowl 상단부로 이어졌다. 이 곳이 Sweet spo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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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North bowl로 들어가는 루트를 정리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Ripper 체어리프트지역만 타려면 평이하게 Ripper connector 슬로프를 타면 바로 체어리프트 승차장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위쪽의 bowl지역을 타려면 원블랙이나 더블블랙슬로프를 통해 들어가야 한다.

보통 더블블랙은 난이도가 높을뿐더러 그날그날의 눈상태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지라 단 3개의 원블랙 슬로프를 통해 진입하는 곳을 알아두면 좋다.

먼저 가장 진입하기 쉬운곳은 Meet the neighbors. 다수가 이용하고, 입구도 넓으면서 힘써서 걸어오르거나 열심히 폴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Lemming line을 따라 횡으로 활강하다가, 나무를 만나면 적당히 내려가면서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레 만나게 된다.

나머지 2개는 스키를 벗고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Sweet spot은 Lemming line을 따라 약간 걸어올라가서 한참 횡으로 진행하면 만나게 된다. 입구 자체의 난이도만 따지면 제일 쉬운 곳으로, 자연스럽게 North bowl상단으로 진입한다. 여기서 내려가지 말고 계속 횡으로 진행하면 Greely bowl로 갈 수 있다.

마지막 Drop in 은 난이도가 제일 높은 곳으로, Stoke체어리프트에서 내려 Subpeak까지 걸어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Subpeak는 레벨스톡 스키장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길이가 아주 길지는 않지만 아주 짧지도 않다. 문제는 경사도가 상당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지라 앞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옆으로 피해서 쉴 곳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눈이 온 뒤에는 발이 푹푹 빠지기 때문에 체력이 좋지 않으면 정말정말 힘들다. 오죽하면 중간중간에 살짝 쉴 수 있는 곳에는 여지없이 소변자국이 있을까. 농담이 아니고 정말인데, 옆에서는 사람들이 줄지어 올라가고 있는데 눈치보고 피할 상황이 아닌지라 많은 사람들이 당당히 소변을 본다.

어쨌든 이 Subpeak에 올라가면 선택권이 주어진다. 정상에서 바로 Drop in을 통해 North bowl로 진입하거나, 동쪽으로 약간 진행하여 Jalapeno 상단의 Upper South bowl로 내려가거나 (길이는 가장 짧지만 이쪽에 비교적 파우더가 많이 남아있다.) 능선을 따라 동쪽으로 약간 내려간 뒤에 다시 걸어올라가 Upper South bowl의 동쪽 끝부분을 타거나, North bowl쪽으로 방향을 바꿔 Powder assault 등의 더블블랙코스를 통해 North bowl을 타거나 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쪽의 더블블랙은 암벽이나 바위는 비교적 적고 급경사와 어려운 진입만 있는 편이다. 하지만 스키장의 끝부분이라 물러설 곳이 없다는 압박감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길 주저하고 있는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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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Sweet spot을 지나 멀리 보이는 Greely bowl로 향했다. 안개가 심한 편이었지만 아래쪽으로 조금씩 내려올수록 안개도 옅어지기 시작했다. 최대한 끝에 붙어서 진행했기에 스키바운더리 팻말을 보며 계속 내려왔다. 중간에는 아무도 밟지않은 파우더가 구석에 남아있기도 했고, 모험심 있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참고 절벽에서 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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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 뛴 저 사람은 속도가 붙어서 내 앞까지 와서 넘어졌는데, 일어나면서 나를 보고 “우와앙!! 무서워서 지릴뻔했네!!” 라고 하더라.

중간중간에 휘슬러의 Glacier bowl을 연상시키는 지형도 있었고, 엄청난 풍광에 감탄하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내려왔고, 점점 숲이 울창해졌다. 앞서간 사람들의 자국이 있어서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경사가 점점 심해지면서 나무가 점점 야생으로 변해가는 통에 체력을 꽤 소모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정설된 사면이 나오고 바로 Ripper 체어리프트 승차장이 나타났다.

바로 이런 게 이 스키장의 매력이다. 재미있는 코스의 끝에 리프트 승차장이 있다. 그야말로 놀이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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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점심시간이 가까워졌다. Last spike를 타고 Revelation lodge까지 가야했으므로 서둘러 출발했다. 눈은 점점 굵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안에서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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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번의 실수를 딛고 자신 있게 주문했다. 프라임 립 버거에 구운양파와 베이컨 체다치즈 추가요! 구운 양파는 기본적으로 들어있으니 베이컨과 치즈만 추가한단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양파는 들어있었다. 지친 몸을 충전하기 위해 열심히 버거와 스프를 먹었다. 참 맛있다. 기본적으로 캐나다에서 고기요리는 중간이상은 하는 듯 하다.

 

눈이 점점 굵어지고 시야가 좋지 않다. 내일은 캣스킹이 예정되어있는데 괜찮으려나 걱정을 했다. 오후에는 남쪽사면을 타기로 했다. 다시 곤돌라를 타고 오르는 도중에 서양사람들끼리 인사하며 얘기를 한다. 피곤하기도 하고 그냥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자기가 내일 캣스킹 예약했는데 눈이와서 정말 좋다고 한다. ‘설마 다른 회사 캣스킹이겠지.’ 우리가 예약한 Great northern cat ski란다. ‘엄마나. 내일 만날 것 같은데 이제 와서 눈을 뜨고 인사하기는 틀렸는데....’ 고글을 방패삼아 눈을 빼꼼히 떠보니 맞은편의 아내도 흠칫한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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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시야가 좋지 않아서 안전한 사면으로 천천히 내려왔다. 이미 마쳐야할 시간.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차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다. 트렁크에 솔과 성에제거용 끌이 들어있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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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저녁식사를 위해 나섰다. 우리는 가능하면 그 지역 맥주집에 한 번은 가려 하는데, 그 지역의 특산 생맥주를 먹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여러 유명한 맥주집 중에서 Craft bierhaus로 정했다. 이곳은 아니나 다를까 사람이 꽉 차 있었고 아주 흥겨운 분위기. 몇 군데에 달려있는 TV에선 동계올림픽 소식이 나온다. 식사메뉴는 Mac & Cheese. 단순한 마카로니 치즈였다면 심심했을 테지만, 여러 가지 토핑이 되어 있어 한 끼 식사와 안주 둘 다 만족시킨다. 나는 또디야 칩과 구아카몰, 소고기등이 올려진 South bowl 마카로니치즈를 주문했다. 아내는 샐러드를 주문해서 같이 먹었다. 상당한 수준의 맛이다. 작은 마트용 마카로니가 아닌 홈메이드 숏 파스타다. 리가토니를 잘게 자른 것에 가깝다. 면도 적당히 너무 무르지 않게 잘 익어있고 토핑도 균형있다.

생맥주는 약 2-30가지가 있었는데 무거운 흑맥주나 밀맥주, 씁쓸한 IPA를 제외하고 2번 Feather light 를 주문했다. 한 모금 마셔보니 눈이 번쩍! 이렇게 생생한 맥주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맛이 있다. 약간의 풀향과 홉향이 섞여서 느껴지다가 과일향이 다시 들어온 다음. 그 두가지가 섞여있는채로 풍성하고 가볍고 정말로 길게 그 향이 이어진다. 한 모금 마시고 거의 10여초 넘게 그대로 향이 이어지는 느낌이다. 아내도 반 모금을 살짝 먹어보고는 눈을 번쩍 뜬다. 맥주가 맛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는 사람인데, 운전만 아니면 많이 먹고 싶단다. 하지만 어떡하리 오늘의 운전자는 너란다.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세워높은 차에는 눈이 수북이 쌓여있고 길에도 눈이 수북이 쌓여있다. 내일은 그야말로 결전의 날. 캣스킹의 날이다. 기대반 걱정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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