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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찬의 스키 오디세이] 구름 타듯 '두둥실'.. 춤을 추세요.

 

 

 

⑬ 스키어의 꿈 '파우더 스킹'

   

     기사원문 : http://v.media.daum.net/v/20180223054102796

                                                                                                                  20180223054101035krxc.jpg

파우더 스킹.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칼럼에서 세계적인 흐름으로 떠오른 ‘백컨트리 스킹’을 언급했다. 필자는 지난 달 초와 이달 초 각각 일본 홋카이도와

제주 한라산으로 백컨트리 스키 원정을 다녀왔다.

해발 1950m의 한라산은 금강산·지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삼신산의 하나이다. ‘한라’라는 이름에서 ‘한’(漢)은 은하수를, ‘라’(拏)는 붙잡는다는 의미를 지니므로

산의 정상에 서면 은하수를 붙잡는 높은 산이라는 뜻이다.

 

한라산 스키 등반을 기획한 것은 그곳이 남한 최고봉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스키에 적절한 많은 눈이 내리는 지역이어서다.

다행히 이번 스키 원정 기간에 폭설경보가 내릴 정도로 눈이 쌓여 산의 입구인 관음사 코스 주차장에서부터 스키를 이용해 산을 오를 수 있었다.

반면 폭설 때문에 한라산 전체가 통제돼 정상까진 오르지 못하고 용진각 대피소까지만 오를 수 있었다.

이틀 새 70㎝에 이르는 엄청난 눈이 내렸다. 목적지였던 백록담까진 오르지 못하고 삼각봉 대피소부터 스키로 다운힐해 관음사 입구 주차장까지 파우더 스킹을 즐겼다.

 

◆파우더 스킹 장비

 

세계적인 스키장의 스키숍은 카빙 스키보다는 올마운틴 스키가 진열장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스키는 예전의 젓가락같이 생긴

컨벤셔널 스키에서 모래시계 모양의 카빙 스키로, 그리고 파우더에 용이한 올마운틴 스키와 팻 스키로 진화를 거듭했다.

일본 니세코만 해도 과거 호주의 스키어들이 파우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해 며칠씩 파우더가 남아 있곤 했다. 하지만 최근 파우더 스키로

무장한 스키어들이 어디든 헤집고 다닌 탓에 프레시 파우더는 반나절이면 사라진다. 이처럼 장비의 진화로 파우더 스킹은 전문가의 전유물에서 벗어났고 적절한 장비와 기술을 갖춘다면 누구나 쉽게 접하는 스킹이 됐다.

 

그렇다면 어떠한 장비를 갖춰야 할까. 가장 먼저 기존의 카빙 스키가 아닌 올마운틴 스키를 시도해보자.

스키의 허리(스키 부츠 아래 부분) 넓이가 85~100㎜ 정도면 카빙 스키에 비해 가벼워 파우더에서 스키타기에 월등히 유리하다.

올마운틴 스키에 익숙해져 좀 더 깊은 파우더를 즐기고 싶다면 허리 넓이가 100~120㎜인 파우더 스키를 시도해보자.

이후 본인의 취향에 맞는 넓이와 길이를 선택하면 된다.

 

스키복도 방한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알파인 스키복보다는 방풍·방수·발수 기능에 최적화된 아웃도어 의류가 적격이다.

정설 사면에서의 스킹에 비해 파우더에서의 스킹은 체력소모가 매우 크다. 기존 스키복을 입으면 체온이 올라가 온몸이 땀에 젖게 된다.

등산을 할 때처럼 아웃도어 의류를 입어야 하는 이유다. 또 간편한 배낭에 행동식(에너지바와 음료)과 여벌옷을 챙겨 가는 것이 좋다.

더울 땐 내의를 벗어 배낭에 넣고, 체온이 식으면 다시 꺼내 입어야 한다. 해외 스키장에서한국에서 보던 스키복보다 이런 아웃도어 의류를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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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에서 파우더 스킹을 하는 정우찬 프로. /사진=김민욱

 

◆파우더 스킹의 전제와 기본기술

 

기본적인 장비가 준비됐다면 파우더를 타기 위한 기본 기술을 익혀야 한다. 파우더를 타기 위해선 두 가지 기본적인 전제가 필요하다.

패러렐 스킹과 리트미컬한 숏턴이 그것이다. 물론 숏턴을 하지 않아도 완만한 경사의 파우더는 탈 수 있다. 다만 조금만 경사가

급해지거나 장애물이 많아지면 속도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파우더 스킹 기술에 도전해 보자. 첫째, 파우더의 저항을 고려한 중경 자세다. 많은 스키어들이 ‘파우더에선 후경으로

타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기에만 그렇게 보일 뿐이지 고수들은 여전히 중경의 밸런스를 유지한다.

눈이 스키와 스키어의 진행을 가로막기 때문에 그에 대응해 적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물론 처음엔 약간 후경 자세에서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눈의 깊이와 설질을 파악한 뒤엔 적절한 중경의 자세를 취한다.

 

둘째, 양발 하중 기술이다. 일반적인 스킹과는 달리 파우더에선 양발에 하중을 실어야 한다. 파우더에 체중을 실어 밟으면 마치 늪에 빠지듯 들어가기에 한쪽 발에 체중을 실으면 체중이 실린 발만 빠진다. 반면 체중이 실리지 않은 발은 눈 위에 그대로 있게 돼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넘어진다.

따라서 양발에 적절하게 체중을 실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셋째, 리바운드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이는 마치 토끼가 깡충깡충 뛰는 움직임과 비슷해 ‘버니 합’(Bunny Hop)이라고도 부른다.

두 발에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스키를 누르면 스키는 파우더 속으로 가라앉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스키가 다시 떠오르려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스키가 떠오르려는 순간을 기다려 그 힘을 이용해 부드럽게 파우더를 헤치고 나오면 턴을 하기가 용이해진다. 스키 고수가 구름을 타듯이 둥둥 떠서 파우더를 타고 내려오는 영상을 본다면 그 움직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리듬을 주도하는 ‘폴 플랜팅’(Pole Planting)이다. 파우더에선 균형을 안정되게 유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럴 때 적극적으로

폴 플랜팅이 리듬을 주도해야 한다. 스키의 리바운드를 이용하려면 리듬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리듬을 놓치지 않도록 잡아주는 것이 폴 플랜팅이다.

특히 깊은 파우더에선 팔을 높이 들어 눈속에 파묻힌 폴을 들어올려 주는 동작이 필요하다.

마치 춤추는 동작과 비슷하게 보인다. 또한 파우더 전용 바스켓이 필요하다.

스키 폴의 끝에 달린 바스켓은 폴이 눈속 깊이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 파우더 바스켓은 일반 바스켓의 세배 이상 커 깊은 눈에도 잘 빠지지 않는다.

 

물론 위에 언급한 네가지 기술 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기술들은 스키 전반에 필요한 것고 이 네가지 기술은 파우더 스킹의 필수 기술이다.

한국의 스키장에서 바라보는 스키의 세계는 대단히 좁다. 그것이 좋다거나 나쁜 것이라는 가치 판단의 영역은 아니다. 

그 세계는 나름의 재미와 깊이가 있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하고 넓은 스키의 세상이 있다는 점도 알면 좋겠다.

스키의 세계는 무한히 넓기 때문이다.

 

 

20180223054101409mipe.jpg

정우찬 프로(스키칼럼니스트, CSIA 레벨4)

 

☞ 본 기사는 <머니S> 제528호(2018년 2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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