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데모 데이 (Mega Demo Day)
후기 쓰다 날려서 사진 위주로...
오늘은 어디로 갈까 출발 후 20분 운전하는 동안 고민하다 결국 데모 데이 행사하는 라운드탑에 가기로 했다. 그냥 데모도 아니고 자그마치 메가 데모 데이 (Mega Demo Day)라고 공지 뜬 걸 잊고 있다가 아침에 생각난게 다행이다.
8시 40분 도착하니 주차장은 만차에 가까왔으나 다행히 데모 텐트 앞에 빈 자리 발견해서 잽싸게 주차했다. 이 좋은 자리가 왜 비어있었는지는 미스테리다.
제일 비싸보이는 (?) Stockli
일단 먹을 거리를 cubby에 보관하러 휴게소(2층은 식당, 아래층은 선반 -cubby-가 있는 보관소/locker 겸 커피숍. cubby는 무료, locker는 유료) 에 들어간 김에 사진 한 장. 음식 따뜻하게 해 먹으라고 이 cubby는 칸칸마다 뒤에 전원을 설치해 뒀다. 신라면 박스도 봤다, 오후에는.
오늘의 첫 번째 데모 - Stockli Laser SL 165. 실력이 미천하여 리뷰는 생략하나, 순전히 주관적으로 턴 잘 되고, 조작성 좋고, 게다가 롱턴마저 안정적이었다. 회전 스키가 이래도 되나 싶다. 오래 전에 Dynastar 월드컵 회전스키 탔다가 온 슬로프를 방방 뛰어다닌 적 있어서 좀 겁이 났었는데, 내 실력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셋업해 주시는 분이 내 부츠 (Apex XP) 보더니 이 부츠로는 제대로 drive하기 어려울 거라고 얘기했는데, 말마따나 내가 제대로 눌러주지 못해서 리바운드가 강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지만, 아뭏든 난 대만족이었고 환상적인 스킹이었다.
Stockli는 2년마다 모델 체인지라서 이번 시즌 상품이 다음 시즌까지 간다고 한다.
두번째 - Salomon S Max 175 Sons of Blast / Edge Amplifier. 다음 시즌 모델. 사이드월에 Edge Amplifier라고 프린트되어 있고, 바인딩 양 옆에 화제의 amplifier 구조물이 확연하다. 턴이 빨리 들어가고 가볍고 부드러운 건 좋은데 롱턴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떨렸다. 오늘 설질로는 에지 그립력 따지기는 어려웠고.
세번째 - Volkl Racetiger SL 165. 재미나게 탔고, Stockli와 비견할 만하지만, Stockli 승. 왜인지는 설명할 능력이 안 되서 패스. 한가지 엄청 주관적인 면을 보자면 Stockli가 더 묵직한 느낌 (무게가 아니라 성격이)에 롱턴에서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랄까.
네 번째 - Stockli LASER GS 180. 오늘 가장 마음에 든 스키. 조그만 범프는 그냥 뚫고지나가는 느낌 (실제로 그런 건 아니고). 막히지 않고 물 흐르듯이 가는 듯. 180이라 뒤가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기우였고 왠만한 실수는 그냥 용서가 되더라. 이 스키 타고 나니 장비빨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됐다.
막간에 지역 주니어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대회. 이 경기는 알파인보드에 하드쉘 부츠 신고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애들이라서 그런지 보통 부츠 신고 타는 애들이 더 많았다.
메가인지는 모르겠으나 꽤 많은 브랜드가 모였다. 하나씩만 탔으면 모든 브랜드 시승할 수 있었겠으나 Stockli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게다가 담당자 할아버지가 사람이 너무 좋아서 , 다른 제품들은 기회가 오지를 않았다. ICELNATIC이라는 처음 보는 브랜드가 눈에 띈다.
스토클리 아저씨가 내 마음에 들을 거라고 강력 추천한 Laser CX Turtle Shell Racing 170. 거북이 등껍질 문양 비슷하게 스키 내부 금속판이 갈라지기 때문에 비틀림 (tortion)이 쉽게 되고 따라서 회전이 용이하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회전과 대회전 겸용인데 약간 회전 쪽이라고. 듣고 보니 내 Atomic Redster X9과 유사하다고 했더니 동급이라고 한다. X9도 아주 좋은 스키라는 말도 함께. 타 보니 아주 재미 있는 (fun) 스키다. 리바운드 통통 주면서 탈 수도, 죽이고도 탈 수 있었다. 그런데 5 cm 차이 때문인지 안정성은 X9 175에 비하면 좀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Stockly Laser AX 175, 올마운틴이다. 복수의 패트롤이 이걸 타보고 엄청 좋아하던데 내 느낌은 좋은 스키다, 라는 정도. 내가 가지고 있는 16년 된 K2 Axis XP와 비슷하다. 그런데 스토클리 할아버지 말로는 이 스키는 이미 딜러에도 재고가 없단다. 역시 아직도 미국은 올마운틴이 대세다.
파장 직전이다.
Atomic Redster X9 175. 데모 스키 열심히 타느라 정작 내 스키는 두 시간만 탔다. Atomic 텐트에도 갔었는데 X9은 녹색으로 그래픽이 바뀌었다. 내부는 그대로라고. G9 타보고 싶었는데 갈 때마다 나가고 없어서 결국 기회를 잡지 못했다.
데모 행사가 끝나자마자 날이 흐려졌다.
순식간에 거짓말 보태서 거의 화이트아웃.
새로 내린 눈위에서 타는 연습할 기회가 많지 않고, 또 눈위에 떠다니는 느낌이 좋아서 조금 더 타려다가 돌아가는 길이 걱정되서 하산하기로 했다. 일주일동안 이어진 봄날씨 때문에 바위, 흙바닥이던 숲 속이 그새 눈으로 덮혔다.
주차장까지 스킹이 가능하다. Apex 부츠를 섀시와 분리하는 가장 쉬운 방법. 섀시는 바인딩에 체결할 상태에서 버클 풀고 부츠 먼저 뺀 다음에 섀시를 바인딩에서 탈착한다. 섀시와 부츠를 다 신고 있다가 부츠를 분리하려면 조금 번거롭다.
차는 이미 눈에 쌓였다. 원래 혼자 스키타러 갈 때는 기름값 아끼려고 작은 차 운전하지만, 오늘은 눈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SUV를 몰고 오기 잘했다.
그러나, 나만 준비 잘 한다고 다 잘 풀리는 건 아니다. 길 옆으로 미끄러져 오도 가도 못 하는 차들이 길을 막는다.
0.5마일 지나는 데 한시간 소요됐다. 집까지 3시간. 보통 1시간 30분 거리다.
무사히 집에 오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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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시승소감 잘 보았읍니다.
우리네 같은 초보는 사실 자세하게 전문적인 용어로 시승소감을 보면
이해하기가 어렵고 사실 그런 걸 느끼지도 못 하는데
그저 잘 타진다 잘 돌아간다 이런 게 편하게 받아들여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