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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애의 Naver 블로그 "디카로 그리다", 캐시미어 코리아 블로그, 캐시미어 코리아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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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에 서초 백일장에 대한 소식을 접했어요. 서초전국백일장이라고 해서 전국 규모의 백일장이었지요.

제목이 "사진"과 "소금"이 주어졌는데 저는 친근한 "사진"에 대해서 글을 썼어요. 쓸 말이 좀 많아서 였어요.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돌

아와 문자 하나가 날아왔는데 제가 상을 받게 되었으니 시상식에 참석을 하라는 내용이었지요. 1, 2, 3등은 아니지만 일반부 장려상을 탄 것이었죠.

 

참 세상 살다가 이런 일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년말에 제가 운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812명 중 25인에 뽑혀서 사진전시회까지 열

어주시는 것도 과분한 일인데 말이지요. 1등 상금이 100만 원이고, 2등이 50만 원이나 되었는데 이런 규모는 드문 일이었다는군요. 글

좀 쓴다 하는 문예창작과나 국문과생들도 대거 참여했다고 하는 곳에서 장려상을 받고 상금까지 받게 되다니요.

 

아무튼 기분은 아주 좋습니다.

 

내용 한 번 보실까요?(물론 백일장엔 글만 냈고, 아래의 사진들은 그 글에 제가 아프리카에서 찍은 사진들을 덧붙인 것입니다.)

 

 

사진

작은 봉사로 얻은 행복

 

서초전국백일장

성인부

고성애

 

내 마음에 가득한 욕심을 어떻게 비워낼 수 있을까.

 

지난 오월 아프리카의 오지 마다가스카르에 다녀온 후 욕심은 행복지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취미로 배운 사진으로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갔지만 그들을 촬영하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마다가스카르는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가 있는 곳으로 늘 여행을 꿈꾸던 곳이었다. 나의 스승이신 신미식 선생님께서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간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따라나섰다. 그는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결혼도 하지 않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기쁨으로 산다.

 

그는 발이 닿는 곳마다 정을 심어놓는다. 2013년부터 마다가스카르에 다섯 개 도서관을 세우겠다는 마음을 먹고 실천하는 중이다. 이번 여행도 도서관을 건립하고 현판을 달아주기 위해서 간다. 바오밥나무가 있는 거리 주변에 중국, 일본에서 지어준 학교와 도서관이 들어서 있어 늘 부러웠다고 하신다. 이번 도서관은 관광객들이 많은 바오밥거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건립되는 우리나라의 세 번째 “꿈꾸는 도서관”이다. 나는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찡해졌다.

 

처음 보는 바오밥나무는 웅장했다. 둘레길이는 아이들 13명이 팔을 크게 벌려 안아야 손이 맞닿을 정도였다. 문명과 동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지만 그들의 눈동자와 미소 속에서 나는 행복을 발견했다. 행복은 모든 걸 가졌을 때 느끼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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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아이들은 흔한 노트나 교과서도 없이 공부를 한다. 작은 칠판에 선생님이 학습내용을 적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수업을 받는다. 상상해 본 적 없는 교육환경에 깜짝 놀랐다. 학교에는 교과서나 참고서를 가진 선생님이 한 분도 없었다. 책 한 권 없이 선생님의 지식만으로 수업을 하는 것일까. 나도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정으로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교육정신에 고개가 숙여졌다. 모든 인류를 품지 못하는 문명의 까칠함은 언제나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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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은 평생 자신의 사진 한 장을 가질 수가 없다. 우리는 그들에게 문명을 선물하기로 했다. 사진을 찍고 프린터로 출력을 해서 나누어주기로 했다. 그들은 모니터를 통해 카메라에 찍힌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을 질렀다. 아이들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샤우차”(고마워)라고 하며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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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무더위에도 아이를 업고 진흙탕 길을 맨발로 반나절이나 걸어서 왔다고 했다. 엄마들은 사진이라는 게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살았지만 자식에게만은 인생의 사진을 남겨주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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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50 가정의 가족사진을 찍어 주며 내심 뭉클함을 느꼈다. 손자, 손녀를 앞세우고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삼대가 카메라 앞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은 진지해 보이기까지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엄마와 딸이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짓던 수줍은 미소였다. 아빠와 아들 둘이 앉아 사진을 찍었을 때 엄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찍은 사진들을 포토 프린터로 인쇄하여 액자에 넣어 나눠주었다. 그들은 현장에서 사진을 선물로 받고 가슴에 품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천사같은 표정들은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아이들은 즐거운 놀이라도 하는 양 까르르, 까르르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 웃음은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에 실려 멀리 퍼져나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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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준비해 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재미있는 표정을 담은 450장의 작은 사진은 그 자리에서 선물했다. 32도의 태양 아래서 땀을 흘리며 몇 시간을 작업을 했는데 이상하게도 기다리는 아이들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늘어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아이들은 찍어 준 폴라로이드 사진을 숨겨두고 시치미를 떼고 다시 줄을 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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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은 계속 길어지고 우리 몸은 물 먹은 솜처럼 점점 힘이 빠졌다. 카메라 앞에 서는 아이들 행동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멈출 수가 없었다. 더위 속에서 밥을 먹는 것도 잊고 셔터를 눌렀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한 장의 사진이 현상되어 나오는 과정에 신의 손길이 존재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선한 일을 하는 우리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 신의 손길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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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추억을 떠올릴 때면 사진을 들여다 본다. 고향 집 툇마루 위 낡은 액자 속 어머니와 할머니,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먼지를 뒤집어 쓴 액자일지라도 가족의 사랑은 아름다운 색채로 남아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에게도 지금 이 시간의 추억이 행복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나는 며칠 후 사진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간다. 에티오피아 봉사를 마치고 다시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할 계획이다. 처음 가는 나라에 대한 생경함과 기대가 크지만 사진을 찍어 준 마다가스카르의 아이들을 만날 것을 생각하면 설렌다.

 

“꿈꾸는 도서관” 창문 너머로 우람하게 서 있는 바오밥나무가 눈앞에 그려진다. 뿌리가 하늘로 올라간 듯한 비현실적인 모습을 다시 본다는 것이 잠못들게 한다. 어린왕자의 소행성 B-612의 경이로움을 다시 느끼게 될 것이고, 흰꼬리 여우원숭이와 보아뱀도 다시 만나게 될까. 천진스러운 아이들의 까만 눈동자는 또 얼마나 나를 행복하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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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붙이라도 되는 듯 그리움으로 달려가는 내 마음처럼 아이들 가슴에도 내가 있을까. “마담, 마담” 나의 옷자락을 당기면서 사진을 찍어달라던 순간들이 떠올라 혼자 미소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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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현대인들을 병들게 한다. 지난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을 보며 버리는 연습을 하지만 쉽지 않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접한 천사들의 천진난만한 표정과 미소가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준 셈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내가 그들에게 배달할 행복을 준비하고 있다. 장롱을 열고 아끼는 옷들을 꺼내 여행 가방에 넣는다. 주변의 지인들이 건네 준 옷가지들도 넣고 가방을 꾸리니 큰 트렁크 배가 불쑥하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아이들 얼굴이 떠오를 때면 사진을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 시간에는 내가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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