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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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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
2010.12.17 04:18

현대음악 실마리 잡기-7 : 리듬에 대하여

조회 수 1397 좋아요 129 댓글 0
그러면 리듬은 어떨까요.
현대작곡가들은 고전적 음악의 영역에서 리듬이 가장 최소한으로 사용되고 개발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예를 들자면 아주 미진한 상태의 리듬- 언제나 4박자, 대칭적, 규칙적 리듬-만 사용되었습니다.




만약 하이든이 현대에 태어났다면 쉽게 대립하여 리듬을 비대칭적이고 불규칙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리듬을 사용하는 새로운-현대적 방식은 싱코페이션, 강약의 대치, 크로스 리듬 등등 무수히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의 가장 좋은 예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나옵니다.
이 곡의 리듬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에 대한 심리적 방해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이 조야하게 대치된 엑센트를 들어보십시오.




리듬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관심이 재즈와 함께 20세기 작곡가들의 환심을 샀습니다.
재즈는 음악에 새로운 리듬을 전했을 뿐 아니라 작곡가들에게 크로스리듬의 조절을 가르쳤습니다.
“Fidgety Feet"라는 거쉰의 곡을 통해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베이스는 단순한 4분지 4박자이고



주선율은 4분의 3박자입니다.




이 두 가지를 합해서 연주하면




이렇게 매혹적인 리듬이 됩니다.
이 단순한 원리는 현대작곡가들에 의해 놀랄 만큼 복잡하게 확장되었습니다.
코플랜드의 “엘 살롱 드 멕시코” 중의 한 부분을 들어보십시오.
리듬의 일탈과 변화를 확인하면서도 이것이 간단한 멕시코 민속음악이라는 점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작품입니까.
많은 재미와 흥분이 새로운 색채와 새로운 기구와 새롭게 놀라는 도구적 결합을 찾는 작곡가들에 의해 끊임없이 제공됩니다.
현대의 사운드가 만들어내는 트릭을 통해
독일인들의 훌륭한 기념비적 작품이 마련하는 표준적 교향악적 음향현상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는 길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미요”는 “천지창조”를 통해 기막힌 음향 현상을 발명했는데 그것은 딕시랜드 밴드의 소리와 비슷합니다.





“바르토크”의 현악곡인 “Percussion and Celesta"로부터 나오는 불가사의한 밤의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이제 여러분께서는 과거의 음악에서 늘 사용되어 오던 구식 음들을
현대의 위대한 작곡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새로운 리듬, 새로운 음향, 새로운 짜임새, 불협화음 등으로, 다시 말해 새로운 객관적 접근방법으로 신선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되신 겁니다.
작곡가들이 무엇을 말하려고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접근법들의 사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만이 현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만약 작곡가들이 할 말이 있다면 쇤베르크의 12음 기법만을 독창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
쇤베르크 스타일에만 무조건 의지하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구식의 조성음악에도 아직 생명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스트라빈스키의 “시편 교향곡”의 제일 마지막 화음이 그런 것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C장조의 간단한 으뜸화음과 상관이 되는데,
스트라빈스키는 그 3화음을 다음과 같이 처리했고, 관현악화 했습니다.





참으로 신선한 화음입니다.
무엇이 소리를 이토록 신선하게 하는 것일까요.
첫째, 스트라빈스키는 3화음에서 5도(G) 음을 빼냈습니다.
둘째, 전체의 화음으로 주화음의 루트(C)를 사용했는데,
제일 높은 부분에서는 플루트와 오보에(E)를 제외합니다.
이런 관현악적인 음 간격은 넓게 열려 있는 음악적 공간에서 자연적인 배음을 사용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전통적 낭만적 화음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효과를 낳고,
마침내 최상성부의 작은 E조차도 배음처럼 소리 납니다.
빈자리를 메꾸기만 하는, 마치 C음의 연속체 같게만 느껴지게 하는 이 화음은
순수하고, 시원하고, 세련되며 숭고한 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지구상에서 들어본 것 가운데 가장 순수한 관현악적 화음의 하나일 것입니다.
기본적 음악재료가 비상한 재능에 의해 새로 만들어졌고,
이것이 바로 현대적인 음악이 되는 한 예입니다.

현대음악의 주류가 스트라빈스키와 쇤베르크 두 대가의 의해
조성과 무조성의 두 진영으로 나누어진 것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만 역시 헤겔로의 회귀인가요.
최근 몇 년간, 우리는 그 두 진영이 서로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스트라빈스키는 12음 기법에 매우 흥미를 느껴 최근 그의 음악에서 이것을 자주 보여줍니다.
다른 많은 조성 작곡가들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한편, 많은 무조성 작곡가들이 점점 조성화 되어 가고 있는 것도 새로운 경향입니다.
결국, 그들은 새로운 미를 위하여 같은 투쟁에 참가한 것이죠.
아마 이러한 유사성은 미래의 현대음악에 대해 새로운 종류의 미의 방향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어쨌든 우리가 지금 21세기에 살면서도 음악에 대단한 미를 지니고 있다는 기적을 생각해 보십시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시대에 베토벤이나 쇼팽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우리가 그들이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예전의 작곡가들도 우리에게 영광스런 작품을 주었고,
오늘날 작곡가도 우리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줍니다.
동요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해서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의식적으로 깨닫는 것보다 훨씬 많이, 그리고 자주, 여러분께서는 새로운 예술에 젖어 계십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문학적 혁신은 여러분께서 서점에서 몇 천원 안 주고 사신 문고판 소설에도 있게 되었고,
우리가 버스 안에서 껌 광고를 보고 있을 때 모딜리아니와 “미로”와 함께 할 수도 있거니와
텔레비전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는 동안 흐르는 배경음악은 바르토크의 곡일 수도 있으니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았습니까.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계속된 무조음악이 솔직히 현대음악이었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을까요.
현대음악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영화관에서 연주홀로, 껌 광고에서 현대박물관으로,
또 선데이서울에서 율리시즈로 가는 것은 단 한 걸음일 뿐이니까요.
현대음악을 만난 것을 기뻐하십시오.
현대음악은 바로 우리들의 음악입니다.

(주 3:
리게티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음악과 관련된 저작권 때문에 6년이나 큐브릭 감독과 싸웠고,
소송에서 이겼으나 겨우 3,500불을 보상금으로 받았음.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 밀교(密敎) 혼음의식의 배경으로 깔리는 ”Masked Ball"이란 기괴한 분위기의 성악은
여류 작곡가 ”죠슬린 푹(Jocelyn Pook)“의 작품임.)

(주 4:
현의 피치를 연주자가 조정할 수 없는 피아노 등에서 평균율이나 순정율의 이론이 나오는 것이 이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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