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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relive.cc/view/1279863673

 

어제밤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아침.

계란후라이와 딸기쨈을 버무린 곱쌍하게 구운 토스트 한 접시가 아침으로 제공된다.

이제 갖 대학을 졸업한 스탭이 알바를 충실하게 하는 아침. 고맙게 먹고 10분뒤 화장실행(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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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의 산방산과 다른 우뚝선 모습의 기개를 보여준다. 산방산을 좌로 돌아 다운힐.

난생 첫 경험이다. 다운힐에서 바람이 나를 정지시켜 세운건. 족히 -9에 가까운 다운힐인데 한치의 양보없이 서게 만든다. 글래스에 내 눈물이 보일 정도.

사계해변이 보이는 멋진 장관에 도사린 늑대같이 거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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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겠다.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가까스로 다운힐을 마치고 어제 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선배의 이야기(나보다 두 살 많으시니 인생 선배, 라이딩도 5년이나 하신 나보다 3년 선배)를 실감했다. 첫 코스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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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험한 바람은 바람이 아니에요. 제주 바람은 아마 내일 느낄 수 있을 거에요."

 

나서자 마자부터 힘들다. 힘겨워 평지 댄싱까지 친다. 
너무 힘겨워 산방 해안도로를 벗어나 화순로(공도)에 오르니 북서풍이 강하다. 뒷풍이라 생각했는데 옆바람이다. 
가차 없이 미들림을 때려 나를 좌로 45도 기울게 만든다. 
겨우 버텼다. 힘으로. 이게 제주 바람이구나. 아 시작부터...
10키로 남짓. 그냥 섰다. 공도 옆 세븐일레븐. 초코파이부터 하나 입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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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부터 연락이 온다. 점심을 먹잔다. 서귀포에서. 수제 햄버거가 기가 막히게 맛있단다. 하하호호란다.

하하든 호호든 난 지금 바람과의 사투란 말이다. 대충 알았다고 얼버무리고 앞으로 달리기에 다시 열중해본다.

 

중문에 이르니 좀 살 것 같다. 해안으로 돌아서자마자 멀리 보이는 초컬릿, 엉뚱, 테디베어, K-pop 박물관 즐비한 거리.

햇살이 따스하고 바람은 뒷풍이다. 아 살 것 같다. 한 시름 놓는다. 수원에 계신 선배가 주상절리는 꼭 들러보라신다.

1.5km를 지나친 상황이라 T- map을 켜서(동호회 리더가 갈쳐준 팁) 힘겹게 다시 업힐로 중문 끝자락을 올라 그곳에 들렸다.

젠장. 잔차가지고 못 드간다. 잔차 맡길 데도 없다. 울며겨자먹기로 돌려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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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쉬움을 아는 듯이 제주는 아름다운 이어도로를 보여준다. 햇살도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해안을 투과. 기분이 확 풀린다. 잠시 세우고 사진 연발샷, 셀카샷 드립.

기분이 막 좋아지니 가족 생각이 난다. 힘겨움은 잊고 다시 천천히 페달링한다. 태평로까지 이어지는 이 해안도로의 야자수와 귤농장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며 바람 없이 햇빛 가득한 따뜻함을 선사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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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서문교차로. 친구와 약속한 곳에 들러 수제햄버거를 먹는다. 길이가 장난 아니다. 이대로 먹으란 건가 생각하는 순간 매니저가 오더니 쫙눌러 이등분 후 먹기좋게 나눠준다. 입에 넣는 순간 이게 햄버거인지 밀빵맛인지 함박스테이크인지 모르게 달달하니 막 넘어간다. 양은 많지 않되 밀빵의 고소함도 건강식처럼 달려든다. 정말 맛있는 국제 햄버거로 엄지척 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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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점심을 마치고(이 라이딩 설계부터 제주에 계신 지인들 신세 안 진다고 했으니 시간도 짧게!) 다시 시작하려는 순간!


생각났다. 어제밤 게하에서의 그 선배가 일깨워준 나는 현재 공구함에 CO2 미보유 상태란 걸. 어제 비행기에서 랜딩하자마자 그렇게 대뇌였던 바이크트립에서의 최우선 과제를 까마득히 잊고 그냥 라이딩에 나섰다. 제주 게하에서 일면식한 선배에게 들어서야 생각난 개스! 아직 하루 반나절이나 남았고 그 좋다던 제주 자전거 전용도로의 즐비한 돌과 날카로운 유리를 생각하면 펑크 겁이 앞선다. 서귀포시를 다 뒤져서라도 CO2 사고 간다는 일념으로 세 바퀴 돌아 겨우 득템! 온라인 쇼핑으론 900냥짜리가 이렇게 사면 최소 세배! 어쩌랴 안전을 위해선 있어야 한다! (T-map으로 겨우 찾은 샵이 5년전 위치여서 다시 캐물어 갔어야 한다는건 함정~. 서귀포시엔 CO2 있는 곳이 원바이크라는 매장 딸랑 하나다. 삼천리 매장도 있으나 그 사장님은 CO2가 뭔지도 모르시더라.ㅜ.ㅜ)


겨우 CO2 구매 후 다시 해안도로를 들어선다.

 

이윽고 펼쳐지는 보목, 하례, 남태해안로에 펼쳐지는 섬과 어우러진 해안은 정말 아름답다. 주상절리와 달리 정방폭포는 멀리 위에서라도 한 컷 남길 수 있음에 감솨! 


그리고 짧으나마 따스한 햇살과 함께 달리자니 마음은 푸근해지고 동영상 촬영모드로 전환. 내가 살아있음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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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힘들수록 자기애가 중요해. 나 스스로가 나를 다잡으려면 나부터 멘탈이 성해있어야지. 나 스스로부터 아껴야지. 암 그렇고 말고!

잠시 들른 쇠소깍은 딸내미와 함께 봤었던 수 년 전의 깨끗함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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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에 젖어 달리고 있는데 추위가 갑자기 엄습. 좀 쉬고 싶었다. 해안만을 바라보다 잠시 뜨거운 핫초코가 생각나는 60키로 지점. 

엄훠. 파란 해안 바로 앞 노란 커피샵이 보인다. 맥심 ‘모카다방’. 이름은 모카다방. 맥심 선전을 촬영하고 간 집이란다.

머 그런 유명세를 떠나 피터를 주차하는 문 밖에서부터 나는 커피향에 도취. 들어가자마자 핫쵸코를 들이킨 후 바로 커피 한 잔을 추가 주문.

 

한참을 앉아 주인장과 이런저런 삶의 기록들을 서로 꺼내어 힘들었던 서로를 다독였다.

몸이 안 좋이 제주로 내려온 주인장은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제주에만 오면 건강해져 이제 제주사람이 되어간단다.

스트레스 풀러 온 여행자라니 나를 더 안쓰럽게 바라보던 커피향 그윽한 주인장. 동연배 다운 인테리어도 정말 인상적이다.

다시 또 가고픈 커피향 그윽한 집이다. 내 사정을 듣더니 한사코 직접 만든 초컬릿을, 아프지 말라며 약봉지 - 정말 약봉지 데코로 디자인한 - 에 포장해

내 자켓 뒷주머니에 찔러준다. 다음에 제주에 오면 반드시 다시 들를 정 많은 커피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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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코스는 일주동로를 타고 20여키로를 달리는 공도다. 예상은 했으나 해는 이미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좌측 한라산 방면으로부터 불어오는 북서풍이 정말 매섭다. 뒷풍처럼 생각했으나 맞아보니 정횡풍. 휘청이며 간다. 힘겹다. 10키로를 남겨두고 괴롭다. 고작 5키로를 남겨두고 아껴두었던 머카다방 쥔장이 주신 초컬릿을 입에 물 정도로 힘이 늘어진다. 힘겹고 괴롭다. 겨우 20키로 정도의 속도로 버티고 버텨 당도한 두번째 게스트하우스. 어제와 달리 숙소가 여러 동으로 나뉘어 있고 또 도미토리엔 나밖에 없는 상태를 속으로 좋아하며 바로 샤워실행. 

 

저녁은 게스트하우스 쥔장이 가르쳐준 지역 음식점에서. 보말국+소라볶음밥+한라산 한병 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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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 방에서 외롭지 않게 피터랑 같이 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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