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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이건 그 집 화장실을 보면 그 수준이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화장실에서는 아무 냄새가 안 나야 한다. 특히 샤워장이 딸려있는 화장실에서는 뭔가 복잡한, 별로 안 좋은 향이 나기 일쑤다. 그러므로 청소를 자주해야하고, 변기는 구연산과 베이킹 소다 등으로 닦아주어야만 한다. 샤워장의 물 배수구는 밸브형의 냄새 방지 트랩 등으로 배수관 내의 찌든 냄새가 올라오지 않도록 해야하고...

 

기본적으로는 그렇고, 화장실에 들어간 분들의 기분을 더 좋게 하려면 매일 같이 과하지 않게, 값이 비싸지 않은 스프레이 향수를 뿌려주면 된다. 난 그간 내 사무실(초당)의 화장실에 달달한(sweet) 향을 사용해 왔다. 그리고 화장실 앞의 (화장실과 분리된) 세면대에서는 지방시(Givenchy)의 아마리지(Amarige)를 사용해 왔다. 이건 바이올릿, 오렌지, 네롤리, 미모사와 바닐라향이 섞인 달콤하고, 상큼하면서, 차분하고도 고전적인 여성적 꽃향으로 잘 알려진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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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이 4년 전에 준 이 지방시 아마리지가 그렇게 비싼 건 줄 몰랐다.

 

그 지방시 아마리지 향은 사무실에서 쓰라며 4년 전에 집사람이 준 것인데, 이제 그게 다 떨어졌다. 그래서 그걸 하나 사야겠다 싶었는데... 가격이 무려 12만 원을 조금 넘는...ㅜ.ㅜ 그래서 뒤늦게 집사람에게 고마워하면서 그건 포기하고 이번 기회에 세면대와 화장실의 향을 통일 키로 했다.(두 장소가 문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향이 섞일 이유는 없는 곳이었음.)

 

그간은 화장실에서 나는 아주 부드럽고도 달콤한 향을 느끼고 앉아있다가 나와서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면서 상큼하고도 싸아한 꽃향을 느끼게 하려는 전략을 구사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비싼 지방시 아마리지를 포기하면서 그 반 정도 가격대의 젊고도 달콤하며, 평안함을 주는 향으로 갈아타려한다는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화장실과 세면대는 여성형이다. 그래서 그쪽에서는 여성용 향수를 사용했고, 실제 내가 많이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전부터 남성용인 몽블랑 레전드(Mont Blanc Legend)를 사용해 오고 있었다. 이 향은 의외로 여성들도 매우 좋아하는 향이고, 도시적인 느낌의 차도남향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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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레전드

 

어쨌건 이번에 내가 선택한 향수는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의 인칸토 블룸(Incanto Bloom)이다. 할 수 없이 가성비로 선택했는데, 30ml의 오 드 뜨왈레(Eau de Toilette)이다.(아직도 이걸 화장실/토일렛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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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성비로 고른 인칸토 블룸.

 

이 인칸토 블룸은 7년 전에 처음 나온 제품으로 조향사가 불가리(Bvlgari)의 유명한 향수인 자스민 느와르(Jasmin Noir)를 조향했던 소피 라메(Sophie Labbe)이다.(자스민 느와르는 30대를 위한 도도하지만 차갑지 않은 향으로 명성을 얻었다.) Incanto란 단어의 의미는 charm, enchantment, fascination, magic, spell 등으로 "매력이나 매혹" 등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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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가모, 포장 좀 잘 해라.ㅜ.ㅜ 이게 뭐냐?

 

인칸토 향수는 블룸(Bloom)과 참(Charm)의 2종이 있는데, 인칸토 블룸은 여성용 향수로서 블룸(Bloom)이란 단어가 의미하는 꽃향보다는 과일의 부드럽고도 달달한 향이 난다. 아주 스위트한 느낌의 평안함을 주는 프리지아와 자몽의 향기. 인칸토 참(Charm)도 나름 좋은 제품이고 원래는 내가 구입하려던 것이 이런 향이었다. 그게 어떤 향인가하면 다양한 과일향이 강한 단맛으로 섞여 상큼하게 느껴지는... 근데 문제는 여기서 이 향의 싼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달콤한 풍선껌을 씹은 상태에서의 콧속에 남는 향 같은...ㅜ.ㅜ 그리고 이걸 선택하지 않은 더 큰 이유는 "인칸토 참"이라는 작명이 싫었다. 그건 동어 반복이다. "축구를 한다."는 말은 맞는데, "축구를 찬다."는 말은 틀린다. 나 글 쓰는 사람이야!!!-_- 그런 거 못 견딘다고...-_-

 

어쨌건 "초당"의 세면대와 화장실에서 나는 향은 오늘부터 통일된다. 인칸토 블룸으로... 초당의 주공간에서는 여전히 몽블랑의 전설(Legend)이 계속될 것이다. 그 전설은 한 여성의 흰 치마폭에서 스며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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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공간의 향은 Mont Blanc Legend인데, 이 왕춘호 선생과 이지하 선생이 선물한 휴지통의 여자 치마폭에서 스며나올 것이다.ㅋ 내가 항상 이 흰 휴지에 레전드 향을 뿌린다. — 함께 있는 사람: 이지하, Tsunho 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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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1'
  • profile
    강정선 2017.11.20 12:49

    치마폭 휴지 정말 재미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치마를 벗길 수 있고요.ㅎ

     

    에전 어디 유럽영화였는데 향수 만드는라 처녀들 여러 명 살인하고 결국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 사람의 마음을 정복하는 영화도 있었는데~

    냄새라는 건 아주 오묘하고 깊이를 모르는 것 같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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