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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17.11.05 04:09

세계공화국 Weltrepublik

조회 수 967 좋아요 10 댓글 2

200년 전 철학자의 세상모르는 소리라 할 만 하다.

전쟁없이 평화롭고, 도덕적인 전지구적 공화국이라니!

말미암아 인간이 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목적이 되는 목적의 왕국,

바로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꿈꾸었던 세계 공화국이다.

 

바보같이도 나는 칸트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아득히 멀리도 느껴지고, 지금이라도 당장 돌아가고만 싶은 순간이 있다.

2017년 11월 2일, 내가 처음으로 스키장 시즌권을 구입한 날이다.

 

짧지만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지는 오늘과 그날의 간격,

그리고 과거인 그날을 떠올려보면 더 먼 과거의 날들까지 생각하게 된다.

돌아보면 나는 사회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참 얌전히 살아온 것 같다.

공부에 몰두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가정환경, 원만한 교우관계와 스승에게 사랑받는 제자.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헌신과 사랑, 그런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품고,

나는 내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마음속의 도덕률을 소중히 해 온 사람이다.

 

어느덧 고등학교까지의 시간을 지나, 1등은 아니라도 들으면 알만한 사대문 안의 대학에 진학한 작년까지,

나에게 운동은 시민으로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선 같은 것이었다.

축구나 농구같은 종목은 싫어하고, 체육시간이나 건강, 체형 유지를 목적으로 수영, 배드민턴, 테니스를 하는 게 전부였다는 소리다.

사실 앞문단에 주저리 주저리 쓴것도 운동 못 하고 공부나 한 사람의 면피라고 부정할 순 없다.

 

대학에서의 첫 학년은 지금에도 느껴지지만 참 광란의 시간이었다. 그렇게 생각없이 살았던 시간이 길었던 1년도,

머리 빠지게 집중해서 보고서와 시험지를 적어나갔던 1년도 없었던 것 같다.

으례 말하는 대학 신입생활의 그것이 덜했다면, 후자처럼 고생할 일도 덜했겠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오늘의 나 처럼, 종종 내일의 나에게 고생을 미루곤 했던 것 같다.

 

이제 오늘 내가 적어가는 희극 한 편의 서곡이 시작된다.

2학기의 종강이 다가올 무렵 같은 과에 친해진 친구들 몇몇에게, 그중 한명인 김군이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평창에 있는 알펜시아에 스키를 타러 가자는 것이었다.

자기 아버지가 회원권을 가지고 있어, 콘도와 스키를 싼 가격에 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더군다나 추운날의 운동이라니!

자기네들도 잘 못 탄다는 친구들의 부추김과 스키를 잘타는 김군이 가르쳐주겠다는 제안과 더불어,

대학교 신입생의 뭔지 모를 도취(?) 상태가 아니었으면 분명 거절했을 것이다.

 

그렇게 4명의 친구들의 스키장 모험기가 시작한다.

홍대입구역에서 오전 6시에 출발하는 셔틀버스, 그 시간에 각자의 집에서 홍대입구까지 도착할 수있는 대중교통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연남동에 사는 일행중 한 명인 이군의 집에서 밤을 보내고 출발하기로 한다.

중년 동창회의 여행은 여행지 도착이 아니라 출발할 때의 관광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술판으로 시작되듯,

우리의 스키여행은 출발전 이군집에서 시끄러운 밤을 보내는 것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알펜시아.

건물은 참 아름다웠다. 유럽풍의 산장 같은 느낌이라 하면 적당할 것이다. 객실도 매우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조그만 스키장이었고 옆에 무려 용평스키장 있었지만, 스키도 처음 타는데 그런 걸 알았겠는가?

산을 둘러싼 백색의 슬로프 위에 뿌려지는 밝은 조명은, 마치 백발 여성의 머리결 같았다.

우리는 짐을 풀고 스키하우스로 가 리프트권과 렌탈권을 끊고 스키장비를 받았다.

새까만 부츠가 처음에는 참 크고 딱딱했다. 스키도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자고로 아는 척은  빠뜨릴 수 없는 법! 눈밭에 들어가 스키를 내려놓고,

처음 타는 스키지만 타 본 것 처럼 부츠 코를 바인딩 앞에 맞추고 오른발을 힘껏 눌렀다.

딸칵 소리와 함게 묵직해지는 오른발, 왼발도 같은 방법으로 시도했지만 힘없이 들리는 왼발이었다.

스키를 타 본 적 없이 아는 척으로 오른발을 해결했으므로 왼발의 문제는 나를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김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알바가 바인딩을 부츠보다 크게 설정한 것임이 밝혀졌다.

 

나만의 자그마한 굴욕 이후에 스키를 장착한 내 발이 눈 위를 내딛는 느낌은 의외로 익숙했다.

평지에서의 스키는 인라인 스케이트의 전진과 의외로 비슷했던 것이다.

물론 앞뒤에서 걸리는 기다란 판때기가 이질적으로 느껴졌지만 말이다.

이제 리프트를 타고, 초보자 슬로프 위에서 김군이 알려주는 A자 기마자세로 내려오는 스키는 참으로 다리가 후달리는 경험이었다.

A자 턴 이후에 참 부단히도 패러럴 턴을 익히려고 눈밭을 많이 굴렀다.

스키를 11자로만 만들면 제어할 수 없이 빨라지는 속도, 그리고 눈밭에서의 텀블링!

 

반나절의 뒹굴뒹굴 이후에 콘도에서의 하룻밤을 보냈다.

뜨뜻한 온돌바닥에서의 아침은 온몸의 근육들에 의해 정의된다.

어떻게 그런 근육통을 느끼면서 또 반나절동안 스키를 탔는지 모르겠다.

근육통과 함께 스키를 탄 그날 드디어 11자로 두 개의 슬로프를 정복했다.

하지만 같이 간 김군 외에 초보자 2명의 친구들은 아직도 A자 운행 이외에 발전이 없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구르기를 참 두려워했던 두 친구들과 턴해보겠다고 눈밭을 뒹굴렀던 나의 마음가짐이 그 차이를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첫경험은 무엇에 관한 것이던 강렬하게 각인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싫어하게 된 것에 관한 첫경험이라면 그다지 긍적적인 방향은 아닐 것이다.

나는 참 운동을 싫어했다.

하지만 읽는 사람들도 글에서 느껴질 거라고 생각한다.

미끌미끌 차가운 눈위를 붕붕 떠다니는 그 느낌.

고글만 쓴 내 이마를 쓸고 지나가는 차가운 강원도의 산바람.

꼭대기에서 먹으면 맛있다며 패딩 주머니에 김군이 넣어준 초코파이, 그리고 슬로프 꼭대기에서 먹던 그 맛.

처음으로 나에게 스키란 운동이 정말 재미있었다.

 

그 이후로도 두 번 정도 친구들과 스키장에 갔던 것 같지만,

짧디 짧은 스키경력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은 아버지와 스키를 타러간 때인 것 같다.

아버지에게 이번 주말 스키장에 가자고 제안한 후, 어머니에게서 이야기를 듣게 됬다.

니 아부지 스키 타는 거 좋아한다고, 너 애기 때도 너랑 엄마는 수영장이랑 리조트에서 놀고, 아빠는 스키 탔다고.

애 키우고 돈 버느라 못 갔는데, 아들래미가 커서 스키장 같이 가자고 하니까 엄청 좋아하더라는 이야기였다.

 

스키장에서 아들과 스키를 타고나서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갔다온 후 카톡 배경화면까지 나와 스키장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물론 나와 같이 타서 더 즐거웠을 수도 있지만, 어느덧 가정과 자식에 의해 규정되어버린 아버지의 삶에서

스키장에서 만큼은 오롯이 아버지 개인의 삶이 정의되는 것 같았다.

스키장이란 아버지와 나에게 있어 세계공화국이었던 것이다.

 

아버지와 그후 몇 번 더 스키를 타고나서, 눈이 녹고 따뜻한 계절이 돌아왔다.

스키에 빠진 나는 내 것 한 장과, 아들이 사줬다며 분명 기뻐할 아버지 것 한 장,

학교다닐동안 하던 얼마 안 되는 과외비를 아껴 스키 시즌권 2장을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년 동계 올림픽 준비로 올해는 스키장들의 시즌권 기간이 굉장히 짧았다.

그 중 시즌권을 사면 셔틀버스가 무료고, 이번 시즌도 정상운영하는 웰리힐리파크를 베이스로 정하고 위에 말한 날짜에 시즌권을 구매하게된다.

 

나는 평소에 중고거래를 자주 하는 편이다.

닥터 스파크를 알게 된 것도 중고 스키를 찾아보다 알게 됐다.

직거래를 위주로 하지만 가끔 택배거래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사기를 막기위해 계좌도 조회하고 계정의 과거 거래내역도 확인해본다.

공식 판매처와 몇 만 원 차이 나진 않지만, 대학생에게는 꽤 유의미한 액수였는데다,

저렴한 것이므로 중고나라에서 시즌권 교환권 2장을 거래했다.

과거에 10건 정도의 정상적인 거래게시물, 전화통화와 사진 인증을 확인하고 송금했다. 58만 원이었다.

아이가 크래파스로 그린 듯한 가족그림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고,

송금 이후에도 택배사에 늦게 도착해 배송이 하루 늦게 도착할 것 같다며 사과까지 했었다.

이해해 준 나에게 고맙다고 까지 했다.

 

그리고 배송한 택배의 송장번호를 받았다.

다음날 택배배송을 조회해봤고 내역이 뜨질 않았다.

판매자에게 전화를 했을 때는 없는 번호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서에 송금내역과 번호를 알려주고난 후에 들은 답변은 대포통장에 대포폰이라는 것이었다.

네이버 카페 계정도 정상적인 계정을 해킹해 글을 올린 것이라고 했다.

일반인들이 친 사기가 아니라 전문 사기꾼들의 작전에 걸린 것이었다.

 

우리 부자의 세계공화국.

세계공화국, 누군가 조소어린 말로 철학자의 몽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칸트가 말한 것처럼 세계공화국의 실현이란 참으로 비정하리 만큼 냉혹하다.

칸트는 '반사회적 사회성', 즉 인간이 잔인하고 폭력적인 전쟁에 돌입하고,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나서야 그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공화국이 탄생할 것이라 했다.

1,2차 세계대전의 무수한 희생 이후에 국제연맹과 국제연합을 탄생시킨 것 처럼 말이다.

 

우리 부자가 스키란 행복을 즐기기 전에 겪는 시련인가보다.

지금도 그때로 돌아가 거래를 취소하고 싶다.

하지만 그 사람을 미워하진 않는다.

친절함마저 돈에 속여 팔아넘긴 그 사람을 동정한다.

감정적인 분노표출이 아니라 이성적인 사법절차에 의해 일이 해결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범죄에 더 경각심을 가지고, 도덕적인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작은 일 하나하나가 세계공화국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기원한다.

 

아버지에겐 미리 말하지 않은 것이 참 다행이다. 나보다도 더 마음아파 하실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가슴속에 올라오는 것은, 키보드를 치는 손을 젖게 할 순 없으니 한숨으로 뱉어낸다.

이 일이 지나면 스키에 더 애착할 것 같다.

스키와 우리 부자의 인연(因緣)이 인연(人緣)으로 거듭나길 고대하며 이 글을 쓴다.

계획 대로라면 스키장에서 자주 만나다 보면 서로 알게 되리라 생각했지만,

이번 겨울엔 시즌권을 날렸으니 시간나는 대로 갈 순 없고 3~4번 가는 게 다일 것 같아서 말이다.

내년에도 열심히 살면서 틈틈히 돈을 모으면 아버지와 내 시즌권 2장은 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공식 판매처를 통해 살 것이다.

 

마지막으로 파우스트의 마지막 장의 한 구절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언제나 노력하고 애쓰는 자는 우리가 구원할 수 있노라."

Comment '2'
  • ?
    강정선 2017.11.05 10:26

    무슨 멋진 단편소설 같은 글이네요.

    우연히 스키를 알게됐고 아버지와의 스키..

     

    저도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순간이 아들들과 스키타는 것이라 그 아버님 마음을 알 것 같은데요.

    더구나 그 아버님은 스키 타시던 분인데 수십 년만에 아들과 스키를 타셨으니 얼마나 좋으셨을까요.

    아들이 시즌권 마련해 준 걸 받으셨다면 정말 좋았을 건데....

     

    그 전문 사기꾼 잡히길 바랍니다.

    안 잡히면 계속 피해자가 생기겠지요.

     

     

  • profile
    일월여신|한상률 2017.11.06 16:03

    아이고... 사기 이력, 대포통장 대포폰인지 조회할 수 있는 더 치트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부터 가 보고 거래하지 그랬습니까.

    합 58만 원이면 거의 반 가격인데 의심을 했어야 합니다. 하여간 범인 잡혔으면 좋겠네요. 그런 온라인 사기범은 계속 하다 결국 잡힙니다.(돈을 돌려받기는 어렵지만...)  

     

    웰리힐리는 제가 올해 시즌권 끊어 타는 뎁니다. 주로 시즌 초의 KSIA 지도자연맹의 기술 연수회와 시즌  말 기술선수권 대회 때 같은 행사만 갈 거지만, 가게 되면 자유게시판에 글을 쓰거나 제게 쪽지로 연락처를 주세요. 시간 내서 갈 테니 같이 타시지요. 스키에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덕에 이틀만에 그 만큼 하실 수 있었던 것 같지만,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스키는 매우 위험하거든요. 제가 스키를 시즌권으로 이십 년 탔으니 조금 도움은 될 겁니다. 혹시 발 사이즈가 250~255mm라면 낡은 거지만 아직은 쓸 수 있는 초중급용 스키화도 하나 줄게요.(스키는 다 상급자용이라 줄 게 없어요. ^^)

     

    참고로 각 스키장 시즌권은 여름부터 판매를 시작하는데, 일찍 살수록 쌉니다. 정상 가격과 10만 원 이상 차이나기도 하므로, 여러 장을 산다면 적지 않은 돈이 되지요. 반대로 시즌이 끝나갈 무렵인 2월 이후에도 싸게 팝니다. 이 때 사서, 사람 적은 스키장에서 타면 됩니다. 11월이면 정상 가격으로 판매할 때니 이미  늦은 때  사려 했던 거지요. 다음엔 서둘러서 사세요.  그리고 매우 저렴한 페장 후의 모글/레이싱  스프링 시즌에 타는 것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대명, 지산(작년 기준 5만 원) 등에서 스프링 시즌을 운영합니다. 18/19 시즌까지 미룰 것이 아니라, 내년 3-4월에 탈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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