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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은 식당이 아니라 갤러리형 카페이다?

 

원래 내 개인 사무실 "초당"은 갤러리 카페 스타일로 디자인된 곳이다. East4 건축 디자인 사에 그런 컨셉으로 디자인을 맡기고, 그걸 세원인테리어란 회사에서 그 디자인에 맞춰 인테리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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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 공간은 약간 고급스런 카페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졌고, 여기서는 하이엔드 오디오를 통해 좋은 음악이 들린다. 갤러리 카페의 개념처럼 늘상 붙어있는 한 손님(?)은 책을 읽거나 PC를 두드리고 있고, 다른 손님들은 커피 위주의 대접을 받으면서 대화를 나누게 된다. 물론 커피가 아닌 녹차, 홍차, 철관음(청차), 보이차, 말차 등 각종의 동서양 차도 갖춰져 있고, 그건 손님의 취향에 따라서 선택된다. "스타벅스 혁명" 이후에는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여기선 에스프레소 기계를 이용하여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내겐 가장 손쉬운 일이다. 물론 카페인에 취약하여 커피를 원치 않는 손님이 오면 탄산 음료 등 다른 음료를 제공하는 수도 있다.(카페인 문제를 삼는 분들은 녹차 등도 원치 않을 수 있기에...) 물론 차를 원치 않는 술꾼들을 위하여 맥주나 스파클링 와인, 도수가 약한 칵테일, 그리고 와인 등도 상비하고 있다.^^(여긴 술집이 아니라 독한 위스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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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에 간단한 주방 시설이 만들어져 있기는 하지만 난 기본적으로 이 공간에서는 요리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커피나 차는 아무리 자주 마셔도 그 냄새가 방에 배지 않지만 실내에서 요리를 하면 아무리 환풍기를 켜도 그 냄새의 일부가 남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그런 초기의 생각이 잘 지켜졌지만, 결국 그런 생각은 깨져버렸다. 혼자 밖에 나가서 밥을 먹는 게 싫어서 간단히 퐁듀나 라끌렛 등의 스위스식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 치즈를 곁들인 두 가지 음식은 주변의 식당에서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보니 어쩌다 생각이 나면 직접 해먹는 것이 편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경우에는 식성이 비슷한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음식을 하는 기회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래서 초당의 냉장고엔 언제나 스테이크용 미트와 연어가 진공포장의 소분된 상태로 들어있고, 라끌렛 치즈를 비롯한 각종 치즈와 프로슈토, 하몽, 살라미나 뉘른베르크 소세지 등이 준비되어 있다.(라끌렛을 해야할 날이 있을 때는 집에서 감자를 미리 쪄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특별한(?) 손님이 오면 시간과 공을 들여 그런 간단한 요리를 한다. 그러다 보니 초당엔 커피 관련 도구들 뿐 아니라 퐁듀나 라끌렛을 만들 수 있는 식기나 불판 등을 갖춰야만 했다. 그리고 스테이크를 미리 손질하기 위하여 마리네이드를 해야하니 기본적인 향신료도 준비해야 했다.

 

그래서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ISFI Spices 등 몇 가지 브랜드의 향신료들을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향신료들은 가격대가 대충 중간 정도하는 보급형 향신료이다. 그보다 훨씬 싼 것도 있고, 조금 싼 것들이 있는데, 음식점에서는 ISFI 정도의 중급 브랜드 제품을 쓰기도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는 이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대체로 한꺼번에 많은 양으로 포장된 벌크(bulk) 제품으로 나온 향신료를 써야한다는 것이다. 

 

코타니(Kotanyi) since 1881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내가 미식가로 잘못 알려져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려 130년의 역사를 가진 오스트리아제 코타니(Kotanyi) 향신료를 써보게 되었다. 이 제품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고, 대개는 유럽 향신료의 대표 주자로 불린다. 그리고 같은 무게의 중급 제품들에 비해서는 가격이 3배 정도 더 나가는 고급 제품이다.(물론 가격의 배수 만큼 품질이나 맛이 좋을 수는 없는 것이고, 어차피 그런 게 계량될 수 없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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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 제품을 수입하는 (주)노아통상(070-8249-4424)에서 내가 기존에 사용해 온 다른 향신료들과의 비교를 해보라며 보내온 것이다. 중간에 있는 작은 병들은 위에 그라인더(grinder)가 달린 분쇄형 향신료나 소금들이고, 그 좌우엔 코타니식 벌크(?) 제품들이다. 그 아래 있는 것들은 쉽게 조미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향신료들이 조합된 제품으로 편리성이 강화된 제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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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타니 제품은 유럽 지향적이어서인지 모든 표기가 자국 언어로만 쓰여있다.-_-(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사용한다.) 왼편부터 후추, 히말라야 소금, 후추-소금, 크라우터 프로벤셜(허브+소금), 바비큐 클래식(칠리+허브+소금), 스테이크 후추(소금 포함), 칠리(고추+소금)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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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 세 개를 조금 확대하여 보여드리고자... 왼편부터 히말라야 소금, 후추-소금, 스테이크-후추(하지만 여기엔 검정/흰 통후추만 든 것이 아니고, 소금, 칠리, 허브가 함께 들어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코타니의 제품이 가진 기존 제품들과의 차이는 대부분의 제품에 소금이 들어가 있는 블렌딩 제품이라는 것이다. 앞서의 일곱 가지 제품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그 중에서는 단일 재료로만 구성된 제품이 후추와 히말라야 소금 뿐이다. 대개의 향신료 회사들은 후추, 칠리, 기타 허브 등이 한 가지 재료(single origin)만 담겨 있다.

 

아래는 수입상의 제품 표기 중 하나이니 그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식품의 유형 향신료(건조제품)

 

생산자 및 소재지 코타니 오스트리아(Kotanyi GMBH)

제조연월일, 유통기한(품질 유지 기한/유통기한):

 

*검정후추 ;제조일로부터 4년,
*이탈리아허브;제조일로부터 4년,
*그릴클래식;제조일로부터 3년,
*히말라야소금;제조일로부터 6년,
*소금후추; 제조일로부터 4년

 

포장단위별 용량(중량), 수량:

 

*검정후추 36g,
*이탈리아허브 48g,
*그릴클래식 44g,
*히말라야소금 88g,
*소금후추 65g

 

원재료명 및 함량(원산지 정보):

 

*검정후추: 검정후추 100%(베트남),
*이탈리아 허브: 로즈마리, 천일염, 타임, 파프리카, 파슬리, 강황, 호로파, 바질, 꿀풀, 에스타곤(오스트리아, 프랑스),
*그릴클래식: 천일염,겨자, 토마토, 후추, 즈마리, 칠리, 타임고추, 양파, 정제염, 세이보리(오스트리아),
*히말라야 소금: 암염 100%(티베트),
*소금 후추: 검정후추+소금 100%(후추 베트남)

 

유전자재조합식품 여부: 해당사항 없음.

소비자 상담관련 전화번호 ㈜노아통상 : 070-8249-4424

 

코타니 향신료 제품의 특징

 

위의 원재료명을 보면 앞서 살펴본 바와 다르지 않아서 코타니 사의 향신료가 가진 철학이 잘 드러나 있음을 볼 수 있다. 바로 소금이다. 이 회사는 "사람을 살리는 소금"의 역할을 중시하고, 많은 제품에 소금을 떳떳하게 사용하고 있다. 소금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최근의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캠페인에 대하여 반기를 든다. 그들은 오히려 나쁜 소금은 물리치고, 좋은 소금을 더 먹어야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항상 소금을 먹고 있고 그 성분을 섭취해야만 한다. 소금이 그런 필수 성분이기에 우린 그걸 항상 먹어왔고, 그래서 오히려 그것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 같다. 말하자면, 우린 좋은 소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하여 깊이 따지지 않았고, 또 그의 옳은 섭취 방법에 대해서도 무지했던 것이다.

 

아래는 좋은 소금에 대한 몇 가지 신문 기사들이다. 가끔 기사들은 틀린 내용을 싣고 있기도 한데, 아래의 기사들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참고로 든다.

 

꼭 알아야 할 소금 이야기 - http://lady.khan.co.kr/khlady.html?mode=view&code=9&artid=201106071739411#csidx8648641a5f3b8868af2d70a8b126a29
좋은 소금을 고르는 기준 - http://news.joins.com/article/17867107
더 좋은 소금 없나요? -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154100019&ctcd=C05
좋은 소금은 산소를 뿜어낸다 - http://christiantoday.us/sub_read.html?uid=20728&section=sc86


많은 소금에 대한 기사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죽염이나 신안 등의 지역에서 나는 천일염의 우수성에 대한 내용들이 발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보다 여러 배나 비싼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 독일의 짤즈부르크 암염, 그리스의 지중해 소금, 남미의 안데스 소금, 티벳의 히말라야 소금 등을 찾는가? 그것은 이미 그들의 소금에 대한 임상적 연구 결과가 많고, 그 우수성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좋은 소금에 대한 코타니 사의 신념은 다른 어느 식자재 회사들보다도 확고한 듯하다. 1881년에 설립되어 4대동안 계속 이어온 향신료의 장인들로 이루어진 회사인 코타니는 최상급의 제품들을 수급하여 향신료를 포함한 무려 4,500여 종의 식자재를 생산하고, 이를 한국을 포함한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서양이건 동양이건 좋은 음식의 기본은 간을 잘 맞추는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은 차후의 문제들이다. 음식에 있어서 소금의 사용은 그 근간을 이루는 것이며, 그것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으면 그 음식은 모래 위의 성처럼 덧없는 결과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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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저질 제품이나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중급 정도의 향신료 회사들은 500g 포대 등의 벌크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코타니의 제품들은 100g 이하의 잘 포장된 벌크 제품을 판매한다. 바질이나 파슬리 등의 허브 제품들도 건조된 상태가 상당히 좋고, 원래의 녹색에 보다 가까운 형태로 공들여 건조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제품을 잘게 분쇄하는 과정에서도 분말 형태로 갈려진 양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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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팩 형태의 제품들은 코타니 사가 그들의 레시피에 의해 조합한 향신료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팩을 자른 후에 원하는 요리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서 아주 편리하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조미를 가능케 하는 것도 코타니 사 제품의 특징이라 생각된다.

 

Kotanyi Fragrance & Taste

 

내가 기존의 많은 향신료들을 사용하다가 코타니 제품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들의 자존심이다. 그들의 제품에 어떻게 그들의 자존심이 투영되었다고 느꼈을까??? 그들의 제품엔 그들이 130여 년간 이룩한 맛에 대한 철학, 향신료의 역할에 대한 사명감 같은 것이 녹아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제품은 미리 "Kotanyi Standard"의 맛을 정의하고, 그걸 사용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건 소비자의 입장에서 장단점 두 가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가 된다.

 

하난 모든 재료가 독립되어 있어서 사용자가 모든 재료의 양을 스스로 조절하여 자신 만의 맛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코타니의 정책은 폭력이라는 점이다. 그게 단점일 수 있다.

 

하지만 또 하나는 수많은 요리 대중들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코타니 표준의 향신료 사용 방법 강요(?)를 통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다. 난 전문 요리사가 아니고, 어쩌다 요리를 즐기는 아마추어이며, 대부분의 이런 향신료 사용자들은 내 수준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난 코타니 제품을 사용하면서 이것이 대단히 편리하면서도 꽤 좋은 맛을 내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재미있는 것은 코타니 제품을 사용하면서 내가 먹어본 유럽 현지 음식들과 한국에서 내가 요리했던 음식에서의 맛의 차이가 갑자기 많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미세한 차이이긴 하겠지만, 코타니 사의 장인들이 조절한 맛이 내가 알지 못 하던 유럽 요리사들의 레시피로 요리했던 것처럼 내가 만든 음식의 맛을 바꿔놨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명품 오디오 시스템들을 보면서 내가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 명품 앰프에는 톤(tone)이나 라우드니스(loudness), 주파수 조절(frequency control) 등 소리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컨트롤 장치가 전혀 없다. 이미 그런 미세한 조절(fine tuning)은 팩토리 세팅(factory setting)으로 정해진 채로 사용자는 단지 소리의 크기만 볼륨으로 조절할 뿐이다. 명품 오디오 회사들은 그런 제품들을 통해서 "좋은 소리를 들으려고 고생하지 마라. 내가 만들어 놓은 소리 이상은 없으니 거기 손을 대지 말아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코타니가 딱 그 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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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이거 참 곤란한 게 이렇게 제품 외부 표기를 통해서 이게 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제품에 덧붙인 한글 설명문을 읽어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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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latkrauter/살라트크로이터에서 살라트가 샐러드였다.-_- 그리고 크로이터는 "허브"를 의미한다. 즉, 이는 샐러드용 허브이다.

 

Kräuter = Herb, Plant

 

이 제품은 커피로 치면 블렌드 커피에 속하는 제품이다. 원재료명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향신료는 "파슬리, 양파, 파스닙, 당근, 샐러리잎, 골차, 부추, 파프리카, 러비지, 서양자초잎"을 블렌딩한 것이다. 그리고 이의 용도에 보면 "토마토 요리, 샐러드, 소스, 닭고기 요리, 생선 요리, 피자, 파스타"에 사용하길 권하고 있다.(근데 "샐러드" 표기가 두 번이나 들어가 있는 실수를...ㅋ)

 

위에서 보면 서양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이걸 한 통 사놓고 있다가 모든 요리에 적당량을 뿌려 마리네이드를 하면 됨을 알 수 있다.^^ 편하지 않은가? 물론 이런 제품은 요리에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제 격이다. 경험치가 축적됨에 따라서 요리사는 각 향신료의 양을 스스로 조절하여 그 자신의 맛을 창조해 나아가야하는 것이므로...

 

내겐 이런 제품이 딱이었다. 난 요리하는 대중의 한 사람일 뿐이므로... 그리고 이 제품을 쓰는 유럽 본토(?)의 요리 대중이 즐기는 맛을 그대로 여기서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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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이터 이탈리아니쉐. 이건 당연히 "이탈리안 허브"이다. Erbe가 Herb를 의미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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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내용물을 보면 앞서의 샐러드용 허브와는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걸 사용하면 맛도 전혀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허브는 여기에 거의 다 들어가 있는 셈이다. 이런 허브의 블렌드는 각각의 허브가 가진 맛을 다 주는 것 같기도 하고, 각 허브가 가진 특별한 맛을 다 죽이고(?) 새로이 창조된 것 같은 묘한 향미를 주기도 한다. 장단점이 있다.

 

향미(香味)

 

여기서도 커피 얘기를 잠시 해야겠는데, 이 허브는 그야말로 향미(香味)를 돋우기 위한 음식이다. 원래 이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음식물의 향기로운 맛"이다. 순 우리말(순화어)로는 이를 "돋움맛"이라한다. 하지만 향기로운 맛이란 의미로는 보다 전문적으로 요리의 결과물을 평가할 수 없다. 커피의 경우, 항상 향(fragrance)과 맛(taste)을 분리해 생각한다. 코에서 느껴지는 향과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미각)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향신료를 많이 안 쓰는 우리나라 요리와 향신료를 많이 쓰는 동남아나 유럽에서 느껴지는 요리의 맛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난 허브가 맛으로 느껴지는 요리의 재료이기보다는 향으로 느껴지는 요리의 재료라 본다. 일단 향이 식욕을 자극해 주어야 그 맛이 더 낫게 느껴지는 법이다. 하긴 향과 맛이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이를 따져 말하기 힘든 것이지만, 엄연히 요리를 대하는 순서나 결과물에 있어서 그 느낌은 과정과 결과물의 차이로 다르기에 이를 분리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내가 중국이나 인도 혹은 태국 음식에서 사용되는 향신료를 싫어하다 보니 그들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들처럼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서양 요리는 오히려 한식보다 좋아하는데, 그게 서양에서 사용하는 허브에 내가 길들여있기 때문이 아닌가한다. 

 

코타니는 대체로 내가 좋아하는 향을 내는 허브가 중심이 되어 있다. 물론 4천 여 종의 음식 재료를 생산하는 회사에서는 당연히 블렌딩 제품과 싱글 오리진(한 종류의 허브만 사용하는 제품)이 있겠으나 한국에 소개된 코타니의 제품이 위의 것들이다 보니 이러한 생각에 사로 잡히는 지도 모르겠다.

 

허브 향신료 전문회사의 제품이다보니 코타니의 제품들은 그 향을 최대한 길이 보전, 보존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아마도 일반 식당과 고급 식당에 가 본 사람들은 가장 현격한 차이 중 하나가 후추통과 소금통의 차이라는 걸 알 것이다. 대중적인 음식 가격의 일반 식당에서는 갈아놓은 후후가 담긴 후추통을 열고 후추를 뿌린다. 그리고 고춧가루나 소금은 잘게 갈아놓은 것을 작은 용기에 담아놓고, 뚜껑을 연 후에 숫가락 등으로 적당량을 퍼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건 "향"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는 거의 폭력에 가까운 처리 방식이다. 고급 식당에서는 후추나 고추를 통(후추)으로 혹은 가루가 아닌 상태로 담아놓고 있다가 종업원이나 손님이 그라인더가 달린 통 등을 사용해서 직접 갈아서 쓴다. 당연히 후자는 갈아내기 전의 통 열매나 적당 크기로 잘린 건조된 고추의 형태에서 보관되고 있는 것이기에 향을 훨씬 더 많이 보존하고 있다. 그래서 직접 갈아서 사용하는 이런 향신료는 맛 이전에 향기로 손님의 코를 자극한다.

 

좋은 그라인더의 기능- 굵기 조절과 내구성

 

생각해 보라. 그 자리에서 원두를 갈아서 커피를 내리는 것과 이미 잘게 분쇄된(ground) 커피를 내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은 향을 냈던가를... 결국 향신료도 이와 같다. 그런데 코타니 제품의 그라인더 부위는 다른 제품들과 차이가 있었다. 크게는 두 가지 차이인데, 하나는 갈리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부를 잡아 빼서 가는 것과 그걸 닫은 상태에서 가는 것의 굵기 차이이다. 굵기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이점이 있다. 이는 향은 물론 식감을 다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대부분의 이런 류 제품들은 이 기능을 안 가지고 있지만, 다른 제품 중에도 이런 기능을 가진 것이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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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차이는 코타니의 그라인더가 가진 내구성이다. 가끔 유럽에서 통후추가 담긴 그라인더가 달린 제품을 사 오는데, 대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그라인더가 내구성이 약해서인지 통에 담긴 후추를 다 갈기 전에 성능이 저하되어 잘 안 갈리거나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어떤 건 잘 갈리는데, 어떤 건 처음 사용할 때부터 시원찮게 갈리는 것이 있다.

 

그런데 코타니의 그라인더는 엄청나게 잘 갈린다.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 보면 당장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그라인더의 내구성이 상당히 좋다. 후추 한 통을 다 갈 때까지 분쇄력이 유지된다. 그런 차이가 있다. 그런 작은 차이가 명품과 일반 제품을 가르는 척도 중 하나가 아닐까?? 하긴 비싼 제품이니 그런 데서 주는 만족도가 커야할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어쨌건 명품을 쓰는 기쁨 같은 것이 이런 그라인더에서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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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위에서 말한 원두를 갈아마시는 경우에 느껴지는 향과 같은 이유 때문에 이런 분쇄형 향신료 통을 좋아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국산) 전동 그라인더(electric pepper mill/grinder)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제품은 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그 안에 담긴 통후추 등의 작은 열매가 전동으로 분쇄되게 되어 있고, 가루가 밑으로 떨어질 때 그 입구에 있는 LED가 빛을 발하여 음식의 어느 부위로 분쇄된 후추 등이 떨어지는가를 잘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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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용기를 분리한 후에 분쇄할 향신료를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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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니 제품의 가격 관리는 대체로 잘 되고 있는 편이다. 아래 가격 비교 사이트( www.danawa.com )를 통해 살펴봐도 가격 차이는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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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가격을 보면 저 Krauter Provencial이 웬만큼 비싼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배송비 3,000원을 저 가격에 합하면 만 원이 넘는다. 이와는 좀 다르긴 해도 다른 회사의 중급 제품들은 마트에서 대략 저 배송비 정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그래서 코타니 제품은 마트에서 직접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하지만 다른 저렴한 제품도 웹에서 사면 배송비가 붙으니 그게 그거다.^^;)  위에서 보면 대부분의 오픈 마켓에서 코타니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듯한데, 수입원인 (주)노아통상에서 주력하고 있는 마켓은 "홈플러스"이다.(앞으로는 이마트를 통해서도 마케팅을 하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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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 두 통에 18,490원. 꽤 비싼 소금이다. 바로 잘 알려진 지중해의 그리스 소금이다.

 

그리고 코타니 제품은 아래 5총사가 유명한데, 이것이 소위 "코타니 시즈닝 그라인더 5종세트(Kotanyi Seasoning Grinder Set)"이다. 여기서 소금이 안 들어간 것은 맨 왼편의 통후추(pfeffer/pepper) 뿐이다. 식품 중에서도 소금을 매우 중시하는 코타니의 정서를 읽을 수 있다. 실제로 코타니의 소금 맛은 대단히 좋다. 코타니 소금은 맛만 좋은 것이 아니다. 이들은 그 소금 안에 담긴 천연 미네랄 함량이 높은(그러면서도 적정한) 것들만을 선정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kotanyi-set3.png

이 제품은 아래와 같은 포장으로 판매가 된다. 그리고 같은 제품이라도 이걸 어디서 사야 더 유리한가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kotanyi-set0.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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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제품은 코스트코에도 납품되어 있다. 위의 가격은 웹 상에서 판매되는 것으로서 배송비를 포함한 가격이 29,990원이다. 그런데 아래는 대표적인 오픈마켓인 Gmarket과 Auction에서의 가격이다. 둘 다 38,990원이다.-_- 아니 같은 제품이 어떻게 이렇게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인지...-_-

 

kotanyi-gmarket.png

 

kotanyi-set-auction.png

 

이 코타니 5총사는 코타니의 향신료에 대한 철학을 담은 기본 제품이라 코타니의 맛을 보고자 하는 분들은 한 번 시식해 볼 만하다. 꼭 비싸다고 좋을 리는 없다. 그리고 그 말은 당연히 맞다. 하지만 "비싸면서 나쁜 것은 없다."는 말도 맞다. 코타니는 내게 비싸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본문 중간에서 지적한 대로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좋은 제품이라 느껴졌다. 맛도 용기의 디자인이나 기능도 좋다. 비싼 것만 단점이다.^^

 

kotanyi-set2.png

 

 Commen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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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와 별로 친근하지 않은 박사님이 코타니 향신료에 대하여 이렇게 글을 쓰실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 코타니 향신료를 까페에서 대량으로 직접 수입해서 써 본적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본 향신료 20종류 였습니다.

    코타니 향신료는 그 향 강함에 정신이 몽롱할 정도이더군요

     

     

     

    2017-09-14 09;15;35.jpg

     

    예전에 제가 쓴 글을 찾아보니 사진이 있습니다.

    대용량 포장에 담긴 코타니 향신료를 소분하고 포장용기를 별도로 구입해서 담은것입니다.

    저 때가 2008년이니 벌써 10년이 지났군요

     

    당시는 국내에서 코타니 향신료 구하기가 불가능 했는데요

    이제는 수입이 된다니 참 세상이 좋아졌어요 ^^

     

    코타니 향신료에 길들여지면 다른 향신료는 못씁니다.

    입맛은 한 번 올라가면 결코 내려오는 법이 없지요.

     

  • profile
    박순백 2017.09.15 08:09
    역시 앞서 가셨네요.^^
    제가 일 때문에 80년대 초부터 해외여행을 많이 했고, 양식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향신료의 사용에는 익숙한 편이지요.
    그러니까 다양한 향신료를 써봤고요. 그래서 요리를 자주 하지는 않아도 할 때는 향신료를 써왔던 것이고요.
    그러다 코타니를 사용하게 되니 역시 그게 좋기는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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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후추를 갈아서 요리를 한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 뿐만 아니라 식구들 모두 일반 가루후추는 후추 취급을 안하게 되더군요

     

    일반 설렁탕 전문점에 가면 가루후추가 테이블에 놓여 있는데요.

    우리 식구 모두 그 가루후추를 설렁탕에 넣지를 않습니다.

    가루후추를 넣으면 통후추 향기와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2017-09-14 09;48;43.jpg

     

     

    박사님 사진에 보이는 코타니 후추는 블랙페퍼인데요

    다음에는 레인보우페퍼를 사서 써보세요

     

    검정, 빨강, 흰색 후추가 골고루 섞인걸 레인보우 후추라 하는데요

    블랙페퍼 보다 훨씬 향이 다양합니다.

    가격도 블랙페퍼의 두 배 정도는 할거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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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백 2017.09.15 08:13
    통후추는 집사람이나 제가 외국에 갈 때마다 사오곤 했지요.
    레인보우 후추를 사진 않았어도 검정과 흰 후추가 담긴 걸 사기도 하고,
    검정과 빨간 게 섞인 걸 사기도 하고 했기에 그 향이 강한 걸 알고 있습니다.
    현제 제가 사용하는 코타니 제품에도 레인보우는 없지만 그 세 가지 후추가
    따로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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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백 2017.09.18 12:07 Files첨부 (1)

    위의 댓글을 쓸 때는 몰랐는데, 집에 있는 집사람이 캐나다에서 구입해 온 후추가 레인보우 후추이더군요.^^ 오른편의 블랙 페퍼라고 쓰인 병에 담긴 건 마늘가루.

     

    IMG_542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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