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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7.09.06 20:30

스키, 열심히 탈수록 못 탄다!

조회 수 6965 좋아요 1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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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오늘도 스키장을 찾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가파른 슬로프를 달려 내려 옵니다. 특히 상급 코스를 보면 대개의 스키어들이 정확히 스키를 컨트롤하지 못 한채 내려오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 분들은 '나는 상급자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상급자 코스'를 내려왔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정확한 컨트롤을 하지 못하는 스킹을 했다면 결코 '상급자'라는 평가를 내릴 수 없습니다.  

 

'스키, 기본이 어딨어! 열심히 타면 실력은 느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꽤 큰 오해를 하고 계신 겁니다. 스키는 열심히 탄다고 느는 것이 아닙니다. 스키는 '정확히 타야만' 실력이 늡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본능과 반대되는 운동양식이 스키에는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즉, 스키를 잘 타려면 본능과 반대로 움직여야만 합니다. 스키에 적용되는 원리를 정확하게 배우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능이 시키는 대로 움직임으로써 스키의 고수가 되는 길과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이죠.

 

가파른 경사면을 미끄러운 스키를 타고 내려오게 되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넘어질 것을 염려하게 되고 최대한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산쪽으로 몸을 기대려 합니다. 이런 본능적 움직임은 후경(체중이 뒤로 빠진 상태)의 밸런스를 만들게 됩니다. 이런 후경상태에서는 스키를 컨트롤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개의 사람들은 스키에 두 발이 묶여있는 하체보다는 컨트롤이 보다 용이한 상체를 돌려줌으로써 스키를 회전시키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스키의 고수들은 이렇게 스킹하는 것을 가르켜 '몸턴' 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본능에 충실하여 열심히 타다보면 이 '몸턴'에 점점 익숙해 집니다. 초급코스를 안 넘어지고내려오면 그때부턴 중급코스에 도전합니다. 스키의 초보자들은 '안 넘어지고 내려오는 것'을 지상최대의 과제로 여기므로 당연한 순서이죠.

 

하지만 중급코스만해도 이런 몸턴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경사가 급해진 만큼 몸은 더욱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고 스키가 마음 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스키가 돌아가지 않으니 더욱 적극적으로 상체를 쓰게 됩니다. 이렇게 상체를 돌리면 스키는 잘 돌아가지만 바깥스키에 실려야할 체중이 안쪽스키에 실리게 됩니다. 안쪽스키에 체중이 실리면 미끄러운 사면에서 스키의 뒤쪽이 쭉쭉 미끄러져서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계에서 강습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이 때부터 스키고수로부터의 조언이 필요해지는 시기이죠. 하지만 이 단계에서 구원의 손길(강습)을 놓친 분들은 스키가 제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데서 오는 불안감때문에 스키를 위험한 운동으로 치부해 버리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많은 분들이 스키를 그만두거나 겨울에 1~2회 스키장을 찾는 연중행사로 여기게 되므로 스키어의 저변확대가 어려워 집니다.

 

물론 몇몇 스키어들은 이 몸턴단계에서도 훌륭한 운동능력과 무모한 도전정신으로 중급코스나 상급코스까지 이런 몸턴으로 내려올 수 있게 됩니다. 그때부턴 스스로를 중급자나 상급자로 착각을 하게 되죠. 

 

이 '몸턴'의 스키어들에도 등급이 있어서 그 중에 운동능력이 뛰어난 분들은 점점 더 정통 스키기술과는 반대의 길을 걸어 마침내 경지에 이릅니다. 스키의 고수들은 이런 상급 몸턴기술을 가르켜 '압구정동 지랄턴'이라 부릅니다.

 

자, 그럼 이런 몸턴의 단계를 벗어나 스키의 고수가 되는 길은 무엇일까요?  

 

캐나다에서는 스킹을 평가하는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준에 따라 스킹을 향상시키기 위한 발전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여러분께 이 기준을 잘 설명 드릴테니 몸턴에서 벗어나 스키고수가 되는 길을 따라 오시기 바랍니다.

 

첫 째, Centered & mobile stance. 스킹에 용이한 자세와 중경의 밸런스를 유지하는가? 
둘 째, Turning with lower body. 하체를 이용해 턴을 만드는가?
셋 째, Balance on edges. 엣지를 잘 사용하는가?

 

자, 이 세 가지 질문에 '예'라고 자타가 인정한다면 당신은 스키의 고수라 말할 수 있습니다. 자, 첫 번째 주제인 "Centered & mobile stance. 스킹에 용이한 자세와 중경의 밸런스를 유지하는가?"에 대해 알아보죠.

 

이 중경의 밸런스가 중요한 이유는, 이 상태에서 스킹중에 발생하는 힘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스키를 회전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중심점 위에 서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운동 또는 무술, 무용 등은 '제대로 서기'부터 시작합니다. 제대로 서야만 그 운동이나 행위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스키에서도 '제대로 서기'를 가장 먼저 배우게 됩니다.

 

4-정자세 옆면 멀리서.jpg

 

점프하기 직전의 자세처럼 온몸의 관절을 적당히 구부려 주십시오. 이때, 어깨-무릎-발가락이 수직선상에 놓이도록 정렬하면 일반적으로 중경의 밸런스에 가장 적합한 자세가 나옵니다. 스킹을 하면서 스피드와 설면에 따라 적절하게 관절을 펴주고 구부려 주면서 중경의 밸런스를 유지합니다. 

 

제자리에서라면 누구나 중경을 유지하기 쉽지만 스킹중에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스킹하는 동안 중경의 밸런스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캐내디언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엑서사이즈가 '합턴(Hop Turn)' 입니다. 합턴 엑서사이즈는 한 턴을 마무리하고 다음 턴을 시작하는 시점(뉴트럴 포지션)에서 '합(hop=small jump)'을 합니다. 이 때 합핑(hopping)이 잘 안 된다면 당연히 중경의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반증이 됩니다. 이 합턴 엑서사이즈를 많이 해보면 정확히 중경에 서 있을 때가 어떤 느낌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3-점프 후 제자리 옆면.png

이 합턴 엑서사이즈를 하실 때 주의할 점은 가능하면 하체의 관절만을 사용하고, 상체는 최대한 안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슬로프는 적당한 중급사면에서 중간 스피드의 패러렐로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합턴 연속동작.jpg

합턴 엑서사이즈를 통해 중경의 밸런스를 익히고 하체관절을 충분히 활용할 줄 알게 되면 당신은 스키고수의 기본기를 익힌 것입니다. 

 

상급스키어들에겐 합턴 엑서사이즈가 너무 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분들은 'Thousand Step'이라는 엑서사이즈를 시도하신다면 도움이 됩니다. 'Thousand Step'은 천번의 스텝을 밟는다는 말 그대로 스킹을 하면서 끊임없이 왼발, 오른발을 번갈아 딛는 것입니다. 정확한 중경의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 하면 이렇게 스텝을 밟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상급자들은 약간 빠른 스피드 또는 경사면에서 이 연습을 하신다면 중경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dbce0063a0455f3e9649b9f895a1ef6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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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palan 2017.09.11 13:26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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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찬 2017.09.16 15:34
    김동우 선생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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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는냐옹 2017.10.23 00:34
    지나가던 초보자입니다
    압구정동 지랄턴에서 엄청 웃었어요 글솜씨가 뛰어나세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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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이123 2018.12.15 08:42
    스키에 갈림길에서 선생님 을 만나 압구정 지랄턴에 길이 아닌<br>고수에 길에 한발 발을 들여놓은<br>게 얼마나 다행이고 행운인지 강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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