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윤정이가 KSIA 데몬스트레이터가 되다.
오늘 대한스키지도자연맹(KSIA)에서 "2017년 스키 데몬스트레이터 최종 선발자 명단"을 발표했는데, 그걸 보며 다른 때와는 다른 감정이 하나 맘속에서 일었다. 말하자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뻤고, 뭔가 내 오랜 열정 중 하나가 보답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여자 데몬 명단에 포함된 이름 하나가 날 그렇게 만들었다. 원윤정. 하나있는 친여동생의 딸이 바로 그 애다.
윤정이는 말하자면 스키를 탈 팔자를 가지고 태어난 애인지도 모른다. 외삼촌인 내가 일찍 스키를 시작했고, 줄기차게 스키를 타왔고, 지금까지도 스키에 미쳐살고 있으며, 그 병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니 말이다.-_- 윤정이네 친가는 원래 스키를 안 타는 집안이었는데, 제 엄마가 내 영향으로 스키를 타왔으니 윤정이도 자연적으로 스키를 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나 제 엄마의 영향은 딱 거기까지만이다. 그 이후엔 오로지 윤정이 본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걔가 어릴적부터 스키 타는 걸 워낙 좋아했었고, 정말 걘 스키에 목을 맨 듯 열심히 스키를 탔던 것이다. 우리 형제들의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스키장에 갈 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때가 되면 밥을 먹으러 콘도로 돌아오는데 윤정이 하나만 안 들어왔다. 아침에 나간 애가 저녁이 되어야나 돌아왔고, 콘도에서 저녁을 챙겨먹고는 또 야간 스키를 타러 나가곤 했다.
그렇게 스키를 좋아한다고해서 스키 데몬스트레이터가 되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스키 강사들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스키어가 데몬스트레이터인 셈이니... 그래서 윤정이가 데몬스트레이터가 된 것은 본인 자신만의 기쁨이 될 수는 없는 것이기도 하다. 내겐 물론 스키가 좋아 KSIA의 레벨 2 자격증을 딴 집사람에게도 그건 큰 기쁨이 될 수밖에 없다. 집사람도 항상 윤정이 걱정을 해 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윤정이가 어쩌다 지나가는 소리로 내게 이런 소리를 한 적이 있다. "전 제가 스키를 잘 타도 외삼촌과의 관계를 상대가 알고나면 그 때부터는사람들이 그걸 당연한 듯 여기는 게 참 이상해요." 세상에 뭐 그런 일이 있나??? 맞는다, 그건 참 이상한 일이다. 걔가 스키 잘 타는 데 내가 도움된 일이 없으니 말이다.^^; 스키는 걔가 좋아해서 타는 것이고, 그래서 열심히 탄 것인데... 스키를 좋아하는 윤정이가 겨울만 되면 스키장에 진을 치고 살다가 강사 자격증을 딴 이후에는 스키 강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중 어떤 사람들은 "걔는 스키 강사 안 해도 될 애가 왜 그걸 하고 있는 거야?"란 소리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 얘기를 듣고 윤정이가 살짝 의기소침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윤정이 스스로는 자기가 스키 프로페셔널인 것을 자랑스레 여기며 살아오고 있던 참인데...
기왕지사 조카애가 스키에 몸을 담은 상황이고, 스키 강사가 되어 한국스키지도자연맹의 전국기술선수권대회나 데몬스트레이터 선발전에도 출전을 하는 것이니 항상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랐다. 윤정이가 스키 정강사(레벨3)가 된 이후에는 데몬 선발전이 있을 때마다 데몬스트레이터로 선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벽이 어찌나 높은지 윤정이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어떤 때는 정말 시쳇말로 한 끝발 차이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본인의 아쉬움이 제일 컸겠지만, 주변의 몇 사람도 그런 아쉬움을 함께 나눴을 것이다. 내색은 안 하지만 실망하고 있을 윤정이에게 우리가 해 주는 말은 "데몬이 아무나 되냐? 그건 스키 선수 출신이라야나 좀 바래볼만하고, 최소한 체육대학 출신의 운동 선수들에게만 가능한 거지..."였다. 대개 그 정도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데몬스트레이터가 되어 왔기 때문이다.(하긴 오래 전에 순수한 동호회 출신의 박수철 데몬 같은 예외가 있기는 했었다.)
그러므로 이번 2017 데몬스트레이터 명단에서 윤정이의 이름을 발견하는 건 정말 남다른 기쁨과 즐거움이 있었다. 그 배경엔 본인의 기쁨이 가장 크겠으나 정말 기뻐해야할 자격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이다. 바로 윤정이의 남편인 "조민"이다. 다년간 옆에서 지켜본 결과, 윤정이의 이번 쾌거는 8할이 남편의 외조이다. 겨울이면 "서울 홀아비 생활에 횡계의 주말 부부 노릇"을 하면서 살아왔으니... 치과의사로서의 바쁜 일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횡계로 달려가 윤정이를 위해 동영상을 찍고, 스키 기술 분석을 해주고, 새로운 스키 정보를 알려주고 월요일 아침에 서울로 향하는 진정한 조언자 노릇을 해 온 것이니...
PS: 그간 윤정이를 잘 지도해 주신 펠라코리아 대표 김준형 데몬에게 감사드리고, 또 첫 살로몬기선전의 여성부 우승자인 윤정이를 지금까지 계속 후원해 주신 아머/살로몬에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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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우리 친구가 레벨 취득은 엄청 일찍 했구나. 최고!!!!!!! 레벨 2라고 다 같은 레벨이 아니지.. 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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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레벨이여. 시험 본 연도만 다를 뿐.ㅋ 물론 먼저 딴 사람의 실력이 지금은 더 낫다고 보는 게 정상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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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구연이 네가 윤정이와 같은 해에 준강 시험을 봤었구나.^^
그 중에 데몬도 나오고 괜찮은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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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심으로 축하해야 할 일이고 스파크 가문의 영광, 칼럼의 영광입니다.^^*
좀 더 빨리 데몬이 되야 했었는데 그동안 저도 속이 많이 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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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키를 좋아해도 우리 집안 쪽에서 스키 데몬스트레이터가 출현하리라고는 생각지 못 했었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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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우석' 데몬과 여자부 '원윤정' 데몬 (천마산 식구들 ^^)의
17년 데몬스트레이터 선발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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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 데몬이야 이미 고참 데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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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윤정 데몬과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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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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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혹시 준강에서 데몬이 되기 까지 가장 오래 걸린 기록도 해당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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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누구도 모르지요.^^ 그에 대한 집계는 않으니...
가장 오래 걸린 기록이면 좋겠습니다.
그 오랜 세월동안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좋은 선례가 되니 말입니다.
꿈 꾸는 자, 언젠가 이룬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꿈이 있다면...
그 꿈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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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제 결과를 알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원 정강님이 되신 것이 몇 년 전이고 그때도 굉장하다 생각했는데, 데몬이 되시다니.
엄청난 열정과, 결과로 만들어진 놀라운 실력에 그저 감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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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선생님, 감사합니다.^^
윤정이와 함께 우리가 전에 함께 갓산에 가지 않았던가요?
(혹 다른 해인가요, 그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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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생업에 바빠 사이트 방문을 한참 못했습니다.
2007년인가 8년인가 처음 갓산을 갔을 때 원데몬이 동행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때 박사님은 강사로서 저에게 가르침을 주셨었구요.
그때도 원데몬의 스킹 실력이 남달라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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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아는 분과 끼어서 같이 탄 적도 있고, gkl 모글 행사 때도 같은 반이었는데....
이제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 된 거 같네요. 아무튼 데몬이 된 거는 너무 너무 축하할 일이예요~~~
축하한다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원 데몬은 나랑 준강 동긴데 저도 희망이...ㅋ
원 데몬, 조 원장 두 분 모두 크게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황인혁 데몬도 축하합니다.
황 데몬은 초딩 2~3학년 때 내가 꽈자 사주고 그랬는데...ㅋ
여튼, 참 기분좋은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