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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6.12.08 10:08

스키의 고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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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7091 추천 수 10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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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의 파이터'의 한 장면>

 

일본 역사상 최고의 검술 고수로 일컬어지는 미야모토 무사시가 활동하던 시대의 일이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붐비는 인파 사이를 걸어가다가 그만 어떤 낭인 무사의 발을 밟고 말았다. 성격이 불같은 낭인은 펄펄 뛰며 결투를 신청했다. 생전 칼이라고는 들어 본 적이 없는 그는 고민 끝에 당대의 검호 미야모토 무사시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비굴하지 않게 죽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당신은 어떤 무술을 익혔소?"

"무술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허나 이상한 일이오. 무술을 모른다는 사람 몸에서 기가 느껴지다니!"

미야모토 무사시는 의아한 생각이 들어 

"그럼 다른 기예는 익힌게 없소?"

"한 40년 다도(茶道)를 했습니다만……"

"그럼 어디 나한테도 차를 한 잔 따라 주겠소?"

미야모토 무사시는 그 다도 명인의 솜씨를 찬찬히 살펴 본 뒤 말했다.

"당신의 다도 솜씨에는 감동했소."

"곧이어 닥칠 죽음의 공포도 잊고 한 동작 한동작에 사력을 다해 몰두하는 자세!"

"당신은 이미 죽음에 대처하는 법을 알고 있소."

"이제 적과 맞서게 되면 바로 차를 대접할 때와 똑같은 자세, 똑같은 눈빛으로 칼을 치켜 드시오."

미야모토 무사시의 충고를 들은 다도 명인은 지정한 시간에 결투장소로 나가 낭인 무사를 만났다. 그는 칼을 치켜올린 채 마치 차를 따를 때처럼 온 정신을 집중한 채 단칼에 내려치리라는 일념으로 적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낭인은 차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상대의 자세에는 한 점의 허가 없었으며 석양빛에 번쩍이는 그 칼날에는 이미 자신의 피가 묻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 저 사람이야말로 검술의 대가인지도 모른다.'

두려운 마음이 생겨난 낭인은 마침내 무릎을 꿇었다.
이처럼 도(道)나 예(藝)나 그 궁극에 이르면 모두가 하나인 법이다. 

위에 옮긴 글은 얼마전 읽은 책에서 본 내용이다.

나는 어떤 분야든 그 궁극에 이르면 하나라는 말에 공감한다. 최선을 다해, 지극한 정성으로 어떤 일에 매진하는 사람은 범인과는 다른 깨달음이 있으리라고 본다. 그런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면 누구나 고수(高手)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이 글을 시작한다.

스키라는 기예를 도의 경지로까지 끌어오려야 진정한 고수(高手)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키의 고수(高手)는 슬로프의 정상에 섰을 때의 자세에서부터 범인과 다른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기만의 스키 철학을 가지고 빛나는 눈빛으로 슬로프의 정상에 서는 사람이 고수(高手)다. 

아무리 급경사의 슬로프 위에 서더라도 '여기를 어떤 기술로 내려갈까?'를 고민하는 사람은 고수(高手)라 말할 수 없다. '어떤 그림을 그릴까? 어떤 시를 쓸까? 어떤 음악을 연주할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高手)다. 

누군가가 최선을 다해 스킹을 할 때 그의 스킹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이 떠오른다면 그가 진정한 스키의 고수(高手)다.

눈 덮인 아름다운 설원의 모습은 그 자체로서 한 폭의 그림이다. 그 그림 속에서 누군가가 스킹을 하는 모습이 오히려 그 그림을 돋보이게 한다면 그가 진정한 스키의 고수(高手)다.

백 마디, 천 마디의 말보다 단 한번의 몸짓과 스킹으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가 진정한 스키의 고수(高手)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스키에 대한 애정, 태도와 생각들을 온통 쏟아 부어 슬로프 위에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한다. 

누군가가 강렬한 원색의 유화를 그려 놓으면 누군가는 여백의 미를 살린 수묵담채화를 그린다. 

누군가의 스킹에서는 광적인 헤비메탈이 들리고, 누군가의 스킹에서는 우아한 클래식 음악이 들린다. 힘이 느껴지는 락이 있는가 하면 리듬이 느껴지는 왈츠도 있다.

그러므로 나는 스키를 사랑한다.
스포츠로서가 아니라 예술로서 사랑한다.

그러므로 나의 스킹을 비난하거나 욕하지 말라.
그것은 완성을 향한 나의 구도의 몸짓이다.


 


 

위 글은 제가 쓴 스키소설 '고수((高手)'의 <프롤로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키의 고수를 표현하고 있기에 옮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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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콤 백컨트리의 급사면에서 스킹하는 모습>

 

 

스키어라고 할 때 스키장을 일 년에 한 번 연중행사로 생각하는 사람부터 시작해 스키 시즌이 되면 스키장에 들어가 겨울 시즌 세달 가량을 스키만 타면서 보내는 스키어들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스키장에 가는 횟수를 떠나서 스키라는 운동이 정말 재미있다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스키를 좀 더 잘 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스키어들을 주의 깊게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어떤 스키어가 눈에 띄어 그 스키어의 스킹을 넋놓고 바라보다 목이 돌아가고 나중엔 온 몸이 리프트 뒤로 돌아가 목이 아프도록 그의 스킹을 뚫어져라 바라본 경험 말입니다.

 

저에겐 아직까지도 사진처럼 뇌리에 남겨진 멋진 영상이 있습니다. 

제가 스키에 빠져 숏턴을 해볼려고 무지하게 애를 쓰던 시절이었죠. 왠만한 중상급사면에선 어느정도 숏턴을 만들 수 있었지만 소위 최상급사면에선 속도조절이 안돼 숏턴인지 지랄턴인지 모를 턴을 하며 좌절에 빠져 있었더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휘닉스파크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리프트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데 휘닉스파크의 최상급 코스인 디지(잘못타면 D진다고 알려진...ㅋㅋ)코스로 한 사람이 내려오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빨간색 롱코트를 입고 귀여운 털모자를 쓴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귀여운 꼬마 아가씨가 그 무서운 디지코스를 바람에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처럼 힘하나 안들이고 숏턴을 하며 내려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입을 엌~ 하고 벌리고 고개가 돌아가고 나중엔 몸이 돌아갈때까지 내내 쳐다보고만 있었죠. 

 

'아니 저 꼬마는 뭐지? 외계인인가? 누구나 벌벌 떠는 최상급 직벽코스를 저렇게 여유있게 탈 수가 있지?'

 

디지코스를 보면 대개의 스키어들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스키에 끌려다니며 겨우 내려오고 있고, 가끔 스키의 고수들이 나타나 엄청나게 공격적인 자세로 강한 에지를 사용하며 내려오는 두 종류의 스키어들만 존재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그 꼬마 아가씨의 등장은 제 생각의 흐름을 한 동안 끊어 놓았습니다.

 

'잘 타든 못 타든 다들 죽을 힘을 다해 타는데...  저렇게 여유있게 타도 되는거야? 저건 무슨 종류의 스킹이지? 남은 의식하지 않고 혼자 신나서 춤추듯 여유있게 타다니... 뭐 저런 스킹이 다 있어?'

 

그 당시엔 그녀의 스킹기술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아가씨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스킹을 배운 것이 아닌가 추리해 봅니다. 왜냐하면 여기선 대개의 스키어들이 그런 자세로 타고 있으니까요. 제 아이들이나 조카들을 봐도 그렇구요.

 

그럼 그 꼬마 아가씨의 테크닉은 다른 사람들과 무엇이 다를까요? 

 

먼저 자세는 편안하게 선채로 탑니다. 공격적인 낮은 자세? 그런거 없습니다. 휘슬러에서 그런 자세로 타다간 다리풀려서 오래 탈 수 없습니다. 신체의 관절을 많이 구부리면 몸의 중심점이 낮아져 스킹에 안정감을 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근육을 많이 써야 합니다. 반면에 자세가 높아지면 인체의 뼈대(bone structure or skeletal structure)가 주로 쓰여 근육의 사용이 줄어듭니다. 하루종일 길고 긴 슬로프를 스킹하여도 별로 피곤한줄 모릅니다.

 

둘째, 강력한 에지로 컨트롤하기 보다는 부드러운 피봇팅과 동글동글한 회전호로 컨트롤합니다.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한 스킹은 아니지만 어린아이부터 90세 노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 가능한 테크닉입니다. Breakthrough on Skis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Lito 의 스킹을 보시면 바로 이해하실 수 있지요.

 

 

<Lito Tejada-Flores의 Breakthrough on Skis>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그 꼬마 아가씨의 스킹을 분석한 이유는 그런 스킹이 좋으니 그렇게 스킹하자고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세상은 신정사회와 왕정사회를 거쳐 민주공화국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 발전의 의미는 각 개개인의 그 자체로서의 목적성, 다양성과 개별성을 인정한다는 것이죠. 스킹의 기술도 어느 하나의 진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키를 직업으로 하는 스키선수 혹은 풀타임 스키강사와 달리 일반 아마추어 스키어들에게 스키는 삶을 재충전하는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입니다. 이렇게 타든 저렇게 타는 본인이나 타인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스킹이라면 어떠한 문제도 없습니다. 

 

간혹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첫 날 스키장을 둘러 보시곤 

 

"캐나다 사람들은 왜 이리 스키를 못타요? 다들 빠딱 서서 후경으로 몸턴을 하네요?" 

 

이런 질문을 하시곤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렇게 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면 질문이 바뀝니다. 

 

"아니, 여기 사람들은 저렇게 대충 타는 자세로 어디서나 잘 내려가네요? 참 희한하네~"

 

휘슬러와 같은 빅마운틴을 제대로 경험하시게 되면 처음엔 그 엄청난 자연환경에 충격을 받고, 곧이어 스키를 즐기는 그들의 태도에 문화적 충격을 받습니다. 이들에게 스키는 남과의 경쟁이 아닙니다. 본인 혹은 가족이 즐겁자고 타는 것이고 행복하자고 타는 것입니다. 남과의 상대비교는 적절한 정도일 때는 동기부여가 되니 좋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원래의 목적을 잊게 됩니다. '스키타면 즐겁다~~~!'란 것을 이들은 활기찬 행동과 입가에 가득한 미소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스키의 고수란 '누가 레벨2를 땄느니 못땄느니'의 혹은 '누가 카빙을 잘하느니 못하느니'라는 어느 하나의 평가기준으로만 구분되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스킹의 상급기술이 엣징기술 하나로 정리될 수 없고, 피봇팅 기술 하나로만 이루어질 수 없듯이 다양한 여러 기술들이 조화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기술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 스키어는 사면의 경사도와 상관없이, 정지사면이냐 부정지사면이냐에 관계없이, 강설이냐 파우더냐를 따짐없이 스키장의 모든 사면을 100%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올마운틴 스키어가 가장 행복하고, 가장 안전하게 스킹을 즐기는 진정한 스키의 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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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러 백컨트리의 파우더에서 스킹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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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26'
  • ?
    오상일 2016.12.08 11:11

    Wow!

    Bravo!

    The best ski essay ever!...

     

  • profile
    정우찬 2016.12.08 15:12
    극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스킹 시즌 되시길 바랍니다.
  • profile
    신현균 2016.12.08 13:55

    항상 잘보고있읍니다

     

    저도 예전에 등산을 할 때 이렇게 않으면 안 된다고들 했는데

     

    막상 해외원정을 가게되어 외국 등산 온 친구들을 마주하다 보면 많이 다른 걸 느끼곤했는데요.

     

    스키에 관한 철학이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위에 첨부된 동영상 오래 전에 만들어지고 카빙스키 전의 영상인데

     

    지금도 영상과 같은 교수방법이 많이 사용되는지요?

     

  • profile
    정우찬 2016.12.08 15:21

    리토의 비디오는 제 기억으론 20여년전의 비디오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 전의 장비와 기술이지요. 그의 스킹능력이 대단해서 이 비디오가 유명해진 것은 아니고 스킹의 원리를 대단히 심플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 바깥스키에 체중 실어 타기

    2) 이른 체중 이동

    3) 둥근 원호 만들기

    는 지금도 매우 유용한 스킹의 원리입니다. 현대 스키라고 달라진 것은 없다고 봅니다. 

     

     

  • profile
    신현균 2016.12.08 15:32
    네 그런것 같더군요 영상치고는 런닝타임도 꽤 긴영상인데 영어는 잘몰라도
    그림만보아도 이해가 가더군요 저도 스키는 오래전에 시작을했는데 스키라는게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면서 집중해서 배운다는게 그리쉽지를 않더군요
    제가 그냥스키판만 있던스키에서 엣지가달린 스키를접한게 1990년에 미국에있는 맘모스 스키장에서였는데요
    이제 은퇴하고 시간적인 여유가생겨서 지난해부터 다시시작했는데요
    아직 기본인 엣지를 사용하는게 잘않되여서 공부를 하고있는중인데요
    많은 도움이될 영상이군요
  • profile
    정우찬 2016.12.08 15:40
    신현균 선생님,
    비디오가 흔하지 않던 1990년대 중반에는 스키를 즐기는 인구도 많지 않았고, 강습을 받기는 더더욱 어려운 시절이었죠. 이러한 시대에 초보자들에겐 거의 바이블처럼 여겨지던 비디오였습니다. 당시 이 비디오를 따라하며 바깥발 한 발로 탔더니 몸턴을 하던 초보자를 벗어나 상체도 안정화되고 스키에도 체중이 제대로 실리면서 중급자로 도약할 수 있었답니다.
    상급자가 되기 위해선 좀 더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되어야 하지만 중급자까지는 이 비디오 하나만 따라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
    신재영 2016.12.18 13:47
    잘 읽었습니다. 역시, 선생님. ㅎ

    글구, 전 리또할아버지 지침을 한마디로도 할 수도 있어요. ㅋ

    바깥발을 미리 밟으며 동글게 편하게 즐겁게... ㅎ
  •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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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말씀 감사합니다 휘슬러에 계시는걸로 알고있는데요

     

    제가 가보진 못했으나 제가아는 휘슬러는 산악자전거의 성지나 다름없는곳으로 알고있읍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다운힐러들이 휴가철이면 찿는곳이지요

     

    기회가되며는 찿아보고싶은곳이기도하나 나이도 있고하여 마음뿐이람니다

     

    사실 스키를 잘탄다는게 정우찬님의 말씀이 맞는거지마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는 잘탄다는것도 중요하지만

     

    무언가 남이인증해주는 인증서(레벨급수) 등이 필요하다보니 저도 어쩔수없이 목표로 하고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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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는 다운힐 자전거 겨울에는 스키 이렇게 살고있읍니다

  •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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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여름엔 다운힐을 즐깁니다. 다운힐 강사도 하고 있는데 이번 여름엔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못탔습니다. 레벨테스트가 좋은 자극제가 됩니다. 하지만 준비하는 기간에도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애인에 대해서 알아간다 생각하시면 스키타는 것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화이팅~!!

  • ?
    허지웅 2016.12.08 17:22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글을 읽으면서 많을 걸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스키실력을 지도자레벨 1,2,3 으로 구분하다 보니 누군가와 경쟁을 해야 할 것 같고

    성취하면 기분이 좋고 실패하면 기분이 나쁘게 느껴지겠죠.

    이런 경쟁요소들이 레저가 아닌 스포츠기 되어버린 현실이 아쉽습니다.

    또한, 이것도 일종의 시험인지라 변별력이 있어야 할 것이고 힘든 테크닉을 구사해야 고수구나 하는 거 아닐까요.

    10년넘게 영어공부를 했어도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못하는 현실같은거 ㅎㅎ

     

    '나는 스키를 타면서 행복할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정우찬 2016.12.08 17:49
    한국사회 모든 영역이 경쟁의 문화입니다. 문제는 패자부활전이 어려운 사회 시스템 탓에 공정하고 선의의 경쟁이 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한 우리 모두는 불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신나는 놀이를 할 때는 이겨도 져도 함께 즐겁습니다. 아마추어 스키어에겐 스키가 스포츠이자 동시에 놀이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
    휘파람스키어 2016.12.09 08:04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한국인이 캐나다의 일반스킹을 보면 처음에 어색(서있는자세, 몸턴, 후경등)해 한다고 하셨는데,

    반대로 캐나다인이 한국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킹자세(외경, 외향 등등)을 보면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네요 ^^ 

  • profile
    정우찬 2016.12.09 09:12
    글에서 적었는 내용은 환경적, 문화적 차이때문에 느끼는 기술적 차이를 말한거지 그들의 그런 스킹이 잘 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캐나다에서도 고수들은 당연히 중경의 적절히 낮은 자세에서 파워풀한 에징을 구사합니다.^^
    많은 한국의 스키어들이 휘슬러에서 CSIA 테스트에 도전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듣는 대부분의 코멘트는
    1) 전경자세가 심하다는 것
    2) 스탠스를 너무 좁게 해서 탄다는 것
    3) 상체를 이용해 턴을 만드는 것(leaning inside too much & rotation upper body)
    4) 발목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 profile
    홍현무 2016.12.09 09:39

    사실 전 스노보드와 스키보드만 탔었고, 지금은 저마저도 안타고 겨울스포츠는 접은 상태지만, 글을 읽는 걸 좋아해서 이 사이트를 드나들면서 스키에 대한 글들은 대부분 다 읽어왔습니다.

    이곳에서 스키에 대한 논문같은 수많은 글들을 보면서 앞으로도 내가 스키를 탈 일은 없겠구나...라고 늘 생각해왔었죠.

    수험생 모드와 테스트, 자격증...이런 걸 태생적으로 싫어해서...^^

     

    쭉 그래왔었는데 처음으로 스키를 한번 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네요.

  • profile
    정우찬 2016.12.09 16:22
    '스키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다면 제 글이 제대로 전달 됐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 ?
    김동구 2016.12.09 09:58
    또 하나의 깨우침을 배웁니다
    이번 시즌의 제 스킹이 편안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 ^♡
  • profile
    정우찬 2016.12.09 17:14
    편안한 스키.... 왠지 '스키삼매'에 빠질 것 같은 표현입니다.
  • ?
    임종철 2016.12.09 11:11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아 예전에 캐나다 밴쿠버에 간적 있었는데..ㅠㅠ 그때는 스키를 안 탈 때라...

    그리 좋은 스키장도 한 번도 못 가봤네요..

  • profile
    정우찬 2016.12.09 17:14
    지금이라도... 언제든 오시면 환영이에요.^^
  • profile
    강정선 2016.12.09 13:01

    전 캐나다에서 스키는 못타보고 아주 오래전 가족 여행으로 한 20일 여름 여행을 가본적이 있었는데.

    일단 너무 한적하고 자연환경 좋고

    그 당시 나라 면적과 인구 수 따져보니 한국과 대충 100배차이...그러니 여유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ㅎ

    운전이나 주차도 널널하고 ..하여간 애들만 안고 있으면 어디서든 다 양보 해주고 너무 좋았습니다.

    인간도 환경적인 동물이라 한국은 좁은데서 서로 비비며 살다보니 ..

     경쟁이 심하고 보여주기 좋아하는데 ..  아마 한국사람들도 캐나다에서 좀 살면 바로 여유가 생갈 것 같습니다.

    저도 그당시 캐나다에서 운전하는데 바로 양반 모드가 나왔습니다.

    도로가 비교적 한적하니 누구와 운전 시비할 일도 없고 저절로...

    혼자가며 경적울리고 경쟁하면 미친 눔...ㅎㅎ

     

    캐나다 스키는 엄청난 자연환경에서 타다보니 자연스럽게 남에게 보여주는거보다는

    [보여줄래야 보여주기도 힘들고]

     가장 원리에 맞고 기나긴 슬로프 내려오기에 적당한 자세.

    내려오다 범프도 만나고 강설도 만나고 하니 어디에서나 통하는 좋은 자세가 만들어 지는거 같습니다.

     

    반면 한국은 어느 스키장 가도 좀 타다보면 다 만나고 누가 왔는지 아는 구조라

    그러다 보니 옷도 좀 자주 바꾸고 자세도   멋져보이는  자세가 유행.

    이런 점도 환경에 맞게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 같네요.

     

    저 위에 보니 스키에 관한 글중 거의 논문성 글들이 많아서 탈 엄두가 안난다는 분이 계신데..

    그런 글이 필요한 사람은 1% 정도..  나머지 분들은  스키가 어렵게 생각되는 지름길이란 생각도 듭니다.

     

     

     

     

  • profile
    정우찬 2016.12.09 17:21
    '보여줄래야 보여주기도 힘든"....ㅋㅋ 정말 딱 들어맞는 표현이네요. 한국분들 오시면 잘 정설된 곳에서 주로 스킹하십니다. 하지만 휘슬러의 로컬들이나 고수들은 잠깐 워밍업할 때 외에는 이런 정설 사면에서 거의 타지 않고 산 꼭대기로 사라집니다. 파우더와 범프, 트리런을 찾아 블랙다이아몬드를 누비고 다니죠. 그런 사람들이 정설사면 위로 놓여진 리프트에서 보일리가 없죠.
    말씀대로 환경의 차이가 문화의 차이를 만들고, 나아가 기술의 차이까지 만들어 내는가 봅니다. 빨리 통일 돼서 넓게 여유롭게 살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그래야 스키문화도 좀 더 다양성이 인정되고 레이싱, 모글, 프리스타일, 인터스키,... 각 분야가 고르게 발전할텐데요.
    오늘 234표로 탄핵 가결 됐네요. 희망이 보입니다. ^^
  • profile
    강정선 2016.12.09 21:15
    네....여러 중요한 이유가 많지만 스키 때문이라도 좀 대화하고 화합하고
    통일되서
    이북 마식령이나 이런데서 타봤으면 좋겠습니다.ㅎ
  • profile
    송각호 2016.12.12 11:25

    크게 공감합니다.

    알프스나, 캐나디언 로키등 ...특히 레이크루이스나 놀퀘이에서 현지인스키.

    허리에 두손을 척 걸치고 반드시 서서 여기 저기 구경하면서 슬리핑으로 턴을하며 쒹쉭 달리는 스키어들...

    처음에는 왜 다들 저렇게 타는가  의구심이 들었는 데,

    여러번 접하고 따라하다 보니 그 또한 생활과 자연 속에 녹아든 훌륭한 스키라 생각했습니다.^^

  • ?
    김승현 2016.12.12 19:41

    안녕하세요

    늘 좋은글 감동깊게 잘보고있습니다..!!

    기회되면 캐나다에서 보름정도 여유있게 스킹하는게 꿈입니다

  • ?
    윤석규 2017.06.02 17:26

    오 정말 맞는 말씀이십니다! 

    휘슬러 갔을때 한국에서처럼 타려니 슬로프 고저차도 심하고 길이도 길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ㅜㅜ

    파우더에서 고생도 많이 하구요 

    그런데 외국인들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스키 자체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아 내가 너무 고정관념에 빠져 스키를 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

    아무튼 그립네요 휘슬러 ㅎㅎ

     

  • profile
    조상진 2018.01.22 15:16

    흐~흠.....짧은 스키 인생에 울림을 주는 글 이였습니다....

      틀에 묶인 제도권 교육만을 받던 아이가 처음 다른 세상으로 나온 느낌이랄까요??

     

    지금까지  보겐-슈템-페러럴-숏턴-카빙-모굴 이렇게 "학습" 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나름 많은 스트레스도 받았구요...

     

    이제 내일 부터는 아이들 부터 잘~재밋게 타게 해야 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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