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황준의 블로그, 장현태의 블로그, 창고란의 오디오, 갤러리란의 오디오
실용 오디오, 와싸다, 소리 오디오, 누리안 비상, 케이블/진영공구, 진공관 구입, 이치환 교수의 아날로그보이스

수리: CDP/CDT 나돈주(부천) 010-2723-7411, 하이파이전자수리 김명운 010-3781-2712(남양주 진접읍 장현로147번길 1), 진공관 앰프 등 이상훈(전북 진안) 010-9009-0760, , 황홍락(강서) 010-5695-5560, 참소리(부천) 011-9922-8123

후기
2016.05.10 12:07

최근의 LP 생활 - 1편

조회 수 1090 좋아요 0 댓글 4

최근까지 제가 사용했던 Phono Pickup입니다.
Ortofon 사의 Kontrapunkt a로 이 시리즈의 제일 막내입니다.

 

kontapunkt_a.jpg

 

론도 브론즈 바늘이 부러진 후
그 간 궁금했던 물건이기도 하고 가격도 적당해서
중고로 구입한 녀석입니다.

 

론도 브론즈가 워낙 까탈스러웠던 탓에
(덕분에 상당수의 모노 LP는 별도의 Mono용 픽업을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타원형 바늘을 채용한 이 픽업이 여러 모로 사용하기 편할 것 같았고
재생 주파수 대역이 35kHz이기 때문에
소리가 답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구입을 하였습니다.

 

역시 타원형 바늘은 포용력이 좋아서
모노 LP도 문제 없이 재생할 수 있었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바늘의 한계로
소리는 론도 브론즈에 비한다면 좀 평범했습니다.
상대적인 것이기는 합니다만
대역도 더 좁고 다이나믹도 좋지 못 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좀 답답하고 심심했습니다.

 

Bann Audio의 Firebird DAC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한 이후에는
바늘로 인한 LP 소리의 한계를 절감하고
그 동안 미루어 왔던 몇 가지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 첫 번째가 픽업 교체였습니다.

새로 산 픽업은 역시 Ortofon 사의 제품입니다만
몇 가지 기념 모델을 제외한다면 동사의 최상위 제품인 Cadenza Black입니다.
 

Cadenza_Black.jpg

모양을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Cadenza 시리즈 픽업은 Kontrapunkt 시리즈를 리바이벌한 모델입니다.
그 중에서도 Cadenza Black은
20년 전 쯤에 "MC Jubilee"란 이름으로 나왔던 픽업을 개량한 것입니다.
무지 가늘고 가벼운 보론 재질의 캔틸레버와
"Shibata"란 이름의 바늘 Tip 및 픽업 외형은 그대로 유지되었지만
코일은 은선에서 금도금 구리선으로 바뀌었습니다.
은선의 얇은 소리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대단히 환영할만한 변화입니다.
참고로 Cadenza 시리즈의 나머지 제품들은 여전히 은선입니다.

 

서울 남전자에서 180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는데
출시 초기의 220만원이었던 가격이 오히려 내려서
그 비싼 물건을 사고도 돈 번 느낌이었습니다. ^^

 

cadenza_black01.jpg

 

박스는 여느 Ortofon 픽업과 동일합니다.

 

내용물은 픽업 본체와 기타 부속물 통이 나뉘어 있습니다.
 

cadenza_black02.jpg

 

부속물에는 경량 고정용 나사와 드리이버,
제게는 필요 없는 리드 선,
바늘 청소용 카본 브러쉬가 들어 있습니다.
바늘 청소용 카본 브러쉬의 손잡이에는 ortofon이란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만
미국의 레코드 세정 관련 전문 업체인 "Record Research Lab"이란 회사에서 OEM 받은 물건입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adenza_black03.jpg

 

전체적인 모양은 All black으로 나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캔틸 레버와 바늘 Tip의 연결이 여느 카트리지와는 다른데
보론 캔틸 레버가 워낙 가늘기 때문에
캔틸 레버 끝 부분에 바늘을 붙여 놓았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소리가 섬세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cadenza_black04.jpg
 

청음 소감에 앞서 Cadenza Black의 중요한 특성을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Cadenza Black의 출력 전압은 0.33mV로
Rondo(0.5mV)나 Kontrapunkt(0.45mV~0.47mV),
다른 Cadenza 모델들(0.4mV~0.5mV)에 비해서는 조금 낮습니다.
MC (Moving Coil) 픽업 구조 상 출력이 낮다는 것은
캔틸레버에 코일을 덜 감았다는 것입니다.
캩틸레버에 코일이 덜 감기면 그만큼 무게가 줄어들어
바늘의 움직임에 가해지는 관성이 작아지고
그로 인해 Damping도 약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바늘의 움직임이 좀 더 섬세해집시오.
이런 바늘의 빠른 반응은 주파수 재생 대역을 늘려주고
Dynamic 특성도 개선해줍니다만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게 마련입니다.
단점으로는 출력이 작기 때문에 승압비가 커져야 하고
이에 따른 SNR 손실이나 음질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인 이야기이고
실제 사용자가 주의하여야할 사항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출력 전압을 수치로만 놓고 보면
0.45mV에서 0.33mV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Load Impedance의 권장치는 자그마치 5배나 차이가 납니다.

 

제가 실제 실험해본 결과로도
30배의 승압비에 2차 측 Load를 일반적인 47kohm으로 했을 때(Load Impedance = 52ohm)는
저음이 빈약하고 소리도 푸석하니 가늘었습니다만
60배의 승압비에 2차 측 Load를 100kohm으로 해보니 (Load Impedance = 28ohm)
균형이 잡히고 윤기 있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대체로 저출력 MC 픽업이 그러하듯
Cadenza Black도 Load Impedance에 대단히 민감하므로
초기 설치 시 본인 시스템에 맞게 잘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Load Impedance만 제외한다면
나머지 설정은 그리 까다로운 편이 아닙니다.
"Shibata" 바늘의 포용력이 대단해서
아주 정확하게 설치되지 않아도 소리에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에 따른 장점으로
Mono 음반에서의 소리는 정말 발군이었고
심지어는 다른 픽업에서는 재생에 문제기 있었던 음반까지
모조리 훌륭히 재생해내는 의외의 기특함이 있었습니다.

 

cadenza_black05.jpg

 

Cadenza Black으로 LP를 들으면
첫째 LP 특유의 Distortion이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줄어듭니다.
         (소리의 질감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CD 같은 매끈함이 느껴집니다)
두번째 자연스러운 잔향감, 공간감이 더해져서 재생 대역이 넓어졌음이 느껴집니다.
세번째 소리가 아주 적절한 두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대역의 평탄함에서 기인한 것 같은데
          물론 위에서 언급한 Load Impedance나 승압비가 적절히 잘 맞춰졌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네번째 Dynamic은 평범한 편으로 Rondo에서와 같은 짜릿함은 조금 부족한 듯 합니다.
           고역이 너무 편안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고
           제 Phono 앰프의 한계로 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Cadenza Black의 소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매끄럽고 정확하고 편안하다 입니다.
거기에다가 판 안 가리고
심지어는 문제 있던 판까지 잘 재생해줍니다.

훈남에 공부만 잘 하는게 아니라 운동까지 잘 하는 격입니다.

 

Comment '4'
  • profile
    Dr.Spark 2016.05.10 19:07

    이거 요즘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LP/턴테이블/카트리지 등에 대해서 새롭게 뽐뿌를 느끼게 되는 아주 못 된(!!!) 글이군요.^^

    아마 박용호 선생도 저와 같은 겁니다.

    안 들어도 뽐뿌는 받는 가까 오디오파일들이 우리니까요.^^

    흥미롭습니다.

    시리즈 글, 기대합니다.

     

  • ?
    오뚜기박용호 2016.05.11 10:03

    오랸만에 흥미진진한 글 잘 봤습니다.   역시 문무를 겸비한 조용훈 선생님의 글은 보석과도 같습니다.

     

    저는 박사님 덕분에  다시 아날로그를  듣게 됐지만  저의 실력이 침압만 겨우 맞추는 정도로 셋팅을 하고 음악을 들으니  조용훈 선생님이 들으신다면 " 아니 그 좋은 바늘로 어찌 이런 만행을???    제대로  음악이 들려요?"라고 하실지도^^

  • ?
    조용훈 2016.05.11 11:43

    용호 형님,

    잘 지내시죠?

     

    LP의 매력을 거부하기 힘들어서

    다른 분들도 LP를 잘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만

    LP를 제대로 듣기가 너무 힘들다는 생각도 듭니다.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설치에는 본인의 수고 내지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다음 편에 이야기가 되겠지만

    음반의 규격도 천차만별이라

    일반인이 과연 이걸 제대로 들을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Rondo Bronze는 대충 Setting 해서는 제대로 들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만

    Cadenza Block은 정말로 침압만 맞춰서 들어도 됩니다.

    이만하면 확실한 뽐뿌가 될까요? ^^

     

  • ?
    유신철 2016.05.11 15:26

    무슨 픽업이 20만원도 아니고 200만원....

     

    집에는 몇년전 장만한 테크닉스턴이 놀고 있고

    조용훈 샘이 "일루와~ 빨리와~ 드루와~" 하시지만

    아무리 그래도 LP에는 절대로 안빠질 각오입니다.   -_-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1224 질문 초보가 하이파이 구성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15 바람을 가르는 2016.07.15 1559 0
1223 음악/음악가 쳄발로로 연주하는 BWV 1004 샤콘느 4 유신철 2016.07.15 327 0
1222 질문 FLAC 2 윤일중 2016.07.08 706 0
1221 홍진표의 PC-Fi 가이드 반오디오 Simple Player 0.80 발표 12 홍진표 2016.06.09 1091 0
1220 PC-Fi DDC Mark II(mk2) 공동제작품 배송 알림 및 추가 주문 7 file 홍진표 2016.05.31 1080 0
1219 음악/음악가 안네-아키코 마이어스 사계 4 file 이승섭 2016.05.23 591 0
1218 잡담 멤피스 벨 3 file 이승섭 2016.05.22 731 0
1217 PC-Fi DDC Mark II(mk2) 공동제작을 시작합니다 (대금 입급을 요청드립니다) 5 홍진표 2016.05.16 914 0
» 후기 최근의 LP 생활 - 1편 4 file 조용훈 2016.05.10 1090 0
1215 PC-Fi DDC Mark II (mk2) 공동제작 사전 수요 조사 - DAC로도 사용 가능 -> 공동제작 시작(5월 16일) 45 file 홍진표 2016.05.09 3167 0
1214 PC-Fi PC용 스피커 연결선 문의? 42 file 최구연 2016.04.25 10689 0
1213 질문 튜너 추천 부탁드립니다. 3 이상훈 2016.04.07 1601 0
1212 잡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그리고 이창호 9단 21 file 홍진표 2016.03.08 2019 0
1211 음악/음악가 R.I.P, 아르농쿠르! 3 file 유신철 2016.03.07 1081 0
1210 홍진표의 PC-Fi 가이드 반오디오 Simple Player 0.64(2월18일) -> 0.70(3월 14일) 업그레이드(APE 지원) 13 file 홍진표 2016.02.04 2550 0
1209 홍진표의 PC-Fi 가이드 반오디오 Simple Player 업그레이드(Direct Sound 범용 재생 모드 지원) 7 file 홍진표 2016.01.28 1194 0
1208 기타 Happy Birthday Mr. Masahito Tsunokai! file 박순백 2016.01.26 702 0
1207 홍진표의 PC-Fi 가이드 반오디오 Simple Player 업그레이드(터무니 없는 버그 수정, DSD to PCM 재생 기능 추가) 2 file 홍진표 2016.01.22 1369 0
1206 홍진표의 PC-Fi 가이드 반오디오 Simple Player를 공개합니다(무료) 10 file 홍진표 2016.01.13 2405 0
1205 잡담 Lady Gaga 의 쩌는 가창력 2 file 이승섭 2016.01.08 1456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67 Next
/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