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빠와 함께 파주 화석정에 간 지연이
2004.02.02 11:46

오늘 네 생일

조회 수 5834 좋아요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23) 제목 : 오늘 네 생일 / 박순백 - 2004-02-02 11:46:02  조회 : 5101


오늘,
네 생일.

네가 태어나던 날 아침,
네가 탄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서 의료원까지의 수백 미터를 뛰어간 생각이 난다.

계집애란 얘기에 신기해 하고,
첫 아이에 대한 많은 얼떨떨함과
갓 태어난 너를 보면서 느끼던 어색함과 낯설음도 생각난다.
너와 엄마를 두고 다시 사무실로 오면서
왠지 모르게 느껴지던 중압감.
아빠가 되었다는 그런 중압감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그려오던 아이를 비로소 만난 반가움,
그리고 나를 찾아와 준 데 대한 고마움.
그 날 만난 네게 대한 그런 감정들로 엮인 묘한 기대와 설렘 등이 있었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너를 생각하면서 맞는
너의 또 한 번의 생일.

슬픔은 잊으려 하지만,
너의 모습은 더욱 가슴에 새기려 하는 오늘.

네가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왔던 그 날이기에,
오늘 아침, 아빠는 용기있게 네 엄마에게 말했단다.
"오늘이 지연이 생일이네."
그러면서 조심스레 엄마의 반응을 봤지.
역시 엄마의 반응은 나의 기대 대로였다.
"...................."

그 아무 말 없음에,
'아직 때가 아니로구나.'
기왕지사 말을 하고도
그런 느낌으로 마음 아팠는데...

우리 가족이 너를 잃은 슬픔을 딛고,
너에 대한 좋은 추억들을 마음껏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From : 211.45.66.133

 

 

 

 

김형소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기란 정말 힘이들죠...가족에 대한 사랑은 과도기도 열정이 식어버리지도 않은것 같습니다..정말 가족에 대한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진실한 걸까요.? 2004/02/03 00:01:26
220.86.7.231
x
김대중 2월 2일이 그날이었군요...신께서 두분께 제니라는 천사를 잠시 맡겨놓으신 첫날... 글 중 박사님의 기대 대로였다함은 박사님께서도 아직은 그때에 이르지 못하셨기 때문이겠지요. 세월이 과연 약이 될 수는 있겠죠? 그날을 기다리며... 2004/02/05 13:17:32
211.244.86.56
x
조부근 품을수도, 만질수도, 볼수도 없는..인연을 다해 이미 영원의 강을 건넜다는것을 알면서도 지연을 그리워하는 허망함이란 산자의 고통이겠지요. 망자가 될때까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지연과의 인연들을 차라리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_-..(이 란을 자주 드나들면서 참으로 많이 눈시울을 붉혔답니다.제가 이런데 박사님 내외분의 마음은 ...) 2004/02/05 17:02:12
218.156.197.115
x
장성훈 아주 오랜만에 여기에 들르게 되는 군요.
(저는 박사님 사이트 접속하면 여기부터 봅니다 ^^;;)
그러니 접속 안 한지가 꽤 되었다라는 이야기 겠지요 ^^;;
오늘 이글을 정확히 쓰신후 일주일 후에 보게 됩니다.
지난 일을 잊으시라고 한다면, 그건 참으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 이겠지요.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시간의 영원함 속에서.
우리들은 단지 찰나를 살아가는 존재임을.
자신의 현재를 행복해 하거나, 슬퍼해도.
그것도 역시 찰나일 뿐이니까요.
그러다가 죽는 것이 인생아니겠습니까?
매일 매일의 생활속에서 감사함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
그나마 가장 보람있는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삶이라는 것, 무게와 가치를 두자면 엄청나게 큰 것이지만.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이제 박사님은 완전히 면역이 되신듯 하니.
사모님을 다독거려 주셔야 할 듯 하네요.
SOLA FIDEI ! SDGJJ
2004/02/09 19:37:02
150.150.71.77
x
이상훈s 엄마의 마음이 다 그렇지 싶습니다.. 제 누나도 9년전에 첫애를 잃었는데 아직도 그 아이에 관한 얘기는 누나 앞에서 꺼낼 수가 없습니다. 유달리 동생들한테 애정을 쏟는건 그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저도 여기오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2004/02/26 17:27:57
211.51.15.139
x
김보라 ..................말문이 막혀서.... 2004/05/27 16:40:17
211.218.251.35
x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 오늘 네 생일 박순백 2004.02.02 5834 0
121 다시 죠지 윈스턴 1 박순백 2003.11.08 5724 0
120 가슴에 묻는다는 게... 박순백 2003.08.07 7334 0
119 감자 프라이 박순백 2003.07.16 5654 0
118 언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file 박순백 2003.06.13 7968 0
117 지연이가 다시 내 곁을 떠나 갔다. 박순백 2003.05.30 6548 0
116 항상 난 결혼 기념일을 잊는데... 박순백 2003.04.22 6640 0
115 연이를 만났을 때 왜 그리 못 했는지... 박순백 2003.03.22 5906 0
114 모른 척 연이 생일을 지나 보내고... 박순백 2003.02.05 4127 0
113 망봉 조부근이, 아주 나쁜 놈 박순백 2002.11.27 6466 0
112 두 번째로 맞은 추석 박순백 2002.09.27 3344 0
111 [김용빈] 지연이에게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이메일 박순백 2002.09.25 5097 0
110 처음이자 마지막 메일 박순백 2002.09.16 5098 0
109 우리 딸 지연이 박순백 2002.09.03 6785 0
108 지연이 대신 아빠가 친구에게 답장 박순백 2002.08.23 4883 0
107 고성애 박순백 2002.08.15 1806 0
106 ? 박순백 2002.07.18 1611 0
105 연이 1주기 박순백 2002.06.13 5466 0
104 그렇게 잊혀지겠지. 박순백 2002.06.07 3247 0
103 연이 없는 이 6월의 하늘은... 박순백 2002.06.05 2918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