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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5.01.08 17:05

안경을 맞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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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2318 좋아요 0 댓글 1

오랜만에 안경을 맞추러 명동에 갔다. 안경점이 많은데 왜 명동까지 가느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도수 스포츠 글라스를 맞추느라 자주 간 곳이라... 바로 아이닥이다. 갈 때마다 느끼지만 아이닥엔 최신 검안기구들이 참 많다. 첨단제품들이고 가격도 호되게 비싼 것들이라 한다. 비싼 장비를 사용하니 안경 값도 비싸야겠지만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서 같거나 약간 저렴하다. 그런데 거기에 가는 이유는 아이닥 사장님(김영근)의 안경을 만드는 자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꽤 까다롭다 싶을 만큼 세심하게 검안을 하고, 좀 미심쩍으면 여러 번에 걸쳐서 수정보완을 해서 안경 하나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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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유네스코회관 건너편의 개양빌딩 11층에 있는 아이닥( www.eyedaq.com ).  참 희한한 일이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 1층에 안경점이 있는 게 아니고, 길가도 아닌 거기서 건물 하나 뒤에 있는 두 번째 건물에다가 11층이나 되는 높은 곳에 안경점이 있는 것이다. 무슨 배짱으로 그런 외진(?) 곳에 안경점을 열었나 싶다. 하지만 이 회사가 내가 찾은 햇수로만 해도 10년이 넘는데, 아이닥은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 한 자리에서 10년 이상을 있었으니 이건 잘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아니면 벌써 망해서 다른 데로 갔거나 회사 자체가 사라졌을 텐데 말이다. 

 

그러니 지금은 분명 소문나게 잘 되고 있는 것이겠고, 그건 매장에 들어가면 당장 알 수가 있다. 계속 손님이 줄을 잇는다. 한 사람씩 붙들고 "여길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하고 묻고 싶을 정도이다. 명동이라 차대기도 불편하고, 난 이 날까지 그 빌딩에 지하 주차장이 있는 줄 몰라서 을지로의 한 은행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오곤했는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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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그 외진 곳에 있는 아이닥은 10여 년을 한 자리에서, 그 외진 높은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고 거길 찾아오는 사람들은 다 단골 손님들이다. 아마도 www.eyedaq.com 에 접속한 분들은 그 페이지에서 아이닥이 얼마나 장사가 잘 되고 있고, 또 거기서는 얼마나 철저하게 고객 응대를 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주 감탄이 나오게, 얄밉도록(?) 철저한 사후 봉사까지 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으니 이 집은 한 번 손님이 오면 절대 놓치지 않고 믿음과 신뢰를 주어 재구매를 하게 하고, 또 그들의 구전 마케팅을 통해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이상적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다 초장부터 홈페이지나 블로그 마케팅에 주력한 바람에 그 홈페이지가 가진 컨텐츠의 양도 만만치가 않다. 웹과 마케팅을 잘 아는 나로서는 그들의 전략이 처음부터 훌륭했고, 또 컨텐츠를 구축해 나아가는 과정도 결함이 없었으며, 지금까지도 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훌륭하고도 믿을 만한 안경점으로 잘 알려져 있고, 프로 선수들이나 운동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는 도수 스포츠 글라스 전문 메이커로 큰 명성을 가지고 있는 게 아이닥이다.

 

게다가 이 회사는 주식회사가 되기 전인 작은 구멍가게 시절부터 나눔을 생활화해 왔다. 그 어려운 시절에도 번돈의 일부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기부해 왔고, 그런 기부행위는 당연히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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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시력이 안 좋은 우리 집사람과 아들놈은 그간에도 몇 번이나 이곳에 왔었지만, 난 몇 년만에 이곳을 다시 찾은 것이다. 손녀딸이 안경을 맞춰야 한다고 하기에 그 길에 따라와서 세 개의 안경을 맞춘 것. 안경이 세 개나 필요한데 왜 몇 년씩 안 온 것일까?? 그건 게으름의 탓도 있지만 안경이 없는 게 조금만 불편한 정도이고 꼭 있지는 않아도 되는 때문이었다.

 

난 스포츠 글라스의 경우는 도수가 없는 것을 사용한다.(집사람과 아들놈은 도수 스포츠 글라스를 사용한다.) 시력은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원시가 와서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도수 안경을 써야한다. 그래서 집과 사무실의 컴퓨터 앞에 근용 도수 안경을 하나씩 비치해 놓고 있고, 나머지 한 개를 내 차 안에 비치해 놨다. 그 세 개는 일을 할 때나 독서를 할 때 사용하는 것이고, 평소에 (항상 쓰고 있는 것은 아니고)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쓰고 있을 수 있는 다초점 렌즈의 안경을 두 개 만들어서 하난 차에 두고, 다른 하나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쇼울더 백 안에 넣어두고 있다. 그래서 다섯 개의 안경을 사용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간 우리집 강아지 줄리가 집에 있는 근용 안경 하나를 물어뜯는 바람에 차안에 두었던 걸 집에서 사용하고 있고, 로덴스톡 금테 프레임과 폴리스 프레임의 다초점 안경 중 전자가 망가지는 바람에 그 한 개가 더 필요해진 것이다. 로덴스톡 금테(타이태늄) 안경은 꽤나 값도 나가는 것이었는데, 어느 날 프레임의 용접 부위가 떨어졌다. 그걸 본사로 보내 수리해야한다는 걸 시간도 많이 걸린다고 하고, 귀찮아서 집주변 안경점에 맡겼다가 낭패를 당했다. 어디서 작업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땜질을 엉망으로 해 버린 바람에 도저히 사용불가능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집안 어딘가 처박아 두고는 쓰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근용 안경 두 개와 다초점 안경 한 개를 만들게 된 것이다. 근용 안경 하나를 더 만드는 이유는 그걸 쇼울더 백에 넣어두고 사용하기 위함이다. 전엔 다초점 안경은 금속테로 된 걸 사용했지만 이번엔 김영근 사장님의 추천으로 스위스 플렉스의 플라스틱 프레임을 사용키로 했다. 워낙 무게가 가볍고, 디자인도 현대적인 것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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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와 보니 대기실이 이렇게 단장되어 있었다. 많은 손님들이 오니 기다리기 편하게 하기 위함이고, TV나 잡지를 보면서 원하는 음료나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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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은 온갖 안경, 선글라스, 스포츠 글라스들이 가득하다. 진열대에 있는 것들은 모두 안경용의 각종 프레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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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하고 많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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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아이들이 시력이 안 좋아서 아이들을 위한 프레임도 꽤 다양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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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밖의 두 검안기를 통해서 눈동자의 위치 등을 측정하여 프레임이 내게 맞도록 조절하는 과정을 거치고 제1 검안실 안에 들어가서 엄청나게 복잡한 측정을 했다. 검안을 하면서 느낀 것은 '세상 좋아졌다!!!'는 것. 기계로 시력 측정에 관한 모든 상황을 점검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내 시력과 관련된 모든 상황을 다 알 수 있었다. 아직도 내 시력은 좋고, 약간의 난시가 있다는 게 간단한 결론이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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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자이스에서 나온 기계로 이런 측정을 해서 내가 사용할 스위스 플렉스 프레임에 다초점 렌즈를 끼웠을 때 어느 높이/어느 지점에 도수를 넣어야하는가를 결정하고, 그걸 psudo lens에 마커로 표시하는 작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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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위는 다초점 렌즈용의 프레임이고, 아래 두 개는 근용 안경용의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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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고... 다초점용 스위스 플렉스 프레임을 찍는다는 게 초점이 진열장 안의 프레임들에 맞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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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처럼 생긴 로덴스톡 사의 측정장치. 이게 꽤 비싼 거고, 이 기계를 사용하는 곳은 아이닥이 유일하다고 들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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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도 검안을 했다. 이건 칼 자이스 사의 측정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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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나 기타 광학기계에 밝은 사람들은 이 로고만 보면 왠지 고개숙여 경배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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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치에 보이는 내용들에 대해서 듣긴했는데 잘 모르겠다.^^; 하여간 꽤 중요한 측정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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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설명을 해 주신 데 대하여 감사드리는데... 내용은 역시 잊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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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보정 시력에 관한 설명이다. 현재 상태에서는 맨 왼쪽과 같은 것인데 교정을 한 것이 중간의 것이고, 이제는 그걸 맨 오른쪽에 있는 것처럼 잘 보이게 만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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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걸 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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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실엔 와이파이도 잘 되고, 그래서 기다리는 것도 심심치는 않다.

 


그곳엔 내가 좋아하는 여러 스포츠 글라스들도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오클리, 네파, 루디 프로젝트, 제로rh+, 아디다스 등등의 전용 진열대가 보였고, 그 외에도 다수 브랜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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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스포츠 글라스 안에 도수 안경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일반 스포츠 글라스에 도수를 집어넣은 렌즈를 만들어 삽입해 주는 작업도 한다. 물론 후자는 두 개의 렌즈가 있어야하고 무게도 무거워지며, 다루기 불편한 도수 안경 삽입 방식에 비하여 압도적인 장점을 가지는데, 가격이 비싸진다. 도수도 넣고, 멀티 코팅도 할 수 있으며, 변색도 가능한 것이어서 도수/변색 스포츠 글라스는 시력이 안 좋은 운동 매니아들에게 새 세상을 열어준다. 경기력의 향상은 체력 향상 만을 통해서 이루지는 게 아니다. 시력이 향상되면 경기력 증강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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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아이닥 방문은 역동적인 명동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해 준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명동, 우리 젊은 시절의 추억만을 간직한 채 쇠락해 가고 있었는데, 이제 완전히 되살아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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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딸 예솔이가 처음으로 안경을 쓰고 좋아하고 있다고...-_- 안경이 모양으로 쓰는 선글라스인 줄 아는 모양이다.ㅋ

 

 

 

 

 

 

 

 

Comment '1'
  • ?
    앙마 2015.01.08 19:53

    박사님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더 열심히 잘 하라는 격려의 글 같아서 마음이 편합니다.

    마음 뿐이지만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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