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남과 감, 그리고 이쑤시개
2011/09/24에 품절남이 된 김백겸 씨. 우리 집사람의 생일이었던 지난 09/15에 초당에 들렀다. 언제 봐도 밝고, 예의바른 모습의 좋은 청년이다.
내가 그의 주례로 나서기 오래 전부터 그 집안은 물론, 그와도 잘 알고 지냈는데 역시 천성도 있지만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게 해 주는 사례가 바로 이 청년.^^ 그를 보면 '나도 자식 교육을 이렇게 시켰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부모가 부러워지곤 했었다.
- 김백겸 씨가 날 찾아온 이유는 왼편 박스에 담겨있다.^^
바쁜 일과 중에도 평일에 시간을 내서 날 찾아온 이유가 감이라니? 그렇다, 감이다. 그의 본가 뜰에서 자라는 감나무에 열린 감을 선물하기 위해 온 것이다. 집사람과 내가 그 댁의 감을 얻어먹은 게 꽤 오래 된다. '역시 마트에서 파는 감과는 이런 게 다르구나' 싶게 달고 맛있는 감이었다.
근데 이제 본가가 다른 곳으로 이사하게 된단다. 근데(!!!) 감나무를 옮겨갈 수가 없게 되어 올해가 마지막인 이 감을 선물해야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그걸 가져 온 것이란다. 이런 성의라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전엔 감을 받으면 맛이 있으니 빨리 먹자는 생각으로 후딱 그걸 먹어치웠었다. 그런데 이 귀한 감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걸 한두 개만 먹은 후에 아껴먹으려고 했는데, 금방 곰팡이가 생길 징조가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감을 꺼내 세척을 한 후에 모두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물론 그 후에 초당에 손님이 왔을 때 감 한두 개를 미리 꺼내 해동을 시켰다가 손님들에게 맛을 보여드리기도 했다. 참으로 귀한 감이다.
아래는 김백겸 씨가 선물한 다른 것. 새로운 형태의 이쑤시개이다. 써 보니 아주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사고를 토대로 만든 제품이다. 엔핑 폴을 개발한 김백겸 씨의 부친께서 만드신 것이란다. 아이디어 뱅크인 김영세 사장님의 또다른 역작인 것이다.
이 제품이 얼마나 잘 만들어진 것인지는 직접 경험을 해봐야만 알 수 있다. 정말 편하고도 효과적으로 이를 쑤실 수 있다. 기존의 이쑤시개들이 가진 문제점이 다 해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 기존의 포플라 나무로 만든 이쑤시개와 비교하면 카빈 총과 M16 이상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 케이스는 좌우가 둘로 나뉘어 있다. 왼편엔 사용하지 않은 여러 개가 보관되어 있고, 오른편의 한 개 들이 섹션은 사용하는 걸 넣어두는 곳이다. 입구도 따로 열리게 되어 있다.
부친의 명석함과 모친의 겸손함/자상함을 다 빼닮은 김백겸 씨. 그냥 아는 사이가 아니라 이미 몇 년 전에 주례와 신랑으로 까지 연결되었으니 우린 서로에 대해 여생동안 함께 할 상호 책임이 있다.^^ 잘 되기 바란다. 내가 끝까지 응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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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간 변비로 고생하시겠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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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주 먹는 게 아닌데 뭐.ㅋ 설사 기가 있을 때만 먹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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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저에게는 어머님과 다름 없는 이모님이 고향의 진척 결혼식에 다녀 오신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결혼식 음식을 하객에게 싸 주는 풍습이 있었던지라
이모님께서 돼지고기 편육을 싸 오셨는데 양이 많지 않은지라 저에게만 몰래 편육을 주시며 하신 말씀이
""야야 이 돼지고기는 정육점 고기와는 다르다.
시골에서 키운 거라 맛이 기가 막히다 한번 먹어보니라,"
이 얘기를 듣고 제가 한 말이
"아니 돼지를 다 시골에서 키우지 서울에서 자란 돼지 있으면 한 번 사 와 보세요." -_-;;
그 때는 어려서 정이 흠뿍 담긴 담긴 돼기고기를 이렇게밖에 생각하지 못 했는데
"마트에서 파는 감과 다르다"는 박사님의 글을 보니 이모님이 싸오신 돼지고기가 생각납니다.
-
마트에서 파는 감들은 대개 감나무 농장에서 키운 것들이죠.
그런 곳에서는 영업 목적으로 감나무를 키우고, 그것도 기업농에 가깝게
감농사를 짓습니다. 그러다 보면 농약 사용이 필수적이구요.
횟감이 양식이 있고, 자연산이 있어서 다르듯, 기업농으로서의 감 농사를
지어 딴 것과 가정의 뜰안에서 자식 키우듯 키운 감나무에서 딴 감이 같을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감에 담긴 정성의 크기로 보면 그게 마트에서 돈 몇 푼 주고 사
온 것과 비교의 대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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