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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6 15:52

iron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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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6800 좋아요 0 댓글 9

iron. 오늘은 아이언의 형태-종류-구조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보통 머슬백, 캐비티백 이라는 단어를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대개 이 큰 두 가지 중에서 분류를 할 수도 있지만,
드라이버도 딥페이스와 샬로우 페이스에서 요즘에는 둘의 장점을 취한 미드 딥페이스로 진화가 되었듯이,
아이언도 이 둘의 중간 형태인 머슬 캐비티, 또는 하프 캐비티, 또는 세미 머슬 등으로 불리는 형태가 존재합니다.
드라이버와 다른 것은, 아이언은 아직 각자의 형태의 영역이 뚜렷하고, 앞으로도 각각의 형태와 필요에 의해 존재할 것입니다.
 
먼저 머슬 백. muscle back. 즉 근육처럼 뒤가 두툼한 모양이라는 것입니다.
 
 

m1.png타이틀리스트 714MB. MB는 머슬백의 약자입니다. 이렇 듯 뒤가 두툼하고 별다른 모양이 없이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머슬백은 다른 말로 블레이드 아이언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m2.jpg테일러메이드 MB. 마찬가지로 MB 라는 이니셜을 모델명으로 씁니다.

 

머슬백 아이언은 이렇듯이 대개가 비슷비슷한 모양입니다.
 
머슬백 아이언은 만들기 쉬운 모양때문에 가장 먼저 고안된 모양이고 (특별히 고안이랄것도 없는 단순한 모양)
무게가 아래에 붙어 있어야 볼이 떠오른다는 것을 경험적으로나 단순한 사고 차원에서 알수 있었으므로 오래 전부터 이와 같이 중심점 아래쪽에 무게를 둔 모양으로 만들어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컵퓨터 시뮬레이션의 발달로 머슬백이라도 정교한 무게 중심과 중심거리 등의 지오메트리 최적화를 통해 옛날의 아이언보다는 더 치기 쉽고 더 효율적인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머슬백 아이언의 단점은 무게가 비교적 가운데에 몰려 있으므로 중심을 벗어난 타격에 대해서는 관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볼이 힐이나 토에 치우쳐 맞으면 클럽의 무게중심은 가운데에 있으므로 클럽이 뒤틀리고 볼에 힘이 전달되기가 어렵습니다.
조금만 빗겨 맞아도 결과가 안좋게 나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머슬백 아이언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고안된 것이 캐비티백 아이언입니다.
 
캐비티백 아이언의 설계 의도는 단순합니다. 클럽의 무게를 주변부로 배분하자는 것이죠.
그러면 볼이 좀 치우쳐서 맞아도 클럽의 무게가 주로 배분되어 있는 주변부에서 잡아주므로 결과가 더 양호하게 됩니다.
 
머슬백과 캐비티백의 비유는 냄비뚜껑의 꼭지를 잡고 날아오는 볼을 막느냐, 주변부를 양손으로 잡고 막느냐로 비유가 될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볼이 가장자리에 맞으면 아무 힘을 가하지 못하겠죠.
 
다음은 Cavity back.

cb1.jpg테일러메이드 글로리 아이언, 초, 중급자용의 캐비티백 아이언입니다.

 

클럽의 위쪽 주변부의 가장자리가 두툼하게 되어 있고 아래쪽은 특히 아래쪽 끝단부터 U자 형으로 주변부를 말아 올려서 모든 무게 중심이 클럽의 최외곽에 집중되도록 설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캐비티백 중에서도 특히 이렇게 아래쪽 캐비티 플랜지의 속이 비어서 U자형을 띠고 있는 것을 모양 그대로 언더컷 캐비티라고 합니다. 속을 파낸 모양이죠. 두말할 것도 없이 관용성은 이쪽이 가장 좋습니다.
 

cb2.JPG 핑의 G25 아이언 입니다. 역시 캐비티백이죠.

 

새삼 말하지만 핑은 캐비티백 아이언의 원조입니다. 머슬백만 있던 시절에 EYE 2라는 캐비티백 아이언의 공전의 히트를 치고, 그 뒤로 그 모양에서 큰 변화 없이 모든 캐비티백 아이언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퍼터에 대한 칼럼에서도 얘기한 적이 있는데 현대의 플럼버넥형, 소위 말하는 일자퍼터의 원조 역시 핑입니다. 핑의 앤서 퍼터가 그 원형이고 스카티의 뉴포트 시리즈 같은 앤서형 퍼터의 원조는 핑입니다. 지금은 특허가 만료되어 누구나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모양이 거의 변화되지 않고 쓰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핑도 대단한 회사이고 이런 아이디어들을 발명한 카스텐 솔하임도 대단한 사람입니다. 골프계에 노벨상이 있다면 이사람에게 주어야 돼요.
 
 

cb3.JPG

 

위 G25 아이언의 단면입니다. 그리 깊진 않지만 조금의 언더컷이 보이고, 백캐비티가 무척 깊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면 뒤의 빨간 물질은 진동흡수용 앨라스토머 입니다.
 
캐비티백 아이언은 중심부 질량이 낮고 페이스가 얇아 진동이 생기기 쉽고 이는 타구감이 안좋은 결과가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앨라스토머를 조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슬백 아이언은 중심부가 두터워 진동이 생기기 어렵고 정타시 질량 집중효과로 에너지 전달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머슬백 아이언이 손맛이 좋다고 하게 됩니다.
 
위 도해를 보면 왜 단조 아이언이 고급 아이언이고 손맛이 좋다는 여론이 생긴 것인지 유추가 가능합니다.
 
위 그림을 보면 저 형태를 뚜드려 (사실은 프레스 가공이지만 어쨌든) 만들 수 있을 모양이라고는 생각이 안됩니다. 저 복잡한 형태를 그리고 언더컷 부분은 때리고 눌러서 만들 수가 없죠. 맨 위의 머슬백 아이언들을 보면 대충 두들겨서 모양을 잡을 수 있어보입니다.
 
즉, 1) 머슬백 아이언이 단조 가공에 유리한 형태이다 2) 머슬백 아이언이 손맛이 좋다 3) 머슬백 아이언은 상급자용이다 4) 단조가공을 위해서는 가공성이 좋아야 하므로 무른 철(연철)을 사용해야 한다.
 
이 네 가지가 Fact 입니다. 여기서 아래와 같이,
 
1] 단조 아이언은 상급자용이다 2] 단조 아이언은 철이 부드럽고 연해서 손맛이 좋다 라는 낭설이 생겨나게 됩니다.
 
단조 아이언의 손맛이 좋은 것은 그 아이언이 머슬백이던가, 중심 최적화를 잘 한 설계라서 그런거지, 철이 무른것과는 하등 상관이 없습니다.
 
캐비티백이면서 단조라고 광고하는 아이언들은 대개 주조 바디에 단조 페이스를 레이저 용접으로 붙인 제품입니다. 마케팅에 속지 마세요.
 
손맛이 좋은 아이언을 치시려면 머슬백이나 머슬에 가까운 형태의 아이언을 치시면 됩니다.  그 댓가는 아이언의 난이도구요. 또, 손맛은 헤드 뿐 아니라 샤프트가 크게 좌우합니다. 헤드와 맞고 본인의 스윙과 맞는 샤프트의 조합이 중요합니다.
 
 

cb4.png 타이틀리스트 AP2 입니다. 어찌 보면 가장 진화된 형태의 아이언입니다.

 

최근엔 이렇게 복합소재, 복합구조의 아이언들이 꽤 나옵니다. 이 아이언 역시,
 
스텐레스강의 바디에,
단조 페이스를 붙이고,
힐과 토에 텅스텐 웨이트를 주어 캐비티 효과를 극대화하고, (파란색)
솔에 텅스텐 웨이트가 추가되어 저중심화를 꾀하고,
백캐비티에 앨라스토머를 삽입하여 타구감을 튜닝한 아이언입니다.
 
공학적으로는 가장 우수한 축에 드는 아이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캐비티백과 머슬백의 장점을 융합할 수는 없느냐.
둘의 중간, 어쩌면 둘의 장점을 위해 노력한 아이언들이 있습니다.
 
MC라는 이니셜로, 머슬 캐비티 또는 하프 머슬, 콩글리시 같은 세미 머슬이라는 이름 정도로 불리는 아이언들.
프로들도 이런 아이언을 많이 씁니다.
 
심지어 위의 AP2 같은 캐비티 아이언도 프로들이 많이 씁니다.
아마추어는 핸디를 잃고 가오를 잡는 심리로 MB 아이언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지만 프로들은 철저히 실적이니까요.
AP1 같은 초급자용 아이언을 쓰는 프로도 더러 봤네요.
 
여튼 아래가 머슬 캐비티 군에 속하는 아이언들입니다.
 

mc1.jpgPRGR ID nabla TOUR

 

 

 

mc5.png  Mizno MP64

 

 

mc2.jpgTaylormade MC

 

mc3.JPG  Ping S55

 

 

아래쪽은 머슬백 모양이고 위와 옆은 캐비티 플랜지가 나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난이도는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머슬백 보다는 관용성이 좋게 만들어진 것이고 (그게 목적이고), 그럼에도 상급자나 프로 수준의 조작성을 갖추기 위해 작은 헤드와 짧은 중심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머슬백의 조작성과 타감을 유지하되 큰 실수를 막아주는... 그런 컨셉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프로들이 대개 사용하는 모델군이기도 합니다.
 

 

cb5.JPG

 

사족으로 특이한 형태의 아이언들이 가끔 있는데,
 
이러한 중공구조의, 즉 속이 비어 있는 아이언도 있습니다. 속을 비게 만들거나 가벼운 물질로 채워서 캐비티의 효과를 얻는 것이지요.
 
이런 형태는 드라이빙 아이언에 주로 많이 보이는데 요즘 유틸리티 클럽의 발달로 점점 보기 힘든 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보너스로 아이언의 로프트에 대한 얘기.
 
 

loft_s.JPG

loft_st.JPG

 

 

같은 제조사의 두 아이언의 로프트 테이블입니다.
 
위쪽 아이언은 7번의 34도, 아래쪽 아이언은 30도 입니다.
클럽의 로프트는 1클럽당 4도의 차이를 가지니까. 실제로 아래의 클럽이 한클럽 더 거리가 많이 나게 됩니다.
아래쪽 클럽의 7번은 위쪽 클럽의 6번과 마찬가지가 되죠.
 
7번 34도가 표준입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언을 Standard Loft 라고 하고,
아래쪽 아이언 같이 세워져 있는 것들을 Strong Loft 라고 합니다.
 
거리가 더 나면 좋지 무엇이 문제인가. 하겠지만.
탄도가 낮아지고 스핀이 적어서 그린에서 런이 많아집니다.
 
결국 둘 중 어느걸 치나, 같은 사람이 치면 같은 각도의 아이언으로 같은 거리를 플레이하게 되니,
조삼모사고, 심리적 만족감이 큰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아래쪽의, 스트롱 로프트의 아이언이 같은 거리를 칠 때 더 짧은 클럽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니,
그린에서의 스핀을 포기한 대신 플레이가 쉬워집니다.
 
그래서 초, 중급자나 시니어, 여성용의 아이언이 스트롱 로프트로 많이 나오고,
상술에 능한 일본제 채들이 스트롱 로프트의 비율이 높습니다.
 
거리가 아쉽지 않다면 스탠다드 로프트를 쓰는 것이 당연히 좋습니다.
심지어 요즘 출시되는 일부 아이언들은 7번이 27도까지 나오고도 있습니다.
스탠다드 로프트에 비해 같은 번호에서 2클럽이 거리가 더 나는 것이죠.
 
스트롱 로프트의 경우 미들, 숏아이언이 거리가 늘어나는 대신 스핀량이 감소하고, 웨지 전략에 갭이 생깁니다.
그레서 피칭 44도에 갭웨지 52도의 중간 갭을 메우려고 48도 갭웨지를 추가하게 되면 결국 번호만 하나씩 Shift 된 이상한 아이언셋이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조삼모사죠.
Comment '9'
  • ?
    snowtogolf(박정민) 2014.05.26 19:23
    흠...
    요즘 아이언을 바꾸고 싶은데 뽐푸질을 하는 좋은 내용의 글입니다.
    사실 다운그레이드 하고싶은 맘은 굴뚝같지만,그리하면 더욱 나태해질것 같아서 요즘 이것 저것 보고 있습니다. 모 바꾼다고 해서 백돌이가 좋아질리는 없지만요.ㅎ
    그냥 반샘이 핸디 20개준다면 고맙게 받으려구요.헤헤
  • profile
    반선생 2014.05.26 19:47
    전 골프채가 본인의 레벨보다 조금 살짝 어렵게 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동기부여 및 긴장 텐션 등등... 신중하게... 가 되는듯.
  • ?
    말레이삽질 2014.05.26 23:30

    잘 읽었습니다.

    저는 골프채가 어렵지 않아도 긴장이 되네요.^^

  • profile
    반선생 2014.05.27 10:52

    긴장을 유지하시니 잘 치시는게 아닐까요. ㅎㅎ

  • ?
    출두거사(박영수) 2014.05.27 09:42

    궁금했던 의문이 시원하게 풀렸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역쉬 반선수 최곱니다!!!

  • profile
    반선생 2014.05.27 10:53
    감사합니다. ㅎㅎ 아이언은 뭘 쳐도 어렵긴 해요. ^^
  • ?
    돼지아빠 2014.05.31 15:53
    사실 머슬이나 캐버티나 시각적차이에서 오는 심리적부담과 상급자용, 중급자용이라는 고정관념만 벗어나면 칠 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상급자용이냐 중급자용이야는 헤드 뒷부분의 모양보다는 옵셋이 훨씬 더 영향이 크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인 것 같구요. 샤프트의 영향도 물론 크구요. 사실 골프채헤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사용가능한 소재나 새로운 형태에 대한 상상력이 한계에 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물론 경기 Rule안에서 만들다 보니 더 그럴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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