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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이야기들은 박순백 칼럼의 JIA/BBS 내의 박기호 칼럼에만 올렸였는데

박사님이 이곳 스키 사랑방에도 올리라고 말씀하셔서 다른 계절 이야기도 다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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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잘됐어..."

"에이! 잘됐다니까..."

 

그렇게 말하고서는

쓰러지 듯 주저 앉더라구...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고는

각기 살아온 만큼 다시 함께 살아왔다.

 

'쉽지는... 않았을 거야...'

 

많이 달라서

서로 부딪치고 또 부딪쳤는데...

어느새 많이 닮아있더라.

 

삶에 힘들어 하는 것보다도

어쩐지 나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에 마음 더 쓰였는데...

 

그래도 이제 내 옆에 없다고 생각하니

먼저 떠난 그 사람이 더 다행이다싶더라.

오히려 남겨진 내가 더 안쓰러워 미치겠더라구.

 

그래서 그런 거야.

'잘됐다. 더 잘됐다'

이 지긋지긋한 삶에 차라리 내가 더 치이고 힘든 게 낫다.

 

텅빈 허전함, 문득한 외로움...

결국엔 짙은 슬픔.

(봄이 솟구친 날, 어느 연민 가득한 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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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그 누구라도 내 곁을 떠나간다는 것.

그래서 더 연민 가득한 세상이고

그래서 더 보다듬어야 할 이유인 듯 싶어요.

저도 요즘 연민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음에

가슴 사무침을 어떻게든 견뎌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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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그 자체로는 불행한 것이라고 생각해"

"조금 덜 불행해지려고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숨만 쉬고 있기에는 늘상 허기가 지고

그 굶주림으로 인해 무언가를 찾아다녀야 하며

또한 꾸역꾸역 채워 넣어야 하는 것이 삶이기에...

늘 근원적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이 있을 수 없다는 자괴감.

 

우린 행복해지려는 행위의 일상이 아니라

덜 불행해지기 위해서 지독한 갈증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것을...

 

바싹 마른 네잎 클로버를 바라보다...

그 행운도 말라버리지나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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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조금 불행하다고 해서 

스스로를 미워하지 말고

스스로를 애틋하게 안쓰럽게 연민 가득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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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구경을 간다는 것이...

결국엔 추억을 둘러보게 된 것.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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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 것이 너무 많았지만

아직도 그대로 인 것도 있어서 반갑기도 했고...

(경희대 문리대의 벽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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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찾음'에 조금 늦었음을 목련이 살며시 귀뜸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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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을 '구함'엔 너무 성급했음을 벚꽃이 야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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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점점 사라졌음에도

추억은 그 빈틈 사이사이에 콕 박혀서

나를 온전히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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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사람은 따로 있다니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매사에 기대에 못 미치고 툭하면 사고나 치는 녀석들보다는

오히려 걱정 하나도 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녀석이 더 신경쓰일 때가 있는데

그런 녀석은 한 번 넘어지거나 무너지면 일어서지 못 할 정도로 처참히 쓰러져 버리기 때문이야.

 

지금 와서 깨달은 건데

잘 살아남으려면...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넘어지고 잘 일어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 먼저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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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과거를 돌려보고

너의 현재를 돌봐주고

너의 미래를 둘러보았다.

너와 함께...

 

너를 대신해 흘려버린 과거의 편린을 공들여 맞춰주고

너를 대신해 빠져버린 현재의 고난을 성심껏 다독였고

너를 대신해 놓칠 듯한 미래의 희망을 신에게 기도했다.

 

내 평생...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지켜준 적이 있었던가?

고민도 없었고

주저함도 없었고

힘듬도 없었다.

 

너만 웃어준다면...

그러면 된 것이다...

그것만으로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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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줘봤자... 몰라요. 그 사람은..."

 

"몰라도 괜찮아요. 그 사람만 괜찮다면..."

.

.

.

"그 사람...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다네요"

 

"그래요? 그럼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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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하려고 하지마.

그냥 잘 하려고만 노력해.

 

너는...

지금 잘 해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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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동안 해오셨네요!

 

아니요. 충분하지 않아요.

아직도 해내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오랫동안 더 잘 해보고 싶어요...

 

정말 오랫동안 함께 하셨네요!

 

아니요. 충분치 않아요.

아직도 함께 나눌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더 함께 하고 싶어요.

 

이런게 사랑인가보다.

유한하기에 그래서 더욱 바래본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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