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2015.04.03 15:05

14-15 겨울... 겨울을 벗겨내다.

조회 수 1840 좋아요 0 댓글 2

 

 

212F7148551E08D737473F

"그만 포기해!"

"어차피 새로운 싹이 나와 곧이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텐데..." 

 

지금의 삶이 힘겨워

투정이라도 부릴라치면...

 

위로는 고사하고

고달픈 현실을 더 각성하게 만드는 충고라니...

 

지금 원하는 건

그저 위로의 한마디였을 뿐인데...

 

충고와 위로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지니고 있다.

 

투정이란

피할 수 없는 뻔한 사실을 앞에 두고는

어찌할 수 없이 감내하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짜증스러움인데... 

 

그저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내 편이 필요한 것 뿐이고

살짝의 토닥임을 간절히 원하는 것이니

그럴 때는... 충고가 아닌 위로를 해주는 것이 맞다.

 

"목단 꽃대는 씨앗을 품고 모진 겨울을 잘도 버텼다"

"이젠 그 무거운 삶의 짐 내려놓고 푹 쉬려므나"

 

이렇게 누군가에게 나의 잘못을 빌어본다.

 

1427961276654.jpg


"겨울을 벗겨낸다..."

"어때?"

 

이 사진을 보고는 무뚝뚝하게 내뱉은 한 마디...

 

놀란다. 내 가슴이...

 

그 사람의 바라보는 시선에

그 사람의 생각에...

 

난 지극히 봄만을 바라봤고

난 평범하게 봄만을 생각했는데...

 

겨울을 벗겨내니

당연히 숨겨 놓은 봄이 드러났고

겨울을 벗겨내니

당연히 감춰 놓은 봄을 찾아낸 것인데...

 

난 그저 지나간 것이라 당연시하여

난 그렇게 지나간 것을 잊어버렸는데...

 

그 사람은 겨울을 잊지 않고

또한 이봄을 살며시 반겨 맞이했다.

 

'겨울을 벗겨내다'

 

그것은 겨울에 읍소하여 봄을 품는 의미였다.

미처 깨닫지 못하면 들을 수도, 보일 수도 없는

너무나도 깊은 사유였다.

 

250DF140551D017C33D3A2

한 켠의 봄이 지나가던 나의 시선을 붙잡는다.

 

우리는 가끔씩 바보같은 질문을 듣습니다.

 

"그게 왜 좋아?"

 

우리는 또한 바보같은 대답을 합니다.

 

"글쎄..."

"그냥 좋은 건데..."

 

그냥 눈길이 한 번 더가고

그냥 한 번 더 보고 싶고

그냥 계속 함께 하고 싶은 건데

그렇게 마음이 끌리는 것 뿐인데...

 

마음이 하는 일은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마음이 해낸 일은 분석하기도 어렵고

마음이 내 놓은 결과는 해석하기도 어렵고...

 

그런데도

스스럼없이 몸이 먼저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게...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그리고는 질문을 바꿉니다.

 

"당신은 그것이 좋은 겁니까?"

"아니면 그것이 좋은 척 하는 겁니까?" 

 

252CB649551DDD6E293AD6

적어도 한가지에 대해 나는 주저없이 대답할 수 있다.

 

"나는 정말로 좋아해!"

"그곳에 서 있으면 난 지극히 자유스러워져!!!"

 

겨울을 또 한 꺼플 벗겨내어

평범치 않은 봄을 찾다.

 

2325BC4A551DFD9A0F1A89

그냥 어제도 해낸 일이니까

그래서 오늘도 해낼 수 있고

또한 내일도 해내야 하는 일.

 

무언가를 이루어낸다라는 것은

이룰때 까지는 끊임없이 해내야 하는 일.

 

노력은 기본이고

인내는 필수이다.

 

끝까지 버티거라!

 

이번 스프링 캠프 때는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뉴라인 접설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눈치를 보며 작업을 조금 일찍 마치고는

오후 3시 경에 지산으로 겨우겨우 달려와

1시간 가량의 목마른 모글 스킹을 해왔습니다. 

 

21474838551E029F089805

우리는 적당히 그만두려하고,

어떻게든 끝장을 내려는

그럴싸한 핑계와 변명을 일삼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더 이어가야 하는 것에는

'이제 그만... 여기까지...'라며

너무나 쉽게 결정을 내려버린다.

 

그냥 어쩔 수 없어 그저 대충...

 

그렇게 하기보다는

생각보다 더 진지해 질 필요도 있고

평범하지 않은 끈기를 가져본다면

삶은 좀 더 고달프더라도

인생의 깊이가 한 층 더해질지도 모른다.

 

2156B13C551E021A21F42B

2015년 3월 26일 대명 비발디 파크.

 

이번 스프링 시즌 내내 버벅이고 헤매이던

뉴라인 접설을 시즌 끝무렵에야

비로소 어느정도 완성할 수 있었고

오늘 그 마지막 날 속도의 가감을

조금이나마 컨트롤 할 수 있었던...

오래 묵혀둔 과제를 해결해 낸 듯한

기분 좋은 날에 14-15 시즌을 마감합니다.

 

헤드, 스킷조, 네베, 온요네, 가벨 감사합니다.^^ 

 

그렇게 겨울을 완전히 벗겨내다.

 

227A3C36551E2B8F339E02

어차피 떠나보내야만 한다면...

어차피 보낼 수 밖에 없다면...

어차피 이리 될 수 밖에 없다면...

 

떠나는 이... 마음 더 아파하지 않도록

떠나는 이... 발걸음 더 무겁지 않도록

 

비록 전부 버릴 수 없더라도

비록 조금 억지스럽더라도

 

보내는 이... 미련을 버리고

보내는 이... 미소를 띄우라.

 

그렇게 그 예전 나는 그 사람을 보냈고

그렇게 지금 나는 이 계절을 보낸다.

 

2679C740551D057C13AEA4

277D2740551D057E117C44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21027740551D05800F698E

한낮의 빛을 품는다는 건...

그리 녹녹치 않다.

 

그 밝음이

그 빛남이

그 열정이

너무나도 과하여...

 

그렇다고 품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밝음을 조금 가리고

그 빛남을 살짝 피하고

그 열정을 뒤로 감추고...

하지만 최소한의 배려는 필요하고

최대한의 인내가 필요하다.

 

'난... 그제서야 봄의 빛을 품는다' 

 

2763203B551DFB2F16C899

오랜만에...

촉촉한 비가 내렸습니다.

 

척박한 대지를 적시고

메마른 꽃잎에 물들고

거칠은 숨결에 스며들었습니다.

 

세상이 차분해지고

봄의 생기가 돌고

마음이 여유스러워집니다.

 

아! 시원하다.

 

겨울을... 씻어내다!!! 

 

Comment '2'
  • ?
    바람자 2015.04.04 23:51

    커튼 뒤에서

    부르카를 쓰고

    키다리 아저씨처럼

    겨울을 회억하면서

    소생의 계절을 기다리는지

    몰랐다

    하여도

    겨울이 여름으로 에끼지 않듯

    봄이 출연료를 마다할까

     

    차도르로 바꿔 입고

    커튼을 들추는가 싶었는데

    새벽같이 오던 소식은

    고결한 마음을 넘어서서

    자색 꽃술을 퍼뜨리는 목련이다

    바람도 꽃소식을 외면할 순 없으리니

     

    이젠 히잡이다


    *“고결한 마음” __ 매화의 꽃말

     

     

  • ?
    으악(박기호) 2015.04.09 09:25
    부르카...
    차도르...
    히잡...
    감정을 움직이는 좋은 글귀와 더불어
    그 의미와 쓰임을 더불어 잘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116 단상 15-16 겨울... 아프지 마라... 박기호 2016.01.23 1286 0
» 단상 14-15 겨울... 겨울을 벗겨내다. 2 file 박기호 2015.04.03 1840 0
114 단상 14-15 겨울... 그리움이라는 게... 9 file 박기호 2015.03.18 1860 2
113 단상 14-15 겨울... 살아내는 일이란... 2 박기호 2015.02.23 1307 1
112 단상 14-15 겨울... 푹! 빠지다. 6 박기호 2015.01.26 1692 0
111 단상 14-15 겨울... 다시 만나다. 2 file 박기호 2015.01.17 1885 2
110 단상 2014년 가을... 뒤적뒤적... 4 박기호 2014.11.28 966 0
109 단상 2014년 가을... 일기예보. 박기호 2014.10.26 1380 0
108 단상 2014년 가을... 어쩌다보니... 4 박기호 2014.09.15 1391 0
107 단상 2014년 여름... 언젠가는... 7 박기호 2014.08.13 2120 0
106 단상 2014년 여름... 길을 걷다. 2 박기호 2014.07.01 1166 0
105 단상 2014년 봄... '떨어... 지다.' 7 박기호 2014.06.02 1609 0
104 단상 13-14 겨울... 지나간다.2 7 file 박기호 2014.04.07 2326 0
103 단상 13-14 겨울... 지나간다.1 6 박기호 2014.03.31 3463 0
102 단상 13-14 겨울... 길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묻다. 26 박기호 2014.02.16 2995 0
101 단상 13-14 겨울... 또다시 길에서 길을 묻다. 2 박기호 2014.01.19 2380 0
100 단상 2013년 겨울... 그 시작의 당위성에 대하여... 10 박기호 2013.12.29 2549 0
99 단상 2013년 가을... fall in fall 박기호 2013.11.04 1372 0
98 단상 2013년 가을... fall & fall 박기호 2013.10.09 1548 0
97 단상 2013년 그 해 여름... 여기서 끝낸다. 4 박기호 2013.08.31 1875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