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겨울... 살아내는 일이란...
현재의 답답함과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고민하던 그가...
'생활은 있으나 삶은 없다'라며 말한다.
어제부터 들어와 이틀 째 병원에 있소.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늘 안쓰러움이 흐르고
그 위로 안타까움과 후회스러움이 공존하고 있지요.
병을 고치기 위해 찾은 사람들이나
병을 고치는 사람들 그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지요.
이곳은 희망과 사명감 같은 불빛이 없으면
버티기 힘든 스산함이 가득한 어둠 속 같아요.
환자는 말할 것도 없지만
의사나 간호사들도 보기에 따라서는
생활은 되나 삶은 없는 것 같죠.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다른 어떤 곳이라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단지 그 대상이 다르고 목적이 다른 것 뿐이라는 것.
당신은 내세울 그럴 듯한 목적도 있고
찾아낼 수 있는 적당한 사명감도 있어요.
모든 걸 원하는 것으로 다 채울 수 있는 것은
아주아주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
'생활이 되면... 어쩌면 그럴 듯한 삶을 찾아낼 수 있다'
아! 내 말이 정답은 아니고 수 많은 '보기'일 뿐...
선택은 당신의 몫.
'살아내는 일이란...'
수 많은 삶의 보기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일.
하지만 그 수 많은 보기에는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는 것.
생활에 쫒긴 사공은
하늘에 퍼진 여명의 빛을 찾지 못하고
삶을 원하는 사공은
붉게 피어난 하늘을 향해 그물을 던진다.
멀리 앞서 간 바람은
남겨진 여울의 파문을 볼 수가 없지만
잠시나마 머물던 여운은
잔잔한 강물에 발을 담군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속삭인다.
'살아내는 일이란...'
자신의 삶 속에 여운을 남기는 일이라고...
그럴 수만 있다면
여유스런 안식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활은 먹어도 먹어도 늘 허기지는 법이고...
삶은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가 않는 법이지.
그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과
정말 좋아서 하는 것의 차이점이기도 해.
바꾸어 얘기하자면...
생활이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였음 하는 것이고
그래서 생활이 삶 그 자체 였으면 하는 것이지.
그런데 말이야...
'살아내는 일이란...'
늘 '그랬으면 좋겠다'였어...캬캬캬
하늘이 물들고
강물도 물들고
바람도 물든다.
차분한 바람이
잔잔한 강물을 만들고
스잔한 하늘을 덮는다.
어디서 오는지 알 수없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고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고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지나간 흔적을 남겼다.
지나고 나야 알 수 있는 그 짙은 여운을...
'살아내는 일이란...'
지나고 나야 비로소 깨닫는다.
해...바라기.
스산한 햇살을
따스한 햇살을
따가운 햇살을
뜨거운 햇살을
늘 목메여 쳐다본다.
그리고는 어느새 지쳐 고개를 떨군다.
뜻없는 반복에 지친 건지
다가설 수 없음을 아는 건지
희망을 꺽은 건지를 알 수는 없지만...
눈부신 햇살이 비춰질 때면
언제나 희망 고문은 다시 시작된다.
그게 바로 어쩌지 못하는 숙명이다.
나는 그 누군가에게
그렇게 간절해 본 적이 있었던가?
혹 누군가 나를 향한
그런 간절함을 가진 적이 있었을까?
'살아내는 일이란...'
간절해야 겨우겨우 지속된다.
바쁘다는, 힘들다는 핑계로
그래서 여유스럽지 못해서
들을 수 없었다고...
바람은 늘 속삭이고 있었다.
단지 내가 참을성을 가지고
잠시라도 들어주지 못했을 뿐...
늘 귀기울이고 있어야 했음을...
그랬어야 했음을...
어차피 버려지는 시간이였다면
차라리 가지고 있던 것들이라도
꼭 쥐고 있어야 했는데...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스쳐간다.
그리고 남겨진 울림이 주변을 뒹군다.
모른 채 뒹구는 울림을 밟고 서성인다.
발 밑에서 뭉게진 이 울림은
나도 모르게 놓쳐버린 내 여유스러움이었고 편안함이었다.
'살아내는 일이란...'
후회스러운 반복적 일상의 연속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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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
?
'살아내는 일이란...'
저도 박사님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원래는 '산다는 것은...'이라는
제목으로 써나가다가...
조금 더 치열하게 느끼며 사는
삶의 모습을 그려내다 보니
과도하게 슬픈 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네요.
삶의 불투명성과 불완전성을 살아내는
사람들에게는 가끔씩 살고 있는 건지
겨우 살아내는 건지에 대해 갸우뚱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살아내는 것보다 살고 있는 아니 잘 살고 있는
내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치열한 고민을
안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박사님의 혜안처럼
저도 이제 좀 여유스러워지고 편안해지니
다시 세상이 보이고 바람의 속삭임이 들립니다.
그래서 또 글 한 편 만들어졌네요...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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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낸다고 하면 인생이 너무 어려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살아내고 있을지언정, 그렇게 표현하고 싶진 않은데...^^
살아내다 보면 그래도 즐거운 날도 많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고...
그래도 겨울이라 살아내기가 더 쉬운 스키어들에게는 이 겨울이
축복 아닌가? 겨울, 그 많은 겨울 중 하나를 14-15 겨울이라 표현한
걸 보면, 그댄 분명 스키어이니...
글 중에서 느껴지는 것은 만족과 여유.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