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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으나 아름다운 골산 안양 삼성산, 그리고 염불암, 삼막사와  안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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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9, 금] 10/15(금)에 집사람의 출사가 있어서 따라 갔던 안양예술공원에 다시 갔다. 2주만이다. 안양은 내가 사는 강동과는 멀리 떨어진 곳이다. 안양에 가려면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청계산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안양은 내게 매우 친숙한 곳이다. 거의 20년이 다 된 2000년대 초반에 안양에 많이 가게 된 덕분이다. 어린시절에 내가 아는 안양은 국내최대의 포도산지였고, 사람들이 안양유원지를 찾아 일부러 가는 곳이었다. 지금은 안양포도에 대한 언급을 찾아보기 힘든 걸 보면 그건 안양읍이 시로 승격하기 이전의 일인 듯하다. 그리고 이젠 여러 곳에 놀이공원도 많고, 찾아갈 관광지도 많다보니 안양유원지도 옛말이 된 듯하고...

한 때 안양에 많이 갔던 이유는 인라인 스케이팅 때문이다. 내가 스키의 비시즌 운동으로 인라인 스케이팅을 택한 것이 희한하게도 한국의 인라인 열기를 생성하는 계기가 됐다. 어린시절부터 아이스 하키 스케이팅을 즐기다 보니 90년대 말에 접한 고급형의 성인용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에 관심을 가진 스키어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팅을 가르치다보니 이것이 점차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되고, 그게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그 덕에 난 대한체육회 산하의 경기단체인 대한롤러경기연맹(KRSF)의 생활체육위원장/이사로 초빙되어 생각지도 않은 체육 분야의 활동을 하게 됐다. 

당시 안양은 청주와 함께 우리나라 인라인/롤러 체육의 온상이었다. 이 두 도시가 경기 인라인 스케이팅을 주도했고, 그래서 거기엔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했다. 한 때 인라인 요정으로 불린 궉채이 선수도 안양 동안고 출신이었다. 안양 비산동엔 인라인세계선수권대회가 치러진 국제규격의 인라인롤러장이 생겼고, 거기서 열리는 많은 경기를 관람하러 가기도 했다. 또한 내가 KRSF의 생활체육이사로서 주관하고 있던 인라인 공인강사 선발 시험을 안양 경기장에서 치렀기에 많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의 안양 방문은 인라인과 관련된 일에 한정되었기에 안양을 보다 넓게 살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집사람의 안양예술공원 출사를 계기로 안양을 새롭게 보게되었다. 안양의 재발견이다. 나의 안양 방문 관련 포스팅에 지리와 역사에 정통한 김용종 선생께서 삼성천 주변에 있는 안양예술공원 일대가 전에 안양유원지로 불린 곳이며, 시의 이름인 안양은 삼성산에 있는 절 안양사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려주셨던 것이다. 그런 사실을 뒤늦게 안 건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걸 미리 알고 갔더라면 새로운 시각에서 안양과 안양예술공원을 볼 수 있었겠기에... 어쨌건 바닥이 온통 암반으로 뒤덮이고, 그 위로 맑은 물이 흐르는 삼성천의 아름다움에 반했는데 당시에 네이버 지도로 살펴보니 그곳이 만안구의 석수동이었다. 한글로 그렇게 쓰였으나 생각해 보니 그게 한자로 "石水洞"일 것이 뻔했다. 돌 바닥에 흐르는 천을 보며 누군가가 명명한 이름이라 생각한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동명은 원래 그 일대에 석공(石工)들이 많아 "석공들의 동네"란 의미로 석수동(石手洞)이었단다. 관악산의 지산인 삼성산 전체가 암산이라 돌이 많으니 그곳에 석수가 많았던 것이리라.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그 일대가 유원지화하고, 거기에 생긴 수영장을 석수동 수영장(石水洞 水泳場)으로 명명한 이후, 동네 이름의 "수" 자가 손 수(手)에서 물 수(水)로 바뀐 것이라 한다. 유래를 따질 필요도 없이 물 수 자를 포함한 석수동이 더 멋지다. 

처음 안양예술공원을 방문했을 때 주차를 했던 곳이 안양사로 올라가는 길목이었다. 당시에 몇 분의 등산객들이 배낭을 메고 그 절쪽으로 올라가는 걸 봤다. 옷차림 만으로 보면 알프스나 히말라야에 가야할 복장이었다.^^; 하지만 당시에 주변을 둘러보니 등산을 할 만한 산이 보이지 않았다. 당시엔 몰랐지만 산이 하나 보이긴 했는데 그게 너무 낮아서 본격적인 등산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거길 등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근데 그 때 본 산이 바로 삼성산이었다. 

어쨌건 내 안양 방문 후기에 달린 김용종 선생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미리 알고 갔더라면...'하는 생각을 하고 말았을 뿐이다. 그런데 그 2주 후에 집사람이 다시 같은 곳을 방문할 거라고 하니 기뻤다. 그 땐 내심 '이번에 가면 무조건 삼성산도 올라가보고, 안양사에도 들러보자.'는 다짐을 했다. 그래서 삼성산 등산에 대한 글을 찾아보니 역시 본격적인 등산인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산이었고, 가벼운 등산을 하는 분들이 적은 후기가 몇 개 나왔다. 감성산 국기봉의 높이가 해발 477m이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라고 표현되어 있었다. 집사람이 그 주변에서 강사님을 동반한 동료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무료한 시간을 카페에서 보내는 것보다는 절에도 들러보고, 가벼운 등산도 해보는 것이 좋겠기에 그리 하기로 한 것이다. 거기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면 삼성산에서 관악산까지의 원점회귀 종주도 해보면 좋겠지만 그럴 만큼의 시간 여유가 없는 게 유감이었다. 

집에서 삼성산 등산을 계획하기로는 안양예술공원에서 먼저 안양사에 들러 절 구경을 하고, 제1, 2전망대를 거치고 삼막사란 또다른 절에 들른 후에 국기봉에 오르고, 하산하며 염불암을 거쳐 다시 안양예술공원으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원점회귀를 하되 등하산 코스가 다른 것은 다양함의 경험이라는 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처음엔 등산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두기보다는 세 개의 유서 깊은 절(최소한 고려 초로부터 신라 문무왕 시절로 연원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절들임.)을 방문하는 데 뜻을 두기로 한 것이다. 근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가을빛에 물들어 더 빛나게 된 삼성산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을 간과한 것이었고, 낮은 산이나 그 골산(骨山)을 채우고 있는 갖가지 바위들이 주위의 산림과 어울릴 때 그게 어떤 감동을 주는가를 그 산이 알려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래 계획한 등산 계획부터 틀어졌다. 이번엔 주차 위치가 달라져서 작은 박물관 근처에 차를 세웠기에 그 부근의 등산로 들머리인 촌골오리 식당 뒤에서 출발을 해야했던 것이다.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까지는 삼성산 둘레길의 일부를 걸어갔다. 곧 등산로에 접어들었는데 그 길은 골산의 느낌이 아니었다. 흙길이 많았기 때문이다. 등산로 정비는 대단히 잘 되어 있었다. 길을 잃어도 문제가 안 될 만큼 아담한(?) 산이겠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이다 보니 길이 많으나 오르다보면 결국 한 길로 모인다. 

안양사(安養寺)의 이름으로부터 안양시란 명명이 된 것이라니 삼성산 등산을 하면서 그 절부터 찾고 싶었는데, 코스가 바뀌는 바람에 염불암부터 들르게 된 게 아쉬웠다. 원래 안양(安養)이란 단어는 "마음을 편안히 하고 몸을 쉬게 함."의 뜻을 가진다. 이건 일반적인 단어의 의미이고, 불교의 측면에서 보면 안양은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정토(淨土)로서 괴로움이 없으며 지극히 안락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말한다. 이 얼마나 바람직한 세상인가? 그런 이름의 영향력있는 절이 안양사라고 생각했기에 거기부터 들르고 싶었던 것이고, 이 절은 뭔가 대단한 걸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곧 염불암(念佛庵) 부근을 지나게 됐다. 등산로에서 잠깐 벗어나면 되는 곳이었기에 거기부터 들렀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찾은 절이다. 이 절은 염불암이라고도 불리고 염불사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그게 작은 절로 시작하여 절이 커진 이유라고 한다. 염불암이건 염불사건 왠지 절 이름으로는 뻔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염불(念佛)은 불경을 외는 일로서 부처의 모습과 공덕을 생각하면서 아미타불을 부르는 행위이다. 

그런데 등산로에서 벗어나 염불사를 보는 순간 그 모든 편견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일이 생겼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던 것이다. 염불암은 그림 같은 절이었다. 사진을 찍기 보다는 그림으로, 한 폭의 한국화로 그려야할 듯한 풍경 속의 절이었다. 높고도 가파르면서 웅장한 암석이 병풍처럼 염불암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배경을 이루고 있는 작은 산이 주는 아늑함과 함께 기기묘묘하면서도 힘이 찬 암석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산이 주는 자연의 신비와 멋진 가람들이 높낮이가 다르게 배치된 것이나 600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보리수 나무 하나가 주는 감동은 대단했다. 자연과 인간의 역사(歷史가 아닌 "役事")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대단히 아름다운 절이었다. 대웅전 앞은 탁트여 먼 곳까지 조망되기도 했는데 시간 여유가 더 있었더라면 거기서가 아니라 배경의 가장 높은데 있는 신령각인지 칠성각인지 모를 건물까지 올라가 염불암을 포함한 전경을 보고 싶었다. 조화로운 아름다움, 갑작스레 다가온 절경이라는 게 염불암이 내게 준 첫인상이었다.  

염불암 사적비 뒷면에 쓰인 글을 보니 이 절은 신라 문무왕 시절에 당시의 세 고승인 원효, 의상, 그리고 윤필이 수도하며 암자를 세웠던 곳이란다. 그리고 고려 태조인 왕건이 도승(道僧)인 능정(能正)을 위해 안흥사(安興寺)로 창건한 것이라고... 사적비의 글을 통해 그곳 삼성산(三聖山)이란 이름이 세 명의 고승(大師)을 세 성인으로 보아 삼성으로 불렀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 그 생각이 맞았음을 알게 되었다. 이 사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 직후에 사적비의 글을 읽으니 염불암에 대한 인상이 정말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염불암을 본 것 만으로도 삼성산 등산을 한 것이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원래 오르던 등산로로 돌아가지 않고 염불암 옆 등산로를 통해 등산을 계속했다. 그런데 앞서의 등산로는 육산 느낌의 길이었는데, 염불암 옆 등산로는 진짜 골산의 정석을 보여주려는 듯 크고작은 암석들이 즐비한 너덜길이었다. 그 길을 지나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각기 안양사에서 올라오는 전망대 길, 삼막사(三幕寺)로 향하는 길, 그리고 국기봉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길이었다. 당연히 난 400여 미터 정도 떨어진 삼막사로 향했다. 

삼성산 등산을 마음먹고 살펴본 블로그의 글들 중엔 삼막사를 언급한 글이 많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능선 등산로에서 내려다 보고 찍은 삼막사의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삼거리에서 조금 더 가니 삼막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 쉼터가 있었다. 이 날 삼성산은 온갖 색깔의 단풍으로 산 전체가 물들어있었는데 그 안에 멋진 산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역시 그림 같았다. 염불사는 배경이 된 산, 그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역사가 어울린 조화로움으로 날 놀래켰는데, 삼막사도 대단한 풍경이었으나 이 절은 주변 단풍의 아름다움에 압도되고 있었던 점에서 다르다. 한마디로 내겐 염불사가 더 어필했지만, 이 삼막사의 풍경도 한숨이 나올 만큼 아름다웠다.

가보니 삼막사 역시 유구한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근데 이 절 역시 원효, 의상, 윤필이 관악산에 들어와서 막(幕)을 치고 수도하다가 그 곳에 절을 짓고 관음사라 불렀는데 나중에 고려 태조가 이 절을 중창하고 이를 삼막사로 개칭한 것이란다. 그 세 명의 대사가 수행하던 시절에 이 산은 관악산 줄기의 무명산이었다가 그 세 성인의 존재를 가리키는 삼성산이 된 것이다. 근데 어째 이 절에 대한 전승이 염불사의 그것과 비슷할까??? 같은 세 고승들이 서로 멀지도 않은 두 장소를 오가며 수행을 한 것은 아닐 테니 둘 중 하나는 다른 절에 편승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집에 와서 관련 자료를 더 찾아보니 염불암이 삼막사의 명성에 편승한 것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염불암이 고려 초에 안흥사로 창건된 건 분명하나 신라 문무왕기에 연원을 두고 생각할 때는 삼막사가 삼성산을 이루게 한 전승의 주인공이란 생각이다. 역사를 따지면 왠지 삼막사가 앞서는 듯하지만 삼막사나 염불암이나 고려 태조가 절을 중창하기 전인 신라 문무왕기의 얘기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전승에 의한 것이니 그게 그거다.^^ 또한 내게 염불암이 더 아름다운 사찰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삼막사에 가보니 역시 만만찮은 경관 속에 선 아름다운 사찰이다. 종두법을 시행한 지석영의 형 지운영이 바위에 새긴 서로 다른 거북 구(龜) 자 세 개(삼막사 삼귀자)도 있고, 안양은 물론 경기도에서까지 꽤 유명하다는 심지어는 안양 제2경이란 민망한 남녀근석도 있고, 문화재급의 유물들도 많은 절이 삼막사였다. 삼막사가 자전거 라이더들이 경쟁적으로 오르는 안양에서 유명한 업힐 코스라고 들었는데, 이 날도 한 로드 바이커가 그곳까지 어렵게 올라 뿌듯해 하고 있는 걸 직접 목도하기도 했다. 이날 등산을 하면서 국기봉에서도 삼막사가 내려다 보이고, 안양사를 향한 전망대 길에서도 계속 오른편 멀리 국기봉 정상을 둔 삼막사의 모습이 보였다. 참으로 아름다웠다. 

삼성산 국기봉에 올랐다. 원래 봉우리 이름은 없던 곳이란다. 삼성산의 여기저기, 즉 다섯 군데에 국기를 단 깃봉을 세운 후에 이를 국기봉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국기봉에서는 사방이 다 보였는데, 거기서 보이는 관악산 연주봉의 의상대는 정말 멋졌다. 당연히 산 아래로 굽어볼 수 있는 안양시도 인상적이었다. 내가 자주 가던 비산동의 인라인롤러장이 똑바로 내려다 보여서 좋았다. 특히 '저게 혹 여의도?'하면서 의아해 하다가 63빌딩을 발견하는 건 큰 기쁨이었다. 안양에서 여의도까지는 아주 멀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랬다. 언제 한 번 삼성산과 관악산을 종주하리라 다짐했다. 서울대 옆 들머리에서 출발해서 안양예술공원까지 오게 될 것이다.

국기봉에서 계단로가 있는 삼거리까지 내려온 후에 거기서 안양사로 향하는 전망대 능선로로 접어들었다. 주변의 가을빛으로 물들어있는 산림을 계속 보며 흙길과 바윗길을 계속 걷는 건 등산하는 사람 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었다. 제2전망대는 데크로 만들어져 있고, 거기서 내려다 본 멋진 정자는 나중에 보니 제1전망대의 육각정이었다. 삼성산은 정말 아름다운 산이었다. 높은 산이 아님에도, 가평의 운악산에서 본 것 같은 압도해 오는 거대한 기암괴석은 아니나 수석을 연상시키는 작은 규모의 기암괴석들을 보며 감탄하곤 했다. 그러다보니 안양사가 멀지 않은 곳의 산림이 불탄 흔적에서 정말 가슴이 아팠다. 별 생각 없이 등산로를 걸어내려오는데 약간 의외의 풍경이 보였다. 왜 그런가 했더니 거긴 왠지 개활지의 느낌이 있었던 것이다. 큰 나무들이 없으니 주변 경치가 잘 보이고 있었던 것. 왠가 했더니 주변에 새카맣게 불타 쓰러진 나무들이 많다. 둥치가 굵은 나무들이 불타 사라지고 거기엔 낮은 키의 나무들이 관목처럼 자라나고 있었다. 앞으로는 그런 비극이 없기를...

안양사에 들렀다. 이 역시 고려 태조 왕건이 창건한 절이다. 그가 안양 인근인 지금의 시흥과 과천 지역을 정벌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삼성산 일대를 지나다 삼성산 정상의 오색구름을 보며 그 아래있던 노승 능정을 위해 안양사를 창건한 것이란다. 안양사가 자리한 곳은 염불암이나 삼막사처럼 멋진 곳은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산자락에 큰 감동 없이 들어선 건물들이 보이는 그런 절이 안양사였다. 그냥 그랬다. 안양사를 들른 후 기억에 남은 건 그 때 청량하고도 명쾌하게 울렸던 풍경소리 뿐이다. 기록에 따르면 염불암 역시 태조 왕건과 능정 스님에 의해 안흥사(安興寺)로 창건된 게 아니었던가? 어째 안양사마저도 다른 절과 비슷한 얘기로 엮여있는 건지?

염불암은 조선시대에 한양 외곽의 4대 명찰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리고 삼성산의 주봉인 관악산 일대에서는 삼막사, 연주암과 함께 염불암이 3대 사찰로 꼽혀 왔다... 염불사는 관음전(육관음전)을 본당으로 하는 전 관음사인 삼막사의 명성에 가려진 감이 있다. 안양예술공원에서 차도로 연결되니 행락객들이 승용차나 도보로 쉽게 올라올 수 있는 게 장점인 절이다. 염불사로 적힌 곳도 있으나 대개는 염불암으로 표기되고 있기에 아주 작은 암자로 생각하고 간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큰 염불암을 보면서, 그리고 배경의 기막힌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낮은 산과 조화된 경치에 놀랄 것을 생각하니 왠지 통쾌하다.(???)^^ 대단한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곳에 장대한 석축을 여러 층 쌓고 가람을 배치한 것도 모자라 대웅전 부근 각 건물들을 흙을 돋군 대를 쌓은 후에 각각의 높이를 달리해 입체적으로 돋보이게 지은 것도 이 절의 특징이다. 대개의 건물들이 초기의 것이 아니라 현대에 와서 건축된 것이라 그처럼 멋지게 건축한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 보는 염불암의 건물들은 고색창연하니 뭐라 시비걸 것이 없다. 하여간 내겐 염불암이 삼성산에서 최고로 멋진 절이란 게 사실이다.

안양 석수동의 뒷산 삼성산. 477m의 높지 않은 산. 결코 우습게 볼 산이 아니다. 꼭 가 볼 만한 산이다. 꼭 염불암과 삼막사를 보기 위해 가지 않더라도 국기봉 정상에서 굽어볼 수 있는 사방의 아름다운 풍경 만으로도 등산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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