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빠와 함께 파주 화석정에 간 지연이
조회 수 7334 좋아요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21) 제목 : 가슴에 묻는다는 게... / 박순백 - 2003-08-07 19:00:59  조회 : 6473 


가슴에 묻는다는 게,
그런 건줄 몰랐다.
뭔가를 어느 곳에 묻어 버리듯,
묻고 나면 잊혀지는 건 줄 알았다.

오히려,
가슴에 묻었기에
항상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는 걸,
뒤늦게야 알았다.

가슴에 묻었기에
다시 파 내지도 못 하고
그렇게 남은 생을 함께 해야하는 것임을...
이제 비로소 알았다.

시간이 가면 잊혀진다고 하나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 스무 해의 흔적이 너무도 많아,
잊을 수도, 잊혀질 수도 없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잊고 살다가도...
행복할 때면 그 애와 그 행복을 나누지 못 해 가슴이 아프고,
슬플 때면 그 애 생각이 더해져
아주 서러워진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도
그 애가 없어 외롭고,
혼자 있을 땐
항상 그 애가 다가온다.

먼길을 갈 때,
특히 혼자 운전할 때면
난 항상
그 애 생각을 한다.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이처럼 큰 절망일 수 있는 건지...
하지만 그 애의 생전 모습을 보는 건
아직도 용기가 안 나는 일이다.

그 애가 간 후,
그 애의 성장 과정이 다 담긴 몇 개의 사진첩을
단 한 번도 들춰본 일이 없다.
차마 용기가 없어서...

언젠가 담담한 마음으로...
그 사진들을 찍던 당시의 좋은 기억을 되살리며,
잔잔한 웃음으로
그 애의 모습을 바라보는 때가 오기를...

그러다 한 번쯤
눈물 흘린들 어떠랴?

 

 

From : 211.45.66.133

 

 

 

 

 

윤세욱 아파하시는 모습에 저도 슬픕니다. 인생이란 참 가혹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잊혀집니다. 그저 마음이 가시는 대로 계시길... 2003/08/10 08:18:37
24.81.84.246
x
나원규 어디선가 박사님 바라보며 고마와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윤회설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변한 모습으로 심지어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모습과 방법으로 다시 만날지 모를 일이니 슬픔을 그리움과 희망으로 한칸 옆으로 옮겨 보세요. 힘내십쇼. 2003/08/22 00:18:50
211.199.134.163
x
한기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사님 힘내셔요,, 산사람은 살아야죠. 2003/08/27 10:16:17
211.198.111.192
x
이용호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맞는것 같군요...... 박사님 눈가가 축축할 것 같습니다. 2003/08/28 20:10:30
220.117.44.185
x
배은지 그래도 고인이되신분은 행복한 분 같아요.. 이렇게 사랑해주시는 분이 계시니... 저희아빠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2003/09/19 17:58:59
61.98.38.247
x
김용빈 배은지님, 이 세상의 어느 아빠도 Spark님 같은 마음일 거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2003/09/22 12:28:44
130.126.229.94
x
김재성 가슴이 아프군요.. 저도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조금은 알것 같네요 항상 힘내시구요 여기서 좋은정보 많이 얻어가고 있습니다 2003/11/04 18:34:23
219.160.217.240
x
지나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고 한다. 바람따라 낙엽따라 뒹굴다 사라지면 그만인걸! 인간은 시긴과 공간이라는 굴레에서 자기 착각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 3살에 죽으나 80에 죽으나 전쟁으로 죽으나 병으로 죽으나 죽는다는 것은 똑 같은데 아쉬움과 미련과 서글품이라는 단어를 왜? 만들어 놨을까? 우리 모두도 잠간사이 다 갈 걸 뭐?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없다면 슬품도 애절한 아쉬움도 없을 턴대! 하나님ㅇ ㅣ 인간에게 자유의지라는 묘한 약을 주셨으니 지혜롭게 먹어야지! 그리고 결과는 운명으로 돌려야지! 그것이 인간의 한계인대 어떻게! 2004/08/22 16:48:34
220.85.158.93
x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122 오늘 네 생일 박순백 2004.02.02 5834 0
121 다시 죠지 윈스턴 1 박순백 2003.11.08 5724 0
» 가슴에 묻는다는 게... 박순백 2003.08.07 7334 0
119 감자 프라이 박순백 2003.07.16 5654 0
118 언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file 박순백 2003.06.13 7968 0
117 지연이가 다시 내 곁을 떠나 갔다. 박순백 2003.05.30 6548 0
116 항상 난 결혼 기념일을 잊는데... 박순백 2003.04.22 6640 0
115 연이를 만났을 때 왜 그리 못 했는지... 박순백 2003.03.22 5906 0
114 모른 척 연이 생일을 지나 보내고... 박순백 2003.02.05 4127 0
113 망봉 조부근이, 아주 나쁜 놈 박순백 2002.11.27 6466 0
112 두 번째로 맞은 추석 박순백 2002.09.27 3344 0
111 [김용빈] 지연이에게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이메일 박순백 2002.09.25 5097 0
110 처음이자 마지막 메일 박순백 2002.09.16 5098 0
109 우리 딸 지연이 박순백 2002.09.03 6785 0
108 지연이 대신 아빠가 친구에게 답장 박순백 2002.08.23 4883 0
107 고성애 박순백 2002.08.15 1806 0
106 ? 박순백 2002.07.18 1611 0
105 연이 1주기 박순백 2002.06.13 5466 0
104 그렇게 잊혀지겠지. 박순백 2002.06.07 3247 0
103 연이 없는 이 6월의 하늘은... 박순백 2002.06.05 2918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