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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크(Kask) 사의 버티고 스카이 팀 레플리카(Vertigo Sky Team Replica) 헬멧


아마도 버티고(Vertigo)란 이름의 이탈리아제 제품으로는 이 진공관 앰프가 가장 유명할 것입니다.^^ 이런 류의 제품 중에서 가격 대 성능비가 엄청나게 높은 것이 바로 이 앰프이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제가 오디오파일이라고는 해도 자전거 사이트에서 이런 진공관 앰프에 대한 얘기를 할 작정은 안 했겠지요. 여기서 다룰 것은 같은 이름의 자전거 헬멧입니다. 이걸 보면 다혈질의 이탈리아인들은 버티고란 단어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 써 본 자전거 헬멧들

자전거용 헬멧과 인라인 스케이트용 헬멧이 동일하기 때문에 제가 1998년에 본격적으로 인라인 스케이팅에 뛰어든 이후에 수많은 헬멧을 써 봤습니다. 제가 살로몬 인라인 데몬스트레이터(demonstrators)를 했기 때문에 그 팀의 스폰서인 메트(Met) 사의 제품을 가장 많이 써 봤고, 두 번째로는 제 시그너처(signature) 모델이 나온 이태리 라스(LAS) 사의 헬멧을 많이 썼습니다.

그 외에는 지로(Giro), 망고(Mango), 루이 가노(Louis Garneau), 레이저(Lazer), 우벡스(Uvex), 브리코(Briko), 루디 프로젝트(Rudy Project), 셀레브(Selev), 크라토니(Cratoni), 까레라(Carrera) 등의 브랜드들을 경험해 봤습니다. 이들 헬멧을 리뷰하기 위하여 M 사이즈를 써야하는 집사람의 헬멧까지 제가 L로 구입해서 리뷰를 하고, 집사람에게는 크기 조절기를 이용해서 쓰면 된다고 하는 등의 악행(惡行)까지 서슴지 않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헬멧에 관한 제 생각은 아래 두 가지로 압축되었습니다.

1. 우리나라의 KS, 미국의 DOT(미연방교통성), 유럽의 CE 등, 헬멧 안전규격 인증을 받은 제품이면 안전은 보장된다.
2. 그러므로 헬멧은 디자인이 멋진 걸 두상(頭狀)과 크기에 맞춰 골라 쓰면 별 문제가 없다.

아주 간단합니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자전거용 헬멧은 2-3만 원에서부터 약 40만 원에 가까운 비싼 제품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영어의 헬멧을 우리나라에서는 안전모(安全帽)란 단어로 번역합니다. 안전을 위해 쓰는 모자란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헬멧의 가장 큰 기능은 안전이라 할 것이며, 안전만 보장되는 걸 골라 쓴다면 아주 경제적인 쇼핑도 가능합니다.

헬멧은 디자인!

그러니 1번 생각만 하면, 헬멧 고르기가 너무나도 단순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어디 그렇습니까?^^; 2번의 내용을 고려해야지요. 근데 2번 내용도 언뜻 보면 단순해 보입니다. 디자인 좋은 걸로 머리에 맞는 것만 고르면 된다는 얘기이니까요.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말을 잘 생각해 보면, 이 역시 외형만 따지는 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소위 cosmetic design만의 문제가 아니라, functional design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외형과 기능, 이 두 가지가 디자인이란 말을 대변하는 단어입니다.

결국 이 때문에 안전하다는 국제적, 국내적인 공인을 받은 헬멧의 가격이 천차만별이 됩니다. 그리고 제 경험에 의하면, 값비싼 헬멧들은 다 이유가 있고, 그걸 쓰면 보기도 좋고, 기능성도 좋으며, 에고(ego)를 만족시켜 주고, 남들의 부러운 시선도 즐길 수 있습니다.

헬멧과 Made in Italy

오늘 제가 소개하려는 헬멧은 모든 스포츠 안전용 헬멧의 본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탈리아제입니다. 제가 위에서 열거했던 헬멧들의 대부분이 이탈리아제입니다. 그들의 헬멧은 그 유명한 “Italy Design" 덕분에 세계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카스크(Kask)는 제게 거의 듣보잡(?) 브랜드의 제품입니다. 전 이 헬멧을 볼 때까지 실제로 “카스크”란 브랜드 자체를 알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의 누구도 이 헬멧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알 수도 없었지요.

알고 보니 이 회사는 이제 20년을 갓 넘긴 신생(?) 회사로서 Comfort-Safety-Design의 CSD를 모토로 해서 싸이클, 스키, 등산, 클라이밍용의 각종 스포츠용 헬멧은 물론, 구조장비와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헬멧 분야에서 매우 수준 높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합니다. 의외로 이 회사가 강조하는 것은 제품의 “Made in Italy Design"이었습니다. 디자인 이외의 강조점은 다른 유사 회사들과 비슷한 기술적 탁월성, 기능, 안전 등입니다. 이 회사는 규모에 비해서는 꽤 많은 지원을 스카이 프로 싸이클링(Sky Pro Cycling) 팀과 발로워드(Barloword) 팀을 위해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들 팀을 홍보용으로만이 아니라 제품 개발 아이디어 공급을 위한 채널로 매우 적극적인 활용을 하고 있는 것도 이채롭습니다.


- 남산 국립극장 계단 앞에서... 이 헬멧은 헬멧 하단의 색깔이 정면이나 아래에서 볼 때 강조되어 보인다는 게 좀 특이합니다.

브랜드명조차 낯선데, 헬멧의 모델명을 들으니 현기증(vertigo)까지 나더군요.^^ 바로 그 의미 그대로 “버티고”란 이름의 제품입니다.(아래의 발음 기호는 미국식인 “버~티고우”인데, 이의 영국식 발음은 “버티거우”이고 이탈리아 발음은 “버티고.”)



제가 좀 단순한 사람인지라 이 헬멧은 깔맞춤 타령을 하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선택을 했습니다.-_- 제 자전거가 Sky Pro Cycling 팀이 타는 건데, 버티고 헬멧이 바로 그 스카이 프로 싸이클링 팀에게 후원되고 있는 바로 그 제품이거든요.



근데 Sky란 흰 글씨 말고는 색상 배합이 제 자전거와는 좀 다르더군요.^^; 그러니 깔맞춤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그 헬멧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걸 써 보니 모양이 어떻고를 떠나서 어찌나 편하고, 머리에 잘 맞고, 좋던지요.

박스 개봉

개봉 사진부터 소개하겠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제 글의 일부는 개봉기.^^;


- 언뜻 보면 듣보잡 브랜드.


- 그래도 “스카이 프로 싸이클링 팀”이 쓰는 거라니 약간의 흥미가...


- 듣보잡이라 ITALY MADE를 강조한 건지, 아니면 이탈리아산 제품의 자존심을 표시하는 건지 헷갈렸던 부분.


- Vertigo Sky Replica

이 제품은 위에 표시된 것과 같이 레플리카(replica) 제품입니다. 실물을 모방한 복제품이나 모형(模型)을 의미하는 말이지요. 박물관에서 진품을 보호하느라 그것과 똑같이 만든 복제품을 가져다 놓고, 레플리카 표시를 하는 것처럼...



스카이 팀은 이 헬멧을 쓰고 카스크 제품을 홍보해 주는 대가로 헬멧을 스폰서링 받으면서 일정액의 후원금을 카스크 사로부터 받습니다. 거기 들어가는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이 이 헬멧이나 스카이 팀의 홍보에 의해 판매되는 여러 종류의 헬멧 판매를 통해 지불하는 것이지요. 잘만 되면 양자에게 윈윈(win-win)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카스크 사의 기함(旗艦)인 이 버티고 헬멧은 실제로 스카이 팀이 사용하면서 불편함에 대한 리포트와 더 나은 기능에 대한 제안을 통해서 탄생한 것이기도 합니다.


- 박스에 서랍처럼 들어가 있는 내부 상자를 빼내니...


- 헬멧만 있는 게 아니고, 비닐봉지에 들어가 있는 검은 색의 다른 것이 하나 더...


- 꺼내 보니 헬멧 백입니다.

카스크 사는 웹의 제품 설명이나 카달로그 정보에 작은 아이콘으로 각개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데 이 헬멧의 사진 옆에는 아래와 같은 아이콘이 작게 표시됩니다.(제가 아이콘을 해상도를 높여 스캔한 후에 잘라냈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큰 문제는 없는 게 이런 헬멧 백이지요. 지로 등에서 제공하는 고급 하드 케이스라면 꼭 가지고 싶은데, 전 이런 소프트 케이스는 실제로 받아놔도 쓸 일이 없더군요.


- 헬멧엔 이렇게 작은 설명서와 제품의 소재에 대한 택(tags)들이 붙어 있습니다.




헬멧에 사용된 색깔과 모양

헬멧은 생김새 보다는 색깔로 먼저 눈에 들게 됩니다. 이 헬멧은 검정색 바탕에 글씨는 모두 흰색이고, 하늘색 비슷한 파랑색이 사용됩니다. 근데, 그 색깔이 블루(blue)는 아닙니다. 우리는 대개 하늘색을 파랗다고 하여 블루로 표현하는 듯한데, 이건 좀 다르더군요. 그런데, 이걸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의 색 이름으로 보면 “파랑“인 것은 맞는 듯합니다.(아래 색 표시를 보시면...) 이건 짙은 하늘색이라고 부르면 될 듯합니다. 스카이 팀이어서 하늘색을 택한 듯하고요.(전 아무리 봐도 이게 하늘색으로 안 보이는데...-_-)


- Sky blue와 blue의 차이인가 봅니다.


- 좌우 사진을 보면 깔맞춤은 아닌...^^;


- 턱끈과 뒤쪽 크기 조절 기구를 포함한 전체적인 모양.


- Sky 로고 아래 쪽의 “업앤다운(Up'N'Down Adjustment)" 조절 장치.


- 업앤다운 조절 장치의 다이얼(실은 ratchet wheels). 이 장치가 이름은 업앤다운이라 상하의 움직임만 의미하는데, 실제로는 3D 조절(Adjustment) 장치입니다.

위의 두 사진에서 보면, 아래쪽에 카스크 사가 소위 “Up'N'Down Adjustment"라고 부르는 크기 조절 기구가 있습니다. 그냥 보면 이게 다른 회사 제품에 있는 비슷한 장치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데, 잘 살펴보면 확실하게 차별화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본격적으로 입체적인 조절이 가능한 장치인데 이에 관해서는 후술하겠습니다.

24개의 통기구와 좋은 통기 성능


- 전면의 모양입니다.

요즘의 모든 자전거 헬멧들이 그렇듯이 버티고는 정수리 부분의 큰 통기구를 포함해서 총 24개의 통기구가 있습니다. 통기구의 배치도 상당히 합리적으로 되어 있어서 통기와 관련한 문제는 특별히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제 업앤다운 조절 장치를 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카스크 사는 버티고 모델에서 3D Dry란 기능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걸 주로 홍보하는 듯한데, 저는 그것보다는 이 조절 장치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실로 대단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 헬멧의 뒷 모양입니다. L(arge 사이즈) 자 밑에 있는 다이얼이 업앤다운 조절기의 다이얼입니다.

캐스크 사는 이 헬멧을 착용할 때 이 업앤다운 조절 장치를 밑으로 당긴 후에 쓰라고 합니다. 바로 아래와 같이 당겨서 길이 조절을 하는 것입니다.


- 업앤다운 조절 장치를 밑으로 당기고, 다이얼을 돌려 좌우 크기를 늘린 상태.




- 위의 그림을 잘 보면 이 업앤다운 조절 장치가 두 개의 축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난 아래쪽에 축이 보이고, 또 하난 헬멧 안쪽 위에 있어서 축이 보이지 않습니다만, 그 조절 장치의 맨 앞부분이 움직일 수 있는 축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셔서 아실 수 있겠지만, 뒤쪽의 좌우 길이 조절은 다이얼을 돌리면 됩니다. 이건 다른 헬멧의 장치들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 다이얼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간격이 줄어들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간격이 늘어납니다.




- 이렇게 다이얼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 간격을 벌려 놓은 상태에서 간격을 줄이려면 다이얼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거나 양쪽의 반달처럼 불쑥 나온 것 두 개를 엄지와 검지로 안을 향해 밀면 됩니다.(라쳇의 작동 형식이기 때문에...)


- 이 업앤다운 조절 장치는 이처럼 상당히 아래쪽까지 끌어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치를 끌어 내리면 그게 밑으로 내려오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두 개의 축을 가지고 있어서 끌어 내림과 동시에 아래 부분이 안쪽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으며, 그 상태에서 다이얼을 돌려 크기를 사용자의 두상에 맞추게 됩니다.

위에서 보신 것처럼 밑으로 많이 끌어내린 조절 장치는 아래쪽 축을 중심으로 해서 다시 앞뒤로 움직이게 됩니다. 즉, 이것은 위아래로 직선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끌어내리면 동시에 안쪽으로 움직이면서 두상을 감싸게 되고, 그 상태에서 다이얼을 돌려 크기를 조절하면 입체적으로 머리를 고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두상에 맞도록 입체적으로 조절하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다이얼을 돌려 고정시키고 나면 버티고는 좀 과장해서 표현할 때, “턱끈을 안 조이고 라이딩을 해도 될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업앤다운 조절 장치는 헬멧 안쪽에서 이런 모습으로 접히게 됩니다.

아래와 같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버티고의 프레임 기능입니다.



이건 아마도 아이콘 모양만 보고도 내용이 짐작되실 것입니다. 최근에 나온 우벡스(Uvex)의 FP3나 레이저, 루디 프로젝트 등의 기함 제품들은 다 이런 식이지요. 헬멧의 내부 충격 흡수제인 폴리스티렌(Polystyren) 내부에 그물망과 같은 심이 들어가 있어서 헬멧이 충격을 받더라도 금(crack)만 가고 이게 깨져서 산산조각이 나는 일은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 내부의 그물망은 안 보이지만, 통기구 중간의 하늘색 다리(bridge)가 내부의 그물망과 연결된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3D Dry에 관한 내용을 살펴 보겠습니다.



이 기능을 상징하는 그래픽이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3D 드라이의 로고가 있고, 그게 천(fabric)임을 알려주고 있으며, 그 기능을 알 수 있게 그래픽이 오른편에 있습니다.(이건 제가 합성한 그림입니다만...^^;)



3D 드라이는 쉽게 땀을 배출하고, 빠르게 마르는 소재로서 헬멧 안쪽에 이런 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3D 드라이


-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이런 식입니다.

이 3D 드라이는 5mm 두께의 두꺼운 패딩(padding)입니다. 이 패딩은 사용자의 머리 끝에서 헬멧 상단의 아래 부분과 접촉하는 부위에 찍찍이(velcro)로 접착되어 있습니다. 이 패딩에는 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통기성 미세구멍들이 존재하고 천 상단의 빨간색 돌기는 머리와 패드 간의 접촉 부위를 일반 패딩에 비해 70%나 줄여줍니다.

5mm 두께의 패딩 안쪽의 발포(foam) 구조물 역시 머리에서 나는 땀과 습기를 연통처럼 빨아들여 헬멧의 껍질(shell) 안쪽으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며, 이렇게 올라온 습기는 라이더가 주행함에 따라 헬멧의 앞부분으로 들어온 공기의 흐름을 타고, 뒤쪽으로 배출되게 됩니다.

3차원적 패딩의 천 표면과 발포 구조물 내부의 숱한 구멍을 통해 매우 빠르게 습기가 마르게 되는 방식이어서 이를 3D 드라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어느 헬멧이라고 이런 기능을 가지지 않았겠습니까만, 이 버티고의 3D 드라이 성능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카스크 사가 이 기능을 버티고의 대표 기능으로 꼽는 듯합니다.(전 위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업앤다운” 입체 조절 장치를 최고의 기능으로 생각합니다.)



젤, 이건 좀 특이합니다. 업앤다운 조절 장치의 안쪽에 붙어있는 젤 패드입니다.



이건 당연히 말랑말랑한 젤입니다. 젤이지만 이것 자체가 통기성을 가지고 있는 게 희한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세 가지의 다른 기능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앨러지가 없고(anallergic), 박테리아가 번식하지 못 하고(antibacterial), 이 젤이 닿은 부분에서는 미끄러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업앤다운 조절 장치의 다이얼을 꽉 돌려 채우면 턱끈을 조이지 않고 라이딩을 해도 될 정도란 얘길 위에서 했는데, 이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젤의 미끄럼 방지 기능 덕분이기도 합니다.







인모울딩(inmoulding). 오래 전엔 헬멧의 바깥 껍질(outer shell)과 안쪽 부분(inner shell)이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샌 중국제의 무겁고도 저렴한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중간 가격대 이상의 헬멧들이 인모울딩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 이 사진이 인모울딩 방식의 헬멧의 전형적인 “녹여 붙인” 흔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모울딩은 폴리카보네이트(PC)의 바깥 껍질과 내부의 폴리스티렌 쉘을 동시에 녹여 붙여 한꺼번에 성형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충격을 매우 잘 흡수하는 가벼운 헬멧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인모울딩이 강한 헬멧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아닙니다.

헬멧은 강하고, 딱딱하면 안 됩니다. 그건 충격 흡수 기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찰, 혹은 뾰족하거나 거친 물건에 부딪혔을 때의 충격을 바깥 껍질이 버텨주고, 그에 따르는 충격을 내부 쉘이 완화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외부를 폴리카보네이트처럼 강하고도 단단하며,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고, 이것이 내부의 폴리스티렌과 완전 합체함으로써 이 두 가지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제 쿨맥스(Coolmax)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 웨어를 대하다 보면 어디서나 그 택이 눈에 띄곤하지요.



헬멧 내부의 앞쪽에 있는 라이너 패딩(liner padding)과 3D 드라이 패딩의 좌우에 있는 것이 바로 폴리우레탄(PU) 거품의 스펀지를 덮고 있는 쿨맥스 천입니다.



원래 쿨맥스 자체가 그 섬유의 단면을 보면 별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일반적인 동그란 단면의 섬유보다 훨씬 더 공기가 유통될 수 있는 공간이 많기에 습기 배출이 더 잘 되는 것이지요.(하지만 그런 이유로 공기와의 접촉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에 섬유의 산화가 많이 일어나서 천 자체의 수명은 짧은 편입니다.)  


- 쿨맥스의 습기 배출 모형도. 땀이 쿨맥스 표면에 닿았을 때 이를 흡수하여, 습기를 제거한 후에 이를 다시 배출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버티고 이너 패드(inner pads)에는 두 겹의 쿨맥스가 사용됩니다. 한 개의 층은 오픈 셀(open cells) 방식의 습기 필터 역할을 하고, 또 한 개는 위생처리를 해 놓은 층입니다. 이로써 습기 배출과 위생 문제 두 가지를 함께 해결하는 것입니다.


- 이 로고 역시 쿨맥스 관련 로고입니다. 은 나노(銀 nano) 등과는 달리 세탁을 하면 그 나노 입자가 떨어져 나와 성능이 빠르게 저하하지도 않고, 그로 인한 (하수도로 흘러들어가 이로운 박테리아를 죽이는) 환경 파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유는 섬유 올 내부에 안티(anti) 박테리아 제재를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이 쿨맥스 패딩조차도 중간중간을 눌러 놓아 머리에 닿는 부분을 줄이고, 그 사이로 공기가 유통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음을 알게 됩니다. 작은 정성이지만, 그 효과는 대단히 큽니다.(3D 드라이 기능에서 보여준 것 같은 정성.) 이 패딩은 뗄 수 있고, 당연히 세탁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버티고에 사용되는 모든 천들은 박테리아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위생적인 소재들입니다. 각종 패딩은 물론, 인조가죽 형태의 턱끈 등 모든 것이 이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 헬멧을 처음 보시는 분들이 ‘???????.....’하고 생각하실 부분이 바로 이 턱끈에 관한 것입니다. 대개 이 턱끈은 폴리에스터 섬유로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근데 이 턱끈은 천연 가죽 제품처럼 보이는데, 그건 아닙니다. 실은 극세사(microfiber)로 만든 인조가죽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턱끈은 앨러지(알레르기) 반응이 안 나타나고, 떼어내서 세탁할 수도 있는 아주 편리한 제품입니다.

오히려 땀에 절어버리는 일반 폴리에스터 끈과는 달리 땀이 쉽게 완전히 흡수되고, 배출되어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상쾌한 느낌이 듭니다. 피부의 쓸림도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이 업앤다운 조절 장치, 그리고 3D 드라이 기능에 이은 훌륭한 기능의 부품인 듯합니다. 카스크 사가 감히 “에코(Eco)"를 주장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디바이더(Divider). 이는 턱끈이 헬멧으로부터 내려오는 두 개의 끈과 연결되는 장치입니다. 턱끈 쪽에서 보면 분기(分岐)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디바이더라 명명한 듯합니다.



이 장치는 턱끈 위에서 귀 바로 밑으로부터 앞뒤로 갈라져서 헬멧에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 장치는 아주 편한, 별로 손댈 필요가 없는 좋은 장치입니다. 대개의 경우, 다른 헬멧의 유사한 장치들은 손으로 조절하려면 장식 안에 눌려있는 끈을 빼서 옮기는 등 귀찮은 일이 많은데, 이것은 헬멧을 쓰면서 뒤쪽의 업다운 조절 장치를 조절한 후에 귀를 디바이더 위쪽으로만 위치시키고 턱끈을 잠그면 끝입니다. 디바이더 자체가 스스로 귀 부위에 적합한 자리를 잡아 버리는 것입니다.


- 바깥 면입니다.



그리고 희한한 것은 이런 고정장치들 대부분이 땀을 흘리는 경우에 디바이더 위 부분의 끈들이 젖게 마련인데, 이것은 디바이더 내부의 장식이 약간 튀어 나와서인지 헬멧에서 내려온 끈이 약간 떠있어서 거의 젖는 일이 없습니다.


- 디바이더 상단의 스트랩 내부에 꿰매놓은 부드러운 좌우측 사이띄개(spacer).


- 사이띄개의 모양을 좀 더 확대한 사진입니다. 극세사로 만든 인조 가죽을 중간중간 열을 가해서 눌러놔서 그 부위가 도톰하며, 이 끈이 귀 부위에 닿았을 때 피부와의 사이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를 spacer라 부르는 것입니다.

이 스페이서를 설치한 것도 디바이더 장식의 내부를 살짝 들뜨게 한 것과 더불어 공기 유통이 잘 되게 하고, 땀이 배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이 소재들은 박테리아를 막고, 습기의 흡수 및 배출이 뛰어난 것으로서 이 헬멧을 쓰면 턱끈이나 귀 위에서 땀에 절은 끈의 별로 기분 안 좋은 느낌이 없습니다. 별 것 아닌 듯해도 이것도 대단히 기발한 기능이라 생각됩니다.



이건 별 거 아닙니다.^^; 헬멧의 뒤쪽에 반사판 두 개를 양쪽으로 붙여 놓은 것입니다. 밤에 주행을 하게 될 때 그래도 큰 도움이 됩니다.


- 회색 스티커의 투명한 표면 안쪽에 무수한 반사체의 작은 돌기들이 보입니다.(사진을 더 잘 찍었어야 하는데...^^;)


-  왼편은 주광 아래에서 플래쉬 없이 찍은 사진이고, 오른편은 플래쉬를 터뜨려 반사체를 확인해 본 것입니다. 처음엔 뒤쪽 스티커만 반사체로 알았는데, 이렇게 찍어보니 턱끈 분기 장치 위쪽에도 천으로 만든 반사체가 재봉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게 실측

제가 얼마 전에 소개한 우벡스 FP3의 무게 340g에 비하면 많이 가벼웠습니다. FP3가 무게보다는 안전을 무지 강조하는 제품이긴 합니다만...

근데 왜 실측이 필요할까요? 그런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 스펙 상의 무게를 보십시오. 280g입니다.

헬멧에 기록되어 있는 스펙 상의 무게는 거의 대부분 실측과는 다릅니다. 아래  실측 결과를 보면 298g이니 무려 18g의 차이가 납니다. 저울의 차이?^^; 아마도 이유는 가벼움을 강조하고 싶은 제작사의 욕심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 듯합니다.


- 298g입니다. L 사이즈.


- 잘 보이시죠?^^

이 제품은 스카이 레플리카 말고도 다양한 버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각국 국기를 토대로 디자인된 아래의 변종들도 있습니다.



다른 한 가지 특징

이 제품의 특징은 제가 지금까지 써 본 모든 자전거용 헬멧 중에서 가장 3D 핏(fit) 기능이 뛰어난 헬멧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럽형(유럽인 두상에 맞춘) 헬멧들을 쓸 경우에 귀 위의 좌우 측면이 심하게, 혹은 약간 눌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제품은 아시안 핏(Asian Fit)으로 생산된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습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같은 사이즈 표시의 다른 헬멧들과 비교해 보니 좌우 측면이 1~2mm 정도 더 큽니다. 그래서 눌리지 않는 듯합니다. 그리고 유럽형 헬멧을 쓰면 대개 이마 앞부분이 약간 삼각형으로 뜨게 되는데, 버티고는 이마 앞부분이 머리 모양에 거의 맞게 (약간 둥글게) 접촉됩니다. 이렇게 만든 이유는 결국 업앤다운 조절 장치가 있으므로 쉘 자체는 약간 널널하게 크게 만들고, 두상을 업앤다운 조절 장치를 이용해서 입체적으로 잡아주는 식으로 편함을 강조하고, 또 통기 성능까지 극대화하려 한 듯합니다.(위에서 설명한 패딩이나 스페이서 등도 이런 기능에 기여하고 있고요.)

제 자전거에 깔맞춤한다는 생각으로 구한 헬멧이나 색깔로의 깔맞춤에는 실패한 듯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값 비싼 듣보잡 제품이라고 생각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인 면에서의 우수함을 느끼게 되니 귀에 안 익은 카스크란 이름이 급속하게 친숙해 지고 있습니다.^^

위 글에서 장점이 많이 기술되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제품들과 비교할 때 작은 듯하나 정성과 배려가 깃들어있는 기능이 많습니다. 현재로서는 단점이 별로 생각나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제가 헬멧을 평가하는 안목이 부족해서인가요?-_- 그래도 찾아 본다면...

단점들

1. 가격이 비싼 게 흠입니다. 30만 원 대 후반이라는 높은 가격입니다. 이 버티고의 여러 모델 중 단지 이 제품만 몇 만 원이 더 비쌉니다. 스카이 프로 싸이클링 팀이 쓰는 헬멧의 레플리카라는 이유로...-_- 버티고 모델 자체도 꽤 비싼 편이지요. 도대체 안전성의 확보란 기능면에서는 저가대나 중가대의 제품과 같다고 봐도 좋은 것인데, 무게가 좀 가볍고, 디자인이 좋다고 해서 이렇게 비싸도 되는 건지...^^;(하긴 이 헬멧은 내부에 프레임이 있어서 헬멧이 산산조각이 나지 않도록 만들어진 걸 생각하면, 만에 하나 그런 기능이 없는 중저가대의 헬멧을 썼다가 큰 위험에 처하는 일이 생겼을 때 후회할 수는 있겠지만...)

2. 이의 디자인 문제를 지적하는 분도 있더군요. 너무(?) 단순하고, 평범하다고... 만약 스카이 프로 싸이클링 팀 헬멧의 레플리카가 아니면 누가 이런 걸 사겠느냐고까지...^^; 제가 실은 그런 얘기가 나올까봐 위에 여러 국가별 국기 디자인을 한 버티고의 다른 버젼들을 소개한 것인데... 버티고는 그것말고도 다른 디자인이 몇 개 있습니다. 선택은 다양한 편이지요. 어쨌건 어떤 분이 그런 지적을 하기에 이걸 억지로 단점에 포함시켜 봤습니다.(물론 전 그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전 이 디자인이 좋아서 선택했던 것이므로...^^;)

박순백(朴淳伯)

수필가, 언론학 박사
대한체육회 산하 KRSF 생활체육위원장, KSIA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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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 ?
    박순백 2011.08.28 22:27
    [ spark@dreamwiz.com ]

    도싸 대문의 버티고 리뷰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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